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면가를 하드포킹당해 3.4달러가 된 1달러의 모습이다)
르캉의 약팔이 시간입니다 :) 김선달이 대동강 물을 팔아먹는 것보다 더 놀랄만한 이야기죠. 이 제목을 보고 눈이 휘둥그래져서 들어온 분도 있을 것 같아요! 어느 시장에서 34달러에 팔린다는 걸까, 이걸로 크게 한 몫 잡을 수 있을 것 같은데! 하지만 34달러에 팔려면 좀 특별한 시장이 필요해요.
그래요! 바로 경매입니다. 그것도 특별한 규칙의 경매인데요, 차순위 입찰자, 그러니까 두번째로 높은 금액을 제시한 사람은 경매물도 못 얻고 자신이 입찰한 만큼의 금액을 경매자에게 줘야 하는 규칙의 경매입니다.
10 스팀달러를 경매장에 올려놓으면 사람들은 눈치를 보기 시작합니다. 출발은 좋아요. 최소 단위는 0.1 스팀달러로 시작하니까 한 사람이 0.1스팀달러를 부릅니다. 9.9 스팀달러 이득이네요! 하지만 다른 사람도 비슷한 생각을 하죠. 0.2 스팀달러를 부르면 9.8 스팀달러 이득! 콜!
하지만 문제는 모두 똑같은 생각을 한다는 거겠죠. 이제 가격은 9.9 스팀달러까지 올라갑니다. 최고 순위 입찰자가 얻을 수 있는 이익은 0.1스팀달러지만, 차순위 입찰자는 9.8 스팀달러를 손해봅니다. 이제 가격은 10스팀달러를 넘어섭니다. 분명 맨 처음에는 9.9 스팀달러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왜 이렇게 됐죠...?
하여튼 스팀달러의 가격은 끝없이 올라갑니다. 네가 먼저 포기하느냐, 내가 죽느냐의 싸움이죠. 자동차에 올라타 콘크리트 벽에 돌진하는 거에요! 먼저 브레이크를 밟는 쪽이 지는 거지만, 서로 상대방이 포기하겠지 생각하고 달립니다. 결국 10 스팀달러는 34 달러까지 올라갑니다.
...가 되었어야 했는데, @yguhan님이 진행하신 경매에서는 조금 다른 양상을 보였어요. 0.1달러에서 멈춰 있던 가격은 스멀스멀 올라오다가 5.6달러에서 멈췄고, 저는 4.5달러의 차순위 입찰자였습니다.
@yguhan님이 시간 제한을 설정해 놨고 경매에 참여하는 사람이 적었기에, 가격이 천천히 올라갔어요. 그리고 보통 경매는 낙찰가를 부른 지 5초 정도면 낙찰되는데 여기에서는 12시까지의 시간제한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12시 25초 전까지 기다리다가 6.0달러를 과감하게 부를 생각이었는데, 안타깝게도 이 날은 하드포크의 날이었습니다. 제가 올린 댓글은 뒤틀린 황천으로 날아가 버렸고, 결국 저는 4.5달러를 드리게 됐지요. 하지만 @yguhan님의 수익 절반을 주신다는 은혜로운 말때문에, 손해를 보진 않았습니다. 포스팅 거리 하나도 받았으니까요!
하여튼, 어째서 사람들은 1달러를 3.4달러에 낙찰받는 걸까요? 이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게임의 종류를 알아야 해요.
첫째, 공동 이익을 추구하기보다는 개인의 생존 및 이윤 극대화에 중점을 두는 비협력적 경쟁이 있구요.
둘째, 서로 의사소통하고 타협해서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협력적 경쟁의 두 가지가 있어요.
1달러 경매 게임의 결과는 비협력적 경쟁의 대표적 결과죠. 사람들이 참가자의 지적 수준을 무시할 때 이런 결과가 왕왕 일어나요. 만약 이게 협력하는 게임이었다면 0.1달러를 부르고 낙찰받은 돈을 모두가 나눠 가지는 게 가장 이득이겠죠? 하지만 경매는 비협력적 게임이고, 협력한다고 해도 0.1달러를 부른 사람이 돈을 가지고 도망가지 않을 거란 보장이 없죠. 결국 1달러를 3.4달러에 구매하는 비극적인 일이 일어나게 됩니다.
만약 여러분이 이런 상황에 빠진다면, 협력하고 대화하시겠어요? 아니면 누군가가 포기하길 기다리며 끝없이 엑셀을 밟으실 건가요? 잘 생각하셔야 해요. 당신이 포기하는 쪽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