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조금씩만 기억하게 해줘

lekang(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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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00버스를 타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내가 상처받지 않는다면 다짐 정도는 어겨도 크게 상관없을 것이다. 5600번 버스가 오기까지 남은 시간을 계산해 봤고, 7분정도는 기다릴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안일한 생각이었다. 판교를 지나는 5600번 버스는 아홉시 직전까지 콩나물 시루-

(가끔 생각하는 거지만 세상에는 관용적 표현이 너무 많다. 콩나물 시루를 집집마다 두었던 옛날이라면 모두가 공감하겠지만 시루는 커녕 콩나물이 자라는 걸 본 사람이 얼마나 될까?콩을 땅에 심고 초록색 대가 올라오기 전 수확해야 하는 농부의 고충도 모르는 사람에게 콩나물 시루라니! 앞으로는 갓 뜯은 면봉통이라고 하자)

갓 뜯은 면봉통처럼 사람이 가득했다. 30분동안 서 있어야 할 고통과 15분동안 다음 차를 기다리는 고통 중 어느 쪽이 내 영혼에 덜 해로울까? 나는 두 달동안 집에 가는 버스에서 단 한번도 앉아있지 못했고, 오늘도 서서 집에 간다면 또 버스를 타기로 한 나 자신을 용서할 수 없을 것 같았다. 결국 다음 차를 타기로 하고 버스 정류장에 앉아 일기를 썼다.

이걸 쓰는 도중에 버스가 와서 이 다음부터는 쓰여있지 않다. 하지만 자리에 앉았을 때 든 생각은 기억하고 있다. '눈물이 날 정도로 기뻤다-고 써야지'. 앉아 가는 게 이렇게 편하다는 걸 알았으니 다음부터는 헬스장에 들렀다가 아홉시에 나오는 방안을 생각해 봐야겠다.

오늘 아침에 일어나 창 밖을 보자 건너편 산이 보이지 않았다. 이런 날씨에 자전거를 타면 마셔서 응원하자 시즌2겠지? 내 폐를 필터 대신 쓰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았다. 몸 상태가 괜찮았다면 생각해 보겠지만 일주일 걸려서 겨우 나은 감기 + 토요일 아침 7시까지 이어진 광란의 집들이때문에 기관지염이 도져 있었다. 기관지염으로 감기 +1주일 디버프를 달고 싶지 않아 전철을 타고 출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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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초상권? 그게 무여?
(이 집들이 이야기는 18학번은 무엇을 하고 노는가 편에서 쓰겠다)

출근해서 뭐...회사일을 하고... 오늘 회사에서 명심해야 할 점은... 기획을 할 때는 명확해야 한다. 어떻게 구현할 것이고 보상은 어떻게 줄 것이며 문제되는 점은 어떻게 예방할 수 있을까? 아주 명료하고, 알아보기 쉽게. 개발자들에게 원하는 것을 구현해 달라고 할 때, 이런이런 부분은 어떻게 할까요? 란 말이 나오지 않을 정도로 정확하게. 디테일까지 신경써서 기획하기.

내일은 기침하지 않는다면 그냥 자전거를 타고 출근해야겠다. 판교의 공기정화는 내가 책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