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일찍 먹고 집에서 쉬고 있자니, 벽에 걸려 있는 폴라로이드 카메라가 눈에 들어오네요.
작년 말에 큰 기대를 안고 과감하게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지른 적이 있습니다.
카메라 값은 막 비싸진 않은데 필름이 꽤나 비싸더군요.
그러면서 생각했던 게, 올 해에는 하루에 한 장씩 폴라로이드 사진을 남겨서, 1년을 장식하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2019년이 시작되고, 3일 정도가 흘렀을 때, 이미 폴라로이드 사진이 찍혀 있지 않더군요.
그렇게 올해를 벌써 8개월 이상 보내며 폴라로이드 사진은 가끔 한 장씩 찍는 모양새가 되어버렸습니다.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그냥 생각보다 낭만적이지 않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스스로도 그렇고, 제 일상도 그렇구요.
전공 수업에 찌들어가는 3학년의 일상이 뭐 얼마나 낭만적이겠냐만은 말이죠.
저는 작년에 카메라를 사면서 정말 평범한 일상의 한 장면들, 운동장이라거나 전봇대, 골목길이나 길거리 카페 그 어떤 풍경이라도 그 하루의 기록으로 남기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복학하고 학교를 다니니 제 스스로가 그다지 낭만적인 사람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풍경, 나름 열심히 찍었습니다.
집에 오는 길에 지하철역 출구도 찍고, 그냥 길모퉁이나 하늘도 많이 찍었고 말이죠.
다만 그 사진들을 인쇄하는 건 또 다른 문제였습니다.
이게 오늘 하루의 기록이라지만, 과연 이 사진 한 장에 필름 한 장을 소모할 가치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끊임없이 맴돌아, 결국 어딘가에 여행을 간다던가 하는 일이 아니면 인쇄도 하지 않게 되고, 그러다 보니 사진도 점차 찍지 않게 되더군요.
지금은 제 자취방 벽에 대롱대롱 매달려만 있습니다.
미묘한 기분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