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굴러가던 나침반이 고장나버렸다. 아침에 눈 뜨고 밤에 눈 감고 똑딱똑딱 잘만 움직이더니 한 번 떨어뜨렸다고 덜컥 멈췄다. 갑자기 방향을 잃어버리자 두려움이 밀려와 무작정 밖으로 나섰다.
정류장에 우두커니 서서 제일 처음 오는 버스를 타고 어디로든 나아갔다. 멈춰있는 건 너무 불안했기에. 정처 없이 가다가 도착한 목적지에서 나와 닮은 무언가를 보았다. 너도 나처럼 어디로 가야 하는지 모르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