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노래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 어찌 보면 너무나 소박하기 그지없는 꿈인데, 이 꿈을 이루는 사람은 많지 않다. 수많은 사람들이 같은 꿈을 꾸고 있지만 대부분 무대에 설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좌절하고 만다. 그리고 그들은 현실과 타협해 꿈을 버린 채 살아간다. 이러한 스토리는 흔해 빠졌다고 생각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대상이 사람이 아닌 동물이라면? 그렇다면 조금 특별해지지 않을까. 바로 이러한 얘기를 다룬 애니메이션, <씽>이다.
주인공 버스터 문은 자신의 이름을 딴 ‘문’ 극장을 만들어 승승장구한다. 그러나 극장의 인기는 점차 시들어갔고, 문은 극장을 살리기 위해 무대에 설 이들을 모집하기로 한다. 그렇게 오디션을 보고 마침내 최후의 동물들이 뽑힌다. 뽑힌 이들은 25마리의 자식들을 키우는 엄마 돼지 로지타, 록스타가 되고 싶은 고슴도치 애쉬, 범죄자 아버지의 밑에서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며 살아가는 고릴라 조니, 뛰어난 실력을 가졌지만 무대공포증이 있는 코끼리 미나, 마지막으로 돈에 눈이 먼 생쥐 마이크와 재즈를 사랑하는 돼지 군터 등이다.
요즘 오랫동안 간직해왔던 꿈을 포기하고 살다, 다시 도전하는 이야기를 다룬 창작물이 많이 나오고 있다. 영화뿐만 아니라 아나운서가 꿈인 인포메이션 안내원과, 격투기 선수가 꿈인 정수기 판매원이 주인공인 드라마 <쌈, 마이웨이> 등 드라마에서도 종종 보인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유난히 이렇게 ‘꿈’과 관련된 소재를 보면 마음이 간다. 나와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인데도 현실에 굴복했다가 다시 자신의 꿈을 찾아가는 주인공을 보면 내 일처럼 기쁘다. 이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모든 캐릭터가 그랬다. 어느 하나 힘들게 살아오지 않은 이가 없었다. 그래서 꿈을 되찾는 그들의 모습이 더욱 마음 찡하게 느껴졌다.
이 영화는 눈과 귀를 모두 즐겁게 해주는 영화다. 캐릭터들의 사연 뿐 아니라 무대에서 부르는 곡 하나하나가 의미 있다. 뛰어난 기교를 부린다거나 하는 건 아니지만, 대부분의 곡들이 그들의 상황에 함께 녹아들어 있어 더욱 몰입이 된다.
이 영화를 보게 된 계기는 허무할 만큼 단순했다. 예고편에서 군터가 레이디 가가의 노래를 부르는 것을 보고 저 영화는 무조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본 것이었다. 그래서 사실 단순 오락영화로만 생각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보러 간 것이었는데, 영화를 보고 나서 생각보다 많은 걸 느낄 수 있었다.
처음 영화를 보게 만든 장면은 저것이지만,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미나가 무대에 서서 멋지게 공연을 하는 장면이었다. 물론 뛰어난 노래 실력이 인상적이었던 것도 있지만, 그 무대 하나에서 캐릭터의 많은 감정이 교차하는 게 보였다. 자신을 믿어주었던 가족에 대한 고마움과, 무대공포증을 극복한 스스로에게 느끼는 뿌듯함. 그리고 영화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노래를 부르는 내내 머릿속에 스쳐갔을 그간의 힘들었던 순간들까지. 모든 게 한 장면에서 느껴졌다. 이 영화는 더 말할 것 없이 ‘꿈’을 가진, 가졌던, 갖고자하는 사람들은 모두 봐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