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작품성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단연 스토리지만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게 있다. 바로 영화의 맛을 더욱 살려주는 OST이다. 영화에 적절한 배경음악이 사용되고 히트를 칠 경우 기억에서 잊혔던 옛 곡이 재조명되거나, 역사에 길이 남을 명곡이 탄생하는 것이다.
이 책에는 총 28개의 영화가 등장한다. 작곡가 별로 챕터가 나눠져 있고, 각 챕터에 특정 작곡가의 곡을 사용한 영화가 소개된다. 곡은 바흐, 슈베르트, 모차르트 등의 대표적 클래식 작곡가 뿐 아니라 오페라 작곡가의 곡도 종종 등장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클래식은 지루하다’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는데, 이 책을 보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책에서는 영화에서 클래식 곡이 의미하는 것 뿐 아니라 그 곡이 탄생하게 된 사연까지 함께 볼 수 있다. 따라서 몰랐던 명곡과 명작 영화를 알게 될 뿐 아니라, 자연스럽게 클래식 공부까지 함께 할 수 있는 것이다.
평소에 영화에 사용되는 음악은 그저 감독의 취향에 따라 결정되는 줄 알았다. 그러나 이 책을 보고나서 아주 잠깐 등장하는 OST도 심혈을 기울여서 선정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수많은 곡 중에 주인공의 상황에 적합하고, 정서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곡을 골라 영화에 넣는 것이다. 책에서 등장한 예로 영화 <귀여운 여인>이 있는데, 이 영화에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의 주제곡이 등장한다. 주인공 비비안의 삶이 오페라의 여주인공인 비올레타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영화의 등장인물과 OST는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볼 때 추천하는 독서법이 있다. 바로 각 챕터에 등장하는 곡들을 직접 들으면서 책을 읽는 것이다. 물론 노래를 들으면 독서의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지만, 이 책에 나오는 곡은 대부분 가사가 없기 때문에 크게 지장을 주지 않는다. 실제로 책을 볼 때, 음악을 들을 수 없는 곳에 있어서 책에 등장하는 곡과 영화 제목을 함께 적어두고 나중에 들어보았다. 곡을 직접 들어보니 책을 읽을 때는 느끼지 못했던 경이로움을 경험할 수 있었고, 읽었던 내용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가장 좋은 건 역시 읽으면서 그 때 그 때 듣는 방법이다. 페이지가 넘어가면 그 전 곡에 대한 설명을 잊게 되기 때문에, 곡의 대한 내용을 보면서 함께 듣는 게 더 좋다. 이 방법을 사용하면 책에서 읽었던 내용을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다.
책을 처음 읽을 때 저자가 영화평론가인 걸 보고 비판적으로 적혀있으면 어떻게 하나 살짝 걱정을 했었다. 평소에 평론가들은 대부분 부정적이라는 편견이 있어서 그랬는데, 이 책을 보고나서 생각이 달라졌다. ‘영화는 클래식을 타고’는 영화평론가가 쓴 책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친절했다. 책을 읽으면서 읽기도 전에 선입견부터 가졌던 내 행동을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 책은 영화와 음악 등의 예술은 이해하기 어렵고, 다가가기 힘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