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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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 the writer






  스파이더맨에 나온 이 대사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싶다. 바깥 세상에서도 마찬가지지만 이곳 스팀잇에서는 몇 번을 강조해도 부족한 금언으로 여겨진다. 바깥 세상에서 미처 얻을 수 없는 강한 힘을 이곳에서는 조금 덜 힘들게 손에 넣을 수 있다. 그래서일까. 바깥 세상과 마찬가지로 자격이 부족한 이들에게도 이 힘이 주어질 때가 있다.

  불행히도 이들이 가진 힘은 진짜 힘이다. 막대한 스팀 파워로 우리에게 보상을 안겨주거나 삭감한다. 때로는 그간 쌓았던 명성까지 단 한 방에 날려버릴 수 있다. 씽키님thinky@thinky이 겪은 불행한 일이 그것이다.

  spaminator@spaminator는 120만 파워를 150%로 휘둘러 씽키님의 명성을 단번에 마이너스로 날렸다. 씽키님이 알람을 듣고 들어왔을 때 내가 든 생각은 '피싱 댓글을 지워야 한다'는 것뿐이었다. 스패미네이터의 블로그를 들어가면 얘가 봇인지 그냥 유저인지 한눈에 알아차리기 힘들다. 포스팅은 며칠 간격으로 올라와 있고 이 계정이 작성한 댓글은 거의 복붙 수준이다. 최근 포스팅에 씽키님과 같은 이유로 이계정의 철퇴를 맞은 유저가 댓글을 남겼는데 여전히 마이너스 명성에 머물러 있다. 후속 조치를 해 준 것 같지 않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플래깅 회수'는 전혀 생각하지 못한 채 댓글을 지워야 한다는 생각만 들었다. 피싱 댓글을 본 다른 유저가 씽키님의 포스팅에까지 다운보팅을 할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지금은 많은 분이 아시겠지만 이건 명백한 실수다. 본의 아니게 남겨진 피싱 댓글에 큰 다운보팅이 가해졌을 경우 댓글만 수정하고 해당 유저에게 회수를 요청해야 한다. 댓글을 지우면 회수할 방법이 없다. 나는 결과주의자라 이 점에 대해 뼈아픈 아쉬움과 책임을 느끼지만 씽키님이 불편해하시는 관계로 자책은 여기까지만 하겠다.

  더 큰 문제는 스패미네이터다. 씽키님이 댓글을 달고 거기에 mack-bot@mack-bot이 따라와 다운보팅을 하기 전까지(씽키님은 여전히 이 봇에 블랙 리스트로 등록된 상태라 댓글을 쓸 수 없다), 나는 스패미네이터의 운영 주체가 누구인지 알 수 없었다. 이 계정의 소개글은 7개월 전에 작성됐다. 운영의 주축은 pfunk@pfunk patrice@patrice 둘 다 스팀잇 증인이다. 그중 맥봇의 주인인 패트리스는 마아냐maanya@maanya님이 남긴 댓글에도 내가 남긴 스팀챗에도 답변이 없다. 아무래도 며칠 째 부재 중인 것으로 보인다. 120만 스파의 스패미네이터를 무자비하게 운용하여 한 사람의 계정을 완전히 파괴해 놓고 사라진 것이다.

  스패미네이터와 패트리스, 맥봇의 포스팅을 보면 비슷한 피해자들이 남긴 댓글을 볼 수 있다. 신기하게도 이 피해자들은 모두 자신에게 다운보팅을 가한 이들에게 사과하고 있다. 뭐 때문에? 계정을 탈취 당해서? 