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랑은 페이스북에다 자기의 생각들을 적는다.
내가 스팀잇에다 좀 올리라고 해도.. 영~ 말을 안듣는다.
본인이 날 스팀잇에다 꽂아 놓구선 관망만 하고 계신다.
그래서 신랑이 쓴 글들 중에 내 맘을 울리는 글이 있으면 한번씩 빼내와 포스팅 해본다.
스팀잇 가입 초기때 신랑이 했던 이쁜 생각을 포스팅했는데...
[오남매 워킹맘의 육아 이야기] 딸 가진 아빠란..
보상은 차마 눈뜨고 볼수가 없.... 나만 공감했었나보다.
지금 보니 스변협 회장( @gochuchamchi)님과 구번변태(
@room9)님이 댓글을 달아주셨네..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이웃들도 늘었고 하니 울 신랑의 이쁜 생각을 자랑 한번 해보련다.
저번 주말에 쓴 글인듯하다.
대학원을 다니며 인턴쉽을 하던 중,
수퍼바이저와 상담을 한 적이 있다.
한 달에 며칠씩은 한없이 우울하고 자기비관에 젖어있곤 하는데,
하필 '그 날'이었던지라 가볍게 시작한 상담이 심각한 모드로 이어졌다.
꽤 근본적인 질문들이 오가는 가운데, 수퍼바이저가 묻는다.
'네 자녀가 어떠한 삶을 살길 원해?'
그 질문이 그렇게 어려웠다.
'행복한 삶'이 정답 같은데,
사람이 행복을 추구해야 한다고 믿지 않았다.
행복은 주어지는 것이지 내가 추구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과,
행복을 추구하는 삶을 통해서는 사람에게 주어진 진정한 삶의 의미에 도달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자녀의 삶에 대해 물었지만 사실은 내가 추구하는 삶의 모습을 간접적으로 묻는 것임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내가 가진 생각으로 인해 내 자녀가 행복한 삶을 살기 원한다는 대답조차 진심으로 할 수 없는 나의 모습이 충격적이었다.
그러한 나의 모습을 거부하고싶어 그 대답을 하고자 했는데,
도저히 입이 떨어지지 않아 몇십분을 입술만 바르르 떨었다.
우리집에서 한 아이와 온전히 교감을 나눌 시간을 갖는 것은 참으로 어렵다. 평소엔 최소한의 삶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아이들을 개인이 아닌 그룹으로 보게된다.
부모보다는 선생 혹은 관리자의 느낌이 강하다.
어쩌다 한 아이와 개인적인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되어도,
그 아이가 나라는 사람에게 집중해 주는 시간 역시 매우 한정되어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적적으로 교감이 이루어지는 순간들이 생긴다.
아이와 눈을 맞추고 서로의 존재를 느끼는 행위가 일어난다.
그 찰나의 경험은 깊고 고요하며 강렬하다.
존재에서 끓어오르는 듯한 감동이 있다.
그러한 순간이 오면,
나도 모르게 이 아이의 삶이 행복하기를 간절히 바라게 된다.
존재고 삶의 의미고 어쩌고 하는 것들 따위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
그저 이 아이가 지금 내가 느끼는 행복을 느끼기 원하고,
또한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를 원한다.
결혼하면 행복하냐고 묻는 사람들도 있고,
아이들이 많으니 힘들겠지만 행복하지 않느냐는 사람들도 있다.
결혼을 하거나 아이를 갖는 것이 행복하냐면,
물론 그 자체에서 오는 소소한 행복의 순간들도 많다.
하지만 순간일지언정 그 대상과 갖는 교감이 주는 행복,
내가 사랑을 담아 바라보는 대상이
나와 같이 사랑을 담아 나를 바라보며,
서로를 향한 집중이 겹치는 순간의 감정은 형언하기 어렵다.
다른 감정들과 달리 내가 익숙한 미디어나 문학, 혹은 타인을 관찰하여 유사감정을 경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경험하거나 인지하기 어려운 깊은 단계의 행복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하면 될 것 같다.
오늘은 4호기와 한 3초 정도 그 순간을 경험했다.
이번 주 중 찾아온 '그 날'로부터 회복하게 하고,
지칠대로 지친 아침부터 이어진 4호기의 왕성한 저지레를 잊게하는 경험이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와중에도 극심한 스트레스를 발산 중이신 아내님께 내가 전달해야할 순간일지도 모른다.
된다면 말이다.
신랑이 저 글을 쓰고 있을 때, 난 반은 졸면서 4호를 재우고 있었다. 그런데 이 녀석이 안자고 날 계속 만지고 발로 비비고하고 있었던터라 짜증을 내면서 재우고 있었던것 같다. 만지고 발로 비비는게 말로 들으면 귀여울 수 있으나... 이 아인 힘이 쎈지라 아프다. 하지 말라고 해도 뭐 25개월짜리가 말을 들을쏘냐..
이성적인 내 머리는 "겨우 25개월짜린데..."라고 하지만 자주 이성을 놓는다. 그리곤 감성 충만한 엄마가 되어 짜증과 화를... ㅠㅠ
내가 짜증을 내는 동안 여유롭게 저 글을 쓰고 있었다니 괘씸하기도 하지만..
4호와 저런 교감을 이룬 저 순간이 이뻐서 참는다.
번외.
어제 나의 생일에 나이 이야기로 날 빈정상하게 한 신랑이었으나...
내가 좋아하는 생크림과 딸기가 듬뿍 들어있는 케잌에 3개의 초를 보며 빈정 상함은 우주로 날려보냈다.
그 와중에 초가 세개만 있는 걸 본 2호가..
초가 왜 세개야?? 엄마 세살이야???
그래 세 살이야. 그래서 엄청 유치하지...
날 이곳에 있게 해준 나의 사랑 엄마와 함께 아이들과 함께 맛있는 탕슉을 먹으며 행복했다.
행복했는지 나의 셀카는 최근 사진 중에 젤 이쁘게 나왔고, 신랑은 배를 순식간에 집어 넣었으며, 아이들과 내사랑 엄마는 행복했고, 4호는 역시 역동적이다. 송해공원에서의 4호 모습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