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우개

letitbe(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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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내 인생에서 없던 날인 거야.

지금 내가 보고 있는 것들은 모두 꿈이고.

오늘 나는 여기 없었던 거야.

그러면서 하나하나 지워갔다.

오늘을 기억에 남겨버리면 앞으로 살아갈 때마다 자꾸만 끔찍한 하루가 되살아날 거 같아서.

죽을힘을 다해 오늘을 지워본다.

잊으려 할수록 더 선명하게 떠오르지만.

애써 잊을 수 있다고 최면을 걸면서.

아, 잊고 싶은 기억을 지우개로 지울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지나간 일은 지나간 대로 흘려보낼 수만 있다면.

이렇게 슬픔 속에서 살지 않아도 될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