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을 맞이하여 대학로에서 다양한 공포연극을 선보이고 있다. 눈으로만 보는 공포영화와 달리 공포연극은 4D로 직접 체험할 수 있어 두 배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대부분의 연극에서 남녀의 ‘사랑’은 일반적으로 로맨틱한 소재로 쓰인다. 그러나, 그 사랑이 ‘집착’이 되는 순간, 이야기의 장르는 뒤바뀌어버린다. 바로 그러한 이야기를 다룬 연극, <최면>이다.
광현과 성진, 은별은 오랜 기간 우정을 나눈 친구이다. 그러나 은별과 광현이 연인 사이가 되면서 그들의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금이 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마침내, 얼마간의 연애 끝에 광현과 은별은 결혼식을 올리기로 한다. 그러나 이를 가만히 지켜볼 수 없는 사람이 있었다. 바로 은별을 좋아하는 또 다른 남자, 성진이었다. 성진은 은별에게 최면을 걸어 밤이 되면 그녀가 자신을 사랑하게 만든다. 그렇게 은별은 낮에는 광현과, 밤에는 최면에 걸린 채로 성진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최면에 부작용이 생긴 것인지 은별이 이상행동을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결국, 끔찍한 저주가 시작된다.
<최면>은 극에 달한 집착이 얼마나 처참한 결과를 낳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무엇보다 가장 주목할 점은 이야기의 서사가 매우 흥미롭다는 것이다. ‘최면’을 소재로 한 연극이 흔하지 않을뿐더러 사랑을 바탕으로 공포연극을 만든 것 또한 신선한 시도이다.
이 연극은 상당히 무섭다. 연극이라고 해서 쉽게 생각하고 들어가면 큰 코 다친다. 오히려 공포영화보다 더 무서운 게 연극은 모든 것이 ‘직접적’으로 다가온다. 두려움에 귀를 막으면 무서운 분장을 한 배우가 바로 옆에 와있거나 덥석 손을 잡는다. 그게 바로 이 연극의 매력이다. 실컷 무서워하고 맘껏 비명을 지르며 더위를 날리고 스트레스를 풀 수 있다. 애초에 연극 자체의 독보적인 강점이 관객이 직접 참여한다는 것이다. 영상으로 보는 공포물은 나와는 관련 없는 남의 이야기였지만, 그것이 연극이 되는 순간 관객들은 관람자에서 참여자로 역할이 바뀌게 된다.
연극의 또 다른 관람 포인트는 놀라운 반전이다. 물론 영화의 첫 설정부터가 반전이긴 하지만, 그것과는 다른 새로운 반전이 있다. 무엇인지 궁금하다면 연극을 직접 보고 확인하길 바란다.
참고로 이 연극은 살짝 수위가 있다. 물론 엄청 문란하다거나 하는 건 아니지만 어색한 사람이나 부모님과 함께 연극을 보게 될 경우, 살짝 민망해질 수 있으니 신중히 고려해봐야 한다.
심장이 약하거나 무서운 걸 잘 못 보는 사람은 이 연극을 보지 않는 것이 좋다. 연극의 재미를 더해주는 여러 사운드와 공포스러운 연출들이 뇌리에 남아 그날 밤 편안한 숙면을 방해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담력이 세고 색다른 공포를 느끼고 싶은 사람에게는 이 연극을 강력히 추천한다. 결코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