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대문 감사해요. @tata1님.
1호의 학교에서 학용품에 이름을 다 써오라고 했다. 인터넷으로 이름 스티커를 주문을 미리 했어야했는데 이래저래 정신 없다보니 당장 다음날 가져가야하는 날이 되었다.
그냥 견출지에다 이름을 적어줘야겠다 싶었는데 신랑이 자기가 만들어보겠단다.
우리 신랑은 직접 만드는 걸 너무나 좋아한다. 그리고 평범한 걸 거부한다. 선물을 할 때도 뭔가 이상한 걸 만들어 줄 때도 있고 예상치 못한 걸 줄 때도 있다. 아무튼 평범하진 않은 사람이다. 그러니 나랑 결혼했겠지 싶기도하고.. 뭐 그렇긴 하지만... 그냥 넘어가자.
1호의 가방을 꺼내 여기저기다 이름을 적고 선물받았던 24색 크레파스를 동생들이 난장판을 만들어 놔서 여기저기 다른 크레파스통에서 끌어다 모아 넣고 있었다. (다행히 1호는 이런 것에 까다롭지 않아서 좋다. )
신랑이 계속 낄낄 대며 1호의 사진을 찾아 포토샵으로 머리만 오려내고 있었다. 포토샵이 너무 좋다며 무려 12개의 1호 머리를 찾아내었다.
아빠가 안티야....
그러곤 자기 얼굴도 하나 오려내길래 왜 아빠 얼굴을 집어 넣으려고 하냐고 물었더니..
이런거 하나쯤 넣어줘야 무서워 한다며.. 무섭게 생긴 얼굴이 없다며 아쉬워하고 있었다.
걍 봐도 무섭게 생겼구만...
아빠가 안티야...
배경을 핑크색으로 해놨길래 1호는 핑크색 싫어한다고 했더니...
그럼 미친 것처럼 보라색으로 할까?? ㅡㅡ;;;
하... 아빠가 안티야....
뭐가 힘든가?? 원래 이상하긴 했지만 이날따라 좀 더 이상하다..
신랑이 열심히 혼자 궁시렁대며.. 낄낄 대며 만든 작품.
일단 난 자르고 신랑이 붙이고.
12시가 되도록 둘이서 수작업을 하는데..
아..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기도 하다가도 얼굴만 동동 떠있는 1호가 넘 웃겨서 같이 낄낄대면서 신나게 작업을 했다. @holic7님한테 신랑이 일을 만든다며 투덜댔었는데... 하다보니 나도 같이 신났다는..
이걸 선생님이 보면 이 집 무섭다고 하며 1호를 건드리지 않을것 같다며...
나머지 네명도 해줄 것처럼 이야기를 한다.
1호의 반응이 궁금해서 첫 수업을 잘 마치고 돌아온 1호에게 물어보았다.
이름 붙인거 봤어??
응.
끝이다.
쿨한 것. 지 얼굴이 이름옆에 다다다다 박혀있는데도 아무렇지 않다니...
아이들의 것을 준비하면서 나와 신랑은 어릴적으로 되돌아가는 것 같다. 가끔은 좀 귀찮기도 하지만 신랑때문에 재미있는 추억들이 쌓여간다.
번외.
1호를 데리러 학교에 갔다가 유물을 발견했다.
아.. 아직도 이런게 있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