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과 영화 및 드라마를 넘나들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는 배우 엄기준이 또다시 무대로 돌아왔다. 과거 넘버 ‘너희에게 선사하는 지옥’으로 이목을 끌었던 뮤지컬 <몬테크리스토>에 같은 역할로 또다시 참여한 것이다.
엄기준의 역할은 몬테크리스토 백작(본명 에드먼드 단테스)이다. 선원 에드먼드 단테스는 사랑하는 여인 메르세데스와의 결혼을 앞두고 모험을 받아 교도소에 갇히게 된다. 그로부터 오랜 시간이 지나고 에드먼드는 자신의 인생이 무너진 이유가 그를 암흑 속에 몰아넣은 자들의 욕심 때문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는 과거를 청산하고 몬테크리스토 백작이 되어 나타나 피의 복수를 시작한다.
<몬테크리스토>에는 다양한 넘버가 나오지만 그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백작이 부르는 ‘너희에게 선사하는 지옥’과 메르세데스와 에드먼드가 함께 부르는 ‘언제나 그대 곁에’이다.
인터넷에서 지난번에 했던 공연 영상을 본 적이 있는데 실제로 본 모습은 조금 달랐다. 과거보다 더 업그레이드 되어있었다. ‘너희에게 선사하는 지옥’은 더 악랄해졌고, ‘언제나 그대 곁에’는 더 애틋해져 있었다. 뮤지컬 배우들이 매 공연마다 조금씩 변화를 준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이번에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이 mr 볼륨이 너무 커서 넘버의 가사가 잘 들리지 않았던 것이다. 무대에서도 느껴졌는지 중간 중간 노래를 부르는 배우의 박자가 살짝 엇나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자 뛰어난 실력으로 무마시켜서 관람하는데 큰 걸림돌이 되지는 않았다.
다양한 뮤지컬들을 보며 느끼는 건데 대부분의 뮤지컬에서 쓰이는 주요 소재가 ‘복수’인 것 같다. <시카고>의 죄수들도 복수를 위해 죄를 저질렀고, <스위니토드>의 스위니토드도 사랑하는 여자를 잃게 하고 그를 내쫓은 사람들에게 복수를 했다. 이 중에서 특히 <스위니토드>는 ‘사랑을 하지 못하게 한 것’에 대해 복수를 한다는 점에서 <몬테크리스토>와 더욱 비슷한 것 같다.
뮤지컬의 가장 큰 장점은 현실을 잊고 환상 속으로 뛰어들게 해준다는 것이다. 물론 영화와 연극도 마찬가지지만 뮤지컬은 ‘노래’가 있다는 점에서 조금 다르다. 넓게 펼쳐진 무대에서 웅장하게 울려 퍼지는 배우들의 넘버를 듣고 있노라면 현실 속 걱정 따위는 까맣게 잊게 된다.
뮤지컬을 보고나서 여운이 오랫동안 사라지지 않는다면 원작을 찾아봐도 좋다. <스위니토드>도 원작이 영화이고, <맨오브라만차> 역시 <돈키호테>라는 기존 작품에서 착안한 것이다. 물론 <빨래> 등의 창작뮤지컬도 있지만 대부분의 뮤지컬이 원작이 있으니 관심이 간다면 찾아봐도 좋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