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랑하는 이웃인 하나님의 딸 @springfield님께 수영후기를 쓰겠노라 말했다. 수영 선배이신 스프님이 어찌 봐주실지... ㅋㅋㅋㅋ
난 신랑과 만난 후로, 건강해져보자 싶어 신랑과 운동을 시작하게 되면 어김없이 임신을 한 덕분에 나중엔 운동해야지란 생각이들면... 또 임신을 했나? 란 생각을 할 정도였다. (물론 나혼자만의 생각)
핑계 아닌 핑계로 불어난 체중과 근육 없음으로 인해, 그렇지 않아도 저질 체력이었던 난, 겨우 아이들을 보고 숨만 쉬고 정신력으로 버텨나가고 있었다. 그런 나를 볼때마다 신랑은 나에게 무슨 말을 해도 기승전 운동이었다.
요리조리 핑계대고 미루다 미루다 결국 수영을 하기로 했다. 무릎과 발이 아파서 그냥 육지에서 하는 운동을 하긴 너무 힘들어서 수영을 선택하긴 했다. 하지만 많이 모여있는 물도 무서워하고, 하반신 노출을 극히 싫어하는 나로썬 참 부담스러웠다.( @zzoya님의 그림 주인공이 되고도 남을 저주 받은 하체... ) 수영장도 2차성징이 나타나고 나선 아마도 3번정도 가봤으려나? 내 몸에도 자신이 없었지만 남들을 보는것도 그다지 유쾌하진 않아서, 겨울엔 춥고 여름엔 사람이 많아서 등등.. 댈 수 있는 핑계는 수도 없이 많다. 하지만 내가 생각해도 이렇게 지내다간 난 온갖 성인병과 기력없음으로 이 세상에서 없어져 버릴 것 같아 용기를 내본다. 그리고 나이가 든다는건 예전보단 부끄러움이 없어지는 것인것 같기도 하다.
수영강습 등록하기
집순이인 나는 가능한 인터넷으로 등록되는 수영장을 찾았다. 몇군데 있긴했지만 집에서 제일 가까운 곳으로 정하고 등록했다. 결제 하려고 보니 가임기 여성 할인을 받았다. 뭔가 기분이 묘했다. 무슨 이유에서인진 알겠으나... 그닥 썩 좋지도 싫지도 않은 할인.
결제를 하면서.. 난 할인을 받았지만 더이상 임신은 하지 않을꺼란 혼잣말을 해본다.
신랑에게 할인받았다고 자랑하고 났더니, 대구은행에서 발급하는 아이조아 카드로 결제하면 50% 할인이란다.
쳇. 담달엔 꼭 그 카드로 결제하리라.
수영D-3
수영장 가는 것을 즐기지 않는 내가 수영복이 있을리 없다. 왠지 오래 하지 않을수도 있다는 생각에 가성비 높은 수영복을 인터넷에서 찾아 주문했다.
역시 사진빨이다. 산티가 나지만... 내가 수영을 진정 즐기게 되면 좋은걸 사리라 생각하고 입어봤다.
미쉘린 캐릭터인줄.. -.-;;; 그 아인 귀엽기라도 하지..
독한 맘을 가지고 신랑에게 사진을 찍어 달랬다. 수영 후 일주일 마다 찍어보면서 몸의 변화를 눈으로 직접 봐야겠다. 그럼 더 동기 부여가 될지도 모른단 생각.
수영 D-1
수업 전에 수영장 회원카드를 발급 받으라고 홈페이지에 쓰여있어 1호 입학식 후 다 같이 구경도 할겸해서 갔다. 대구를 오래 살았지만 처음 와본다. 위치도 어딘지 잘몰라 엄마 차를 탄 김에 갔다.(애가 다섯이라도 엄마에겐 딸... ) 겉은 생각보다 깨끗하고 괜찮았다.
회원카드를 발급받기위해 안내에 있는 직원에게 다가갔더니
학생, 이리로 오세요.
하하하하하하하... 5호를 안고있는 신랑과 1호와 함께 같이 들어갔건만.. 난 학생이다.
내가 키가 좀 작은 관계로 얼핏보면 동안이다. 애 다섯에 불혹의 나이를 바라보고 있지만, 난 학생이다. ㅋㅋㅋㅋ 연하인 신랑과 함께 다녀도 전혀 꿀리지 않는다.
못들은척하고 다가 갔더니 이름과 생년월일을 묻길래..
리자, 000000라고 대답했더니..
아.. 학생이 아니네? 죄송합니다.
훗. 괜찮아요~ 난 덕분에 잠시 잠깐 행복했으니깐요.
기분 좋게 회원카드를 발급받고 나왔다.
왠지 이번 수영은 좀 오래 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D-day
새벽 6시 반 수영인지라 혹여나 못일어 날까봐 전날 일찍 잠에 들었다. 아침에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신랑이 나를 깨운다.
여보 수영 못갈까봐 내 눈이 5시 반에 떠졌어.
