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실험은 우리가 어떤 대상이나 사건을 인식할 때 얼마나 프레임에 의존하는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만일 패스 횟수를 세라는 지시를 받지 않고 저 동영상을 봤다면 고릴라를 못 본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패스 횟수를 세라는 간단한 지시만으로 많은 사람들이 고릴라가 있었는지조차 모른다.
프레임이 이렇게 무섭다. 간단한 프레임 설정만으로도 주의력이 완전히 날아가게 만든다. 어떤 사안에 대해 프레임을 설정할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그 사안을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똥개도 자기 집에선 50점 먹고 들어간다고 하는데 자신이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가는 사안에서 다툼이 있을 때 얼마나 유리할까?
프레임을 장악한다고 무조건 이긴다고는 말할 수 없다. 하지만 프레임을 장악한 사람은 최소한 지지는 않는다. 맨 몸으로 싸우는 상대에게 완전무장을 하고 총을 든 사람이 지는 일은 좀처럼 벌어지지 않는다.
싸움을 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싸움을 잘하는 것이 아니다. 싸우기 전에 내가 이길 수 있는 상황을 충분히 만들어 놓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내가 이길만한 상대를 골라, 내가 잘 싸울 수 있는 전장에서, 내게 유리한 때에 싸우는 것이 싸움의 기본이다.
프레임을 장악한다는 것은 여론을 놓고 벌이는 싸움에서 저 모든 것을 갖추고 싸우는 것을 의미한다.
여론전쟁에선 싸움을 어떻게 규정하느냐에 따라 싸움의 양상이 전혀 달라진다. 그렇기 때문에 여론 전쟁에서 프레임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프레임 전쟁 3편은 프레이밍의 달인 김기춘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