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를 임대 받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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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 the writer





   방금 전(글을 다 쓰고 보니 이제 한참 전이 되었다) 이웃의 글을 읽고 보팅 버튼을 눌렀는데 갑자기 보상액이 빡 올라가서 깜짝 놀랐다. 읽는 동안 다른 분들이 다녀가셨나 보다 생각했다가 뭔가 이상한 느낌에 보팅 목록을 보니 그게 아니다. 읭? 내 아이디가 맨 위에 올라가 있네? 얼른 지갑을 보니 임대 받은 스파가 53,936으로 늘어나 있다. 그전에 모닝님morning@morning님께 5,000을 임대 받았으니 약 49,000 가량의 스파가 증가한 것이다.

   사건의 전말은 이러하다. 며칠 전 올린 글에 클레이옵님clayop@clayop님이 이런 제안을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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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절하면 바보다. 바보가 되기 싫었던 나는 덮썩 물었고 마침내 그 스파가 도착한 것이다. 예전에 구매했던 500스파는 이제 700대가 되었다. 그간 모은 것과 스달을 전환한 결과다. 그래서 총 54,649(임대 회수로 인해) 약 49,600파워의 뾰로롱 지팡이를 얻었다. 앗싸! (우티스님 흉내를 좀 내봤다. 돌 던지지 마시길)

   모닝님께 스파 임대 받을 때 운용에 관한 이런 저런 얘기를 했었다. 셀프 보팅은 안 할 것이며, 가까운 이웃은 역차별을 받을 것이며, 사람이 아닌 포스팅을 보고 보팅하겠다는 게 골자였다. 이번에는 기준을 좀 달리할까 한다.

   셀프 보팅을 하지 않겠다는 발언을 철회한다. 그간 셀봇을 안 했던 건 내 글의 가치를 스스로 측정할 수 없기 때문이 아니다. 그게 꼴사나워 보여서도 아니다. 상품을 만들어 파는 프로가 최소 판매가를 모른다고 말하는 건 모순이다. 가격은 상대적인 것이니 남과 내것을 비교하면 대략적인 가격은 산정할 수 있다. 애초에 보팅 자체가 글에 대한 자신의 가치 평가과 보상 기준을 적용하는 행위다. 보팅바를 조절하는 것은 그 행위의 적극적인 버전이다. 어떤 경우는 내가 주고 싶은 만큼을 계산해서 준다. 또 어떤 경우는 이미 쌓여 있는 보상액을 보고 거기에 얼마를 더 보탤지 계산한다. 모두 글이라는 상품에 가격을 매기는 행위다.

   그렇게 볼 때 기본 소득이 보장되어야 한다면 기본 원고료도 보장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상품의 총판매액의 추산이 아닌 개별 원고료로 생각하면 쉽다. 많이 안 팔릴 만한 글이라고 원고료를 더 적게 받아야 하는 건 아니니까. 내가 지금껏 누군가의 글에 보팅할 때도 그런 '기본 원고료' 개념이 컸다. '이 글은 최소한(혹은 최대한) 이 정도를 받아야 해.' 그 생각을 내 글에도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물론 말은 이렇게 해도 기본적인 방침은 셀봇 자제다. 어지간하면 안 할 것이다. 애초에 내가 500스파를 샀던 이유도 셀봇을 하려던 게 아니라 지금은 동기라 부를 수 있는 그 당시 뉴비들을 돕기 위해서였으니까. 다만 이건 좀 심하다 싶을 정도로 적게 나올 땐 하겠다. 짱짱맨도 안 쓰는 마당에 내 강의나 소설이 0.9달러로 끝나는 게 이곳 생태계에 도움이 될 거라 보진 않는다.

   가까운 이웃을 역차별하겠다는 발언도 철회한다. 끼리끼리 해 먹는 모양새는 뉴비들이 소외감을 느낄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다. 나는 여전히 커뮤니티 내의 친목질을 경계하는 편인데, 좀 무리하면 할 수 있었던 나의 첫 '밋업'이 무산된 데에는 이런 탓도 크다. 그런데 내가 친목질이라 오해했던 이것이 사실은 소통이라는 걸 최근 깨달았다. 나는 기존 SNS에서 '소통해요'를 남발하며 다니는 이들을 보며 거꾸로 '소통'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게 됐는데 저들이 말하는 소통과 내가 정의한 소통이 달랐던 탓이다. 그래서 지금껏 '교류' 정도의 말을 썼지 소통이라는 말은 단 한 번도 쓰지 않았다. 이 글에서 처음으로 그 표현을 써 본다. 서로에 대해 이 정도로 적극적인 관심과 감정과 생각을 주고받는 행위를 소통이라 부르지 않는다면 무엇이 그 단어의 정의와 일치하겠는가. 게다가 애초에 이들은 서로를 무조건 칭찬하고 떠받들고 우쭈쭈하는 게 아니다. 필요하면 댓글로 포스팅으로 치고받는다. 같은 의견이라도 무조건 보팅하는 것도 아니고 반대 의견이라도 안 해 주는 것도 아니다. 단지 나와 가깝다는 것만으로 그들의 글을 역차별할 이유가 더는 없다.

   사람이 아닌 포스팅을 보고 보팅하겠다는 발언도 철회한다. 이것은 위의 발언 철회와도 연결되는데 간단히 말해 포스팅만이 아닌 사람도 같이 보겠다는 것이다. 사실 이런 방침을 적용한 건 좀 된다. 자기 글에서조차 소통없이 포스팅에만 급급한 뉴비를 지원하는 건 이제 아니다 싶다. 보팅 파워가 남을 땐 차라리 내 이웃을 돕는 게 더 낫다. 그 이웃이 더 빨리 피라미, 더 나아가 돌고래가 되는 게 소통없는 뉴비를 지원하는 것보다 더 이롭겠다는 판단이다. 적어도 내가 찍은 이웃들은 더 (양적으로) 성장하면 생태계에 이로운 방향으로 활동할 가능성이 확실하니까.

   그렇다. 간단히 말해 나는 이곳 생태계에 이롭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기준을 잡고 있다. 그 기준에 동조할 분도 있고 아닐 분도 있으리라. 다행히 이곳은 다양한 기준을 가진 고래/돌고래가 활약 중이다. 그러니 나같은 기준이 하나 생긴 게 나쁜 일은 아니리라 믿는다.

   짧게 쓰려고 했는데 역시나 쓰다 보니 길어졌다. 더 간단히 말하면 이렇다. "클레이옵님 감사합니다."

   +)그런데 임대 기간을 모르겠습니다. 이거 볼 수 있는 곳이 있나요?

   +)아 참, 너무 당연한 거라 미처 못 썼는데 스파 운용의 가장 큰 방점은 '신규 작가(유저)' 지원에 있습니다. 위에 철회한 발언들로 셀봇 / 그룹보팅을 남발하겠단 얘기가 아니구요 -.-; 그때 본 스팀잇과 지금 보는 스팀잇 생태계가 다르더란 소회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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