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핏을 아침 여덟시로 예약했습니다. 토요일에도 한 번 했는데 되게 할만해서 크로스핏 완전 쉽자너~ 이러고 일어났죠. 근데 어째 창 바깥이 좀 어둡다...?
어째 좀 뿌연 게 미세먼지인가 하고 봤더니 웬걸
어제 두시간 걸려 자전거를 가져온 게 보람이 없이 되버렸습니다. 어쩔 수 없이 버스 정류장까지 걸어나갔죠. 그래도 눈 오는 건 좋아해서 노래를 흥얼거리며 길을 걸었습니다. 함박눈을 보면 함박 스테이크 생각이 나는데 이거 저만 그런거 아니죠?
크로스핏 짐에 도착해 옷을 갈아입고 나왔는데 어째 선생님과 나밖에 없다?
나: 저... 원래 이 시간대에는 사람이 없나요?
선생님: 여덟시 코스는 사람이 별로 없어요.
그래도 선생님이랑 나랑만 운동하는건 크로스핏이 아닌 거 같은데... 어쩌지... 그 때 아저씨 한 분이 헐레벌떡 뛰어들어왔습니다. 야 다행이다!
선생님: 오늘 운동 (WOD, Work Of the Day라고 하네요. 크로스핏은 약어가 왜 이렇게 많아!)을 알려드릴게요. 칠판 볼게요.
근데 칠판이 토요일과는 다르게 정말 빼곡했습니다. 뭔가 좀 불안하다고 생각했지만 쉬운 운동이니 많이 했을 거야! 하고 칠판을 곰곰히 읽어보니...
Cose A :
셔틀런 7세트
10kg*2런지
V 업 20회
cose B:
로잉 250m
아령 벤치 20개
아령 삼두 20개
cose C:
행잉 레그레이즈 25개
스쿼트 25개
선생님: (방긋 웃으며) 한 코스 세번 반복하시면 되구요 C코스는 네번 하세요, 9분 9분 10분이에요!!
잘 모르시는 분에게 운동을 설명하자면... 셔틀런은 20m정도의 거리를 계속 왔다갔다 뛰어다니는 겁니다. 초반엔 쉽네! 생각하지만 절반 이상 가면 입을 벌리고 숨을 들이마쉬느라 땀이 뻘뻘.
이건 로잉. 노를 젓다 보면 선생님 살려주세요 소리가 입에서 절로 나옵니다.
행잉 레그레이즈.
운동을 하면서 느끼는 건데, 영화에서 주인공이 원하는 답을 얻기 위해서 악당을 고문하는 장면이 나오잖아요?
악당들이 술술 부는 게 이유가 있더라구요. 힘들고 괴로우니까 막 말이 줄줄 나오고 막 선생님 살려주세요 흐아아 비명이 도끼 랩하듯 입에서 줄줄줄
결국 바지 입는것도 넘 힘들게 입고 겨우겨우 집에 돌아왔습니다 아침부터 운동하니 지치긴 하지만 뿌듯하긴 하네요
선생님: 내일도 여덟시에 나오실 거죠?
나 : 네....(ㅠㅠㅠㅠ)
내일은 또 새로운 운동으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