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시민 동아리 ‘놀이터’ 회원들이 제작한 꿈을 연주하는 뮤지컬 <소우주환상곡2>을 보고 왔다. 지난번에 공연한 시즌1에 이어 시즌2를 공연한다 하여 보러 갔는데 처음에는 시즌1을 보지 못해서 살짝 걱정했다. 그러나 걱정이 무색할 만큼 아주 즐겁게 관람하였다.
공연의 내용은 이렇다. 20대 후반 박수빈은 의욕도 열정도 잃어버린 평범한 취준생이다. 그녀에게 꿈은 사치일 뿐. 집에서는 빨리 취직하라는 엄마 등쌀에, 밖에서는 사람들의 시선에 움츠러들고 사는 게 전부였던 수빈의 일상. 그러던 어느 날, 수빈은 우연히 합창단에 들어가게 된다. 그 때부터 그녀의 인생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한다. 현실에 치이면서도 꿈을 잃지 알고 열심히 활동을 하는 단원들의 모습은 수빈에게 큰 깨달음을 주었다. 그렇게 정기 공연을 앞두고 열심히 연습하던 도중, 단원들은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게 된다. 바로 공연의 총기획자나 다름없던 지휘자가 사라졌다는 것! 수빈과 단원들은 지도자가 사라졌다는 사실에 망연자실 한다. 그리고 혼란 끝에, 최후의 대안을 생각해 낸다.
<소우주환상곡2> 속 인물들은 모두 친근하다. 주인공인 수빈 뿐 아니라 뒤늦게 꿈을 좇기 시작한 주부들과 직장인 등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사람들이 주로 등장한다. <소우주환상곡2>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사람은 누구나 마음속에 우주가 있다고. 그 우주에는 꿈은 물론 그 사람이 바라는 것들이 모두 들어있다고. 그렇지만 내면의 소우주 속 꿈을 꺼내는 것은 쉽지 않다. 꿈을 향해 한 발짝 다가가려고 하는 순간 자꾸만 현실이 발목을 잡는다. 합창단원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겉으로는 마냥 밝고 아무 걱정 없이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들의 역할은 ‘나 자신’ 보다는 한 가정의 엄마, 회사의 직원의 비중이 더 크다. 그러던 그들이 달라진다. 현실 걱정은 던져두고 무대포로 덤벼들기 시작한 것이다. 어떻게든 되겠지, 라는 생각을 갖고 임하자 일은 생각보다 잘 풀리기 시작한다.
세상에 맞춰 살아가려면 제일 먼저 내 모습을 버려야 한다. 꿈을 버려야 하고, 하고 싶은 일 보다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 그래서 누구나 일탈을 꿈꾸지만 모두 섣불리 시도하지는 못한다. 어린 시절, 세상을 몰랐던 사람들은 꿈을 꾸었다. 그 때 그들의 우주는 누구보다 컸다. 모든 은하계를 집어삼킬 만큼 원대한 포부를 갖고 있었다. 그러나 성인이 되고, 세상의 차가움을 깨닫게 되면서 그들의 우주는 점점 작아졌다. 낯설지 않은 모습, 바로 우리들의 이야기다.
고등학교 때 웹툰 작가가 되겠다던 친구가 얼마 전 취직했다. 나만의 이야기를 만드는 소설가를 꿈꾸던 친구가 회계 학원을 다니기 시작했다. ‘꿈’을 소재로 한 이야기는 흔하지만 언제나 가슴을 울린다. 지구 정복을 하겠다는 것도 아닌데, 무슨 대단한 일을 하고 싶은 것도 아닌데 단지 돈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꿈을 접는다. ‘놀이터’에는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이 있다. 20대부터 50대까지 정말 다양한. 자신의 우주를 잃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그들에게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