참 스윗한 신랑님이다. 그러곤 나를 보내는데 뭔가 아빠같다. 잔소리도 많고 걱정되는것 같아 보이기도 하고.. 난 참 좋은 사람이랑 결혼했다. (물론, 늘 그런 생각이 드는건 아니다. 여자의 마음은 갈대같아~ )
신랑을 뒤로 하고 차를 타고 갔더니 무슨 주차장에 차들이 그렇게 많은지... 나 빼고 사람들은 다 부지런하게 사나보다.
탈의실로 가서 옷을 벗고 샤워실로 들어갔다. 샤워하고 수영복을 입고 수영장으로 들어가라고 적혀있길래.. 난 규칙을 잘 지키는 사람이니깐.
샤워하고 수영복을 입다가 어깨 담 걸리는줄 알았다. 안그래도 타이트한데 물까지 묻으니 더 입기 힘들더라는.
두근두근 거리는 맘으로 수영복을 입고 들어갔는데...
아... 춥다..
내가 이래서 수영장을 즐기지 않았더랬지... 생각이 들었지만 접어서 고이 넣어둔다. 난 일단 왔으니깐.
넓은 수영장안에 벌써 사람들이 많이 들어가있다. 대부분 할머니들.. 하나같이 다 콩콩 뛰고 있었다. 마치 해마처럼. 밖에 있기 추워서 아무것도 모르고 냉큼 따라 들어가본다. 그러곤 같이 콩콩 뛰면서 주위를 두리번 거리다가 옆에 할머니에게 초급반은 어디서 하는지 물어보았다.
내가 들어간 곳이 아니었다. 내가 수업할 곳은 아이들 풀장같은 곳이었다. 뭔가 굴욕적이었지만 큰 수영장이 무서웠던터라 좀더 가벼운 맘으로 있을 수 있었다.
초급반 수영장으로 옮겨갔더니 거기도 몇분들이 물속에 들어가 있었다. 그새 친구도 한명 사귀고 이런저런 이야길 나누고 있는데 갑자기..
따라라라란~ 따라라라란~♪
하면서 국민학교때 아침마다 했던 국민체조 음악이 들렸다. 다들 물속에서 주섬주섬 나와 체조를 하기 시작한다.
안해 본지 꽤 됐었는데.. 몸이 기억하는지 그냥 술술~
끝나자 마자 올림픽에서 선수 소개하듯이 방송에서 각 반 선생님들을 소개한다. 우린 메인 수영장 뒷쪽에 있어 다른 반 선생님들의 뒷태만 감상하고 있다보니 어느덧 우리반 선생님이 왔다.
그런데.....
남자 선생님들 수영복은 왜 다 작은걸까? 그중에서 우리반 선생님 수영복이 젤 작은것 같다. 선생님은 좋으신 분인것 같다. 약간 백종원아저씨 닮은것 같기도 하고.. 수영복이 눈에 영 거슬리지만 얼굴만 보고 설명을 듣고 있었다.
그러다....
왜 우리 선생님은 물 밖에서 다리 차는 것을 몸소 시범을 보여줬을까? 왜 하필 내가 있는 쪽이 다리쪽이 었을까?
아... 내 눈... 안본 눈 삽니다. 눈을 물로 씻고 싶었지만 수영장물이 더 더러울것 같아 참고, 수업에 집중하자란 생각을 또 머릿속에 구겨 넣는다.
하지만...
수영복이 너무 작다.
난 당신의 엉덩이를 보고 싶지 않다구요.
가서 수영복을 치켜올려주고 싶었다. 수영복이 작은걸까? 아님 원래 그런걸까? 다른 수영복도 많은데... 내가 하나 사줄까?? 별별 생각을 다하면서 다리도 차고 숨참기도 하고 설명도 들었다.
다행히 수업이 계속 진행될수록 선생님은 물속에 있었고 난 물속을 왔다갔다 하느라 안 볼 수 있었다.
무사히 첫 수업을 끝내고 샤워장안으로 들어갔더니...
와우~ 사람들이 많다.
어리버리 씻으려고 기다리고 있었더니 한 아주머니가 날 붙잡으시고는
그렇게 있으면 몬씻어요. 내 헹구기만 하면 되니깐, 여기 붙어있어~
아. 고마운 아주머니.. 그분 아니었음 난 모두가 다 씻을 때까지 못 씻을 뻔 했다.
아직 아줌마가 덜 되었나 보다.
후딱 씻고 나왔는데...
아... 로션...
얼굴 찢어지면서 집에 가게 생겼단 생각을 하며 집으로 차를 몰았다.
집에 도착해서 후기를 적어야지 하다가 뻗어서 잤다.
D+1
왜 무릎과 발목이 앉았다 일어날 때마다 쑤시고 아픈걸까? 무릎과 발목을 보호하겠단 이유로 수영을 한건데...
시간이 갈수록 온몸이 찌뿌둥하고 아프다.
계속 하면 괜찮을거라고 세뇌시켜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