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더블록체인에서 주관한 ICO : 디지털화폐 시대의 크라우드펀딩과 투자 전략 컨퍼런스를 다녀왔다. 당시만해도 ICO가 지금의 열기만큼 뜨겁지는 않았기에 이런 컨퍼런스가 열린다는게 신기했고, 17만원이라는 세미나 참가비 치곤 비싼 돈을 투척하게 되었다. 모든 강의는 순차통역이 제공되었는데 통역 퀄리티가 너무 떨어져서 실망스러웠다. 다음엔 전문 통역가 분을 써주시길...
궈샤오찬 Cascadia CEO, 오토 폰 노스티츠 Xhai Studio President, 로니보싱 Openledger CEO, 미츠루 테즈카 CTIA CEO, Ash Han 피넥터 CEO분 순서대로 다양한 주제로 발표를 하셨다. 주로 ICO를 먼저 한 선배기업들의 강연 같은 느낌이었다. 들으면서 http://coinmarketcap.com에서 어느 정도 급인지 찾아보았는데 시장가치가 수억-수십억 규모인 코인들이 많았다. 각 세션의 주요 내용과 느낀 점을 간략히 적어본다.
궈샤오찬 님은 사실 좀 늦게 강의장에 도착하느라 모든 내용을 듣지는 못했다. 우선 Initial Coin Offering은 결국 코인을 버는 것이 아닌 코인으로 프로젝트의 자본을 조달하는 것이며, 크라우드펀딩과 유사하나 자금 현금화가 더 쉽고 절차가 편한 것임을 강조하셨다. ICO를 하기 위해서는 좋은 비전, 백서(white paper), 팀, 프로토타입 이 4가지가 필요하다고 말씀하셨다. 그 다음은 조달을 위한 세계 투어인데, 각 국가별 주요 ICO 채널을 알아두고, 특히 중국이 ICO의 성지임을 강조했다. 다만 사기성 코인이 등장할 수 있으므로 규제가 생길 것이며, 자기 윤리와 서로를 평가하는 시스템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중국에서 ICO 열기가 어느 정도인지 묻고 싶었으나 시간 관계상 패스했다.
오토폰 님은 원래 게임 개발자 출신으로 Xarcade라는 게임 플랫폼으로 ICO한 것을 알려주셨다. XAR라는 코인을 만들어 발행했으며 넴(NEM) 퍼블릭 블록체인의 모자이크이다. 이 분은 아주 실무적으로 단계별 ICO 준비 전략을 알려주셨는데 매우 유용했고 이것은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더 공부해서 체계적으로 정리해봐야겠다. 그리고 가장 강조한 것은 속도였다. 기다리지말고 빨리 하라는 것이었다. 기존 VC와 연계로 레버리지를 하거나 프리세일 기간 등에 대한 경험도 솔직하게 얘기해주었다. 호주에서 비트코인 백만장자 중심의 커뮤니티가 있고 이를 잘 활용했다고 했다.
로니보싱님은 오픈레저라는 이더리움 기반 종합회사(conglomerate)를 운영한다고 했다. 나이가 상당하신 것 같은데 센스와 재치가 있는 것 같았다. 오픈레저는 최초의 이더 기반 대기업이라고 해서 왜 대기업이지? 했는데 온갖 사업을 문어발 식(?)으로 하고 있었다. 거래소, 장부, ICO컨설팅, 광고대행 등 여러 프로젝트가 각각의 코인을 발행하고 있었다. 오픈레저 실 사용자로서 꽤 간단하면서도 분산 지갑이라는 점 때문에 쓰고 있던 나는 꽤 관심있게 들었다. (근데 생각보다 ICO 팁보다는 자기 프로젝트 홍보와 코인 사라는 말 위주여서 조금 아쉬웠다)
미츠루님은 암호화폐 투자 자문사를 운영하는 분이었는데, ICO는 스타트업은 투자를 받고 투자자는 신분표출 없이 자본 이득 표출이 가능해지는 좋은 현상이라고 보았다. 다만 누가 이 돈의 출처를 물을 때 어떻게 할 지에 대한 1)규정 준수, 범죄로 얻은 것이 아닌지에 대한 2)불투명성, 중앙기관 보유율에 대한 3)표준의 부재의 3가지 묹를 꼽았다. 규칙, 준법정신 등에 엄격한 일본답게 자금세탁방지나 고객 확인 제도 등의 필요성을 강하게 역설하셨다.
한승환(Ash Han)님은 원래 블로그(http://www.seunghwanhan.com/)를 몇 번이나 정주행했던 분이셔서 가장 기대를 하고 강의를 들었다. 아라곤, 코스모스, 모바일고, 보스코인 등 실제 ICO의 사례와 마감 속도를 말씀해주셔서 흥미로웠다. 이때는 아직 국내에서는 진행된 프로젝트가 많이 없다고 하셨는데 이미 그 사이에 엄청 많아진 것을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움직이는 속도가 꽤나 빠른 것 같다. 펀부시 캐피탈이나 드레이퍼 같은 전통 펀드가 움직인다는 얘기나 스위스의 국가적 크립토커런시 지원, 싱가폴, 미국, 일본 등이 대처하는 모습을 알려주셔서 거시적으로 어떻게 봐야할지에 대한 감을 어렴풋이나마 잡을 수 있었다.
전반적으로 알트코인의 펀더멘탈 가치나 이더리움 응용 사례, ICO의 단계 등을 배울 수 있어 나같은 초보에게는 매우 좋은 모임이었다고 생각한다. 어떤 분은 생각보다 별거 없었다고 하지만 실제 ICO라는 것이 영어 웹사이트나 먼 세계에서 카더라 하는 시기 아니라 사람 대 사람으로 솔직한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