일반적으로 클래식 곡을 듣는 사람들은 그저 잔잔하다, 웅장하다 등의 단편적인 느낌만 떠올린다. 조금 더 깊이 들어가 본다 해도 곡에 사용된 악기를 분석하는 것이 전부이다. 그러나 여기, 곡 하나 하나에 각각의 스토리가 있다고 얘기하는 책이 있다. 하나의 곡 안에 한 편의 소설 같은 속 이야기가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그 중에서도 모차르트의 곡에 중점을 두었다. 클래식 곡에 담긴 이야기를 다룬 동화 같은 클래식 설명서, 김미경 저자의 ‘모차르트 오마주’다.
이 책은 모차르트의 곡을 소나타, 협주곡, 교향곡, 중주곡 등으로 나눠놓았다. 그리고 그 카테고리에 맞춰 곡 하나하나를 소개한다. 먼저 곡의 제목을 적어놓고 곡의 전체적인 느낌에 맞춰 소제목을 붙인다. 그 후 영화의 예고편처럼 곡 속에 담긴 스토리를 요약하여 적어놓은 후 다음 장에서 하나하나 풀어간다. 페이지를 넘기면 각 악장 별로 또다시 분류되어있다. 주로 1악장에는 도입부의 스토리, 2악장은 절정의 스토리, 그리고 마지막 3악장에는 스토리의 결말을 전개한다. 이 스토리는 저자가 직접 상상하여 붙이기도 하고 곡을 만들 당시 모차르트의 상황을 참고하여 이야기를 풀어내기도 한다. 이야기가 시작되는 부분에 어울리는 곡의 시간(ex)1분 30초)이 함께 적혀 있어 곡을 들으며 책을 읽으면 더욱 좋을 것이다.
음악에 항상 빠지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시이다. 이 책도 역시 그러했다. 책에서는 악장 별로 전개되는 이야기와 더불어 각 서사에 어울리는 시를 함께 실어놓았다. 작가가 국어 교사다 보니 교과서에서 볼 수 있는 시들이 많이 있는데 이미 알고 있는 시임에도 학교에서 기계처럼 배우던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 들었다.
책을 읽고 이야기 구성력이 워낙 섬세해서 작가가 혹시 창작을 하는 소설가나 영화감독이 아닐까 싶어 저자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았다. 이 책의 저자인 김미경 작가의 본래 직업은 국어 교사이다. 그래서 그런지 문장 중간 중간에서 문학적인 감성을 엿볼 수 있다. 이야기를 전개하는 과정에서 사용되는 ‘호로록’, ‘또록또록’ 등 다소 독특하게 느껴지는 의성어도 그것의 일환이다.
클래식에 관한 책을 많이 찾아보긴 했지만 아직도 클래식이 어렵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평소 관심 있는 ‘스토리 전개’를 중심으로 한 클래식 책을 찾던 중 <모차르트 오마주>를 발견하게 되었다. 최근 원하던 책이 있어서 찾았는데 생각과 다른 내용이어서 실망한 적이 몇 번 있다. 그러나 이 책은 딱 내가 원하던 책이었다. 무엇보다 가장 좋았던 건 클래식을 다룬 책임에도 불구하고 소설처럼 읽기 편하게 되어 있었던 것이다. 책을 읽기 전에는 작곡가에 대한 이야기겠거니 했는데 읽고 나니 의외로 작곡가와 관련 없는 전혀 색다른 이야기로 가득 차있었다. 저자가 자신이 떠오른 느낌대로 이야기를 적어내려 가는데 다소 낯선 방법임에도 불구하고 쉽게 따라갈 수 있었다. 사실 이 책은 클래식 설명서라기 보단 한 편의 문학책에 가깝다. 유난히 잠이 오지 않는 날 밤, 모차르트의 곡과 이 책만 있다면 달콤한 밤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