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삼성의 로비를 한 글자로 이야기하면 '만'이다.
여기'만' 통과 시켜달라. 당신'만' 눈감아주시면 됩니다. 기자님'만' 쓰지 말아주세요.
이런 얘기를 듣는 사람도 뻔히 일을 해본 사람들인데 그것만으로 일이 될리가 없다는 걸 잘 안다.
로비 상대 입장에선 반문을 할 수 밖에 없다. 아니 여기'만' 통과한다고 일이 되나요? 저'만' 눈감는다고 무슨 소용이 있어요? 저'만' 안쓴다고 해도 다른 기자들이 쓸텐데요.
이 순간이 놀란이 말하는 프레스티지다. 삼성의 입장에 서서 이걸로 일이 되나라고 생각한 순간 이미 그들은 삼성의 편에 서다.
그 순간 삼성은 말한다. "그런건 신경 안쓰셔도 됩니다. 나머지는 저희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그냥 그것'만' 해주시면 됩니다"
로비를 성공시키려면 상대의 양심을 마비시킬 필요가 있다. 로비 상대를 마비시키는 삼성의 매직 워드는 '만'이다. 이것'만' 해주는건 괜찮지 않은가? 이것'만' 해주는건데 뭐 어때?라고 생각하게 만들어버린다.
상대가 '사소한' 일에 비해 막대한 보상을 약속한다. 이쯤되면 대부분 사람들의 양심은 마비된다.
그렇게 상대를 손아귀에 넣는다.
상대가 걱정한 것처럼 그것'만'으로 일이 될 리가 없다. 하지만 그것'만'을 해주는 사람이 여럿이 모이면 결국 일이 만들어진다. 삼성의 그것'만'은 상대방의 입장에서 보면 한 가지 사소한 일을 해주는 것 뿐이지만, 삼성의 입장에서 보면 수 많은 사람이 모여 한가지 씩 일을 해주는 거다. 결과는 마찬가지다.
'고작' 이걸 해주는 걸로 자신이 얻을 수 있는건 너무 많다. 받아들이지 않을 이유가 없다. 이런 방식으로 삼성은 우리나라 각계 각층의 수많은 사람들을 손에 넣었고 우리나라를 손에 넣었다.
죄책감은 최소한으로 줄여주고 보상은 최대한으로 해준다. 관리의 삼성이라 불릴만 하다.
저 말에서 우리는 김용철 변호사가 무의식 중에 삼성의 로비 대상이 되는 엘리트로서 자신에 대한 뿌듯함을 느끼고 있음을 읽을 수 있다.
김용철이 누군가? 삼성이 약속하는 수많은 대우를 박차고 나와 양심선언을 한 사람이다. 그런 사람조차 이런 생각을 가지게 만든다. 삼성의 로비대상이 된 일을 특별한 일로 만들고, 로비 대상이 된 자신에 대해 자부심을 갖도록 만든다.
이게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 로비를 받는 자신을 부끄러워 하기는 커녕 자부심을 갖게 만든다니 이게 얼마나 무서운 일인가?
우리나라의 모든 언론사가 최초 기사를 쓰지 않는다건 어디서도 그 보도가 나가지 않는다는 걸 뜻한다. 결국 기사를 쓰지말라고 로비를 했을 때와 결과는 마찬가지다. 이게 samsung way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이재용을 꺼내기 위해 수많은 '만'이 오가고 있을거다. 우리가 삼성에 대한 관심을 조금이라도 줄이는 순간 삼성의 '만'은 이재용을 감옥에서 꺼낼 것이다.
삼성과 유전자를 공유하는 CJ도 비슷한 방식의 로비를 한다. CJ의 로비 방식에 대해서는 흥나면 쓰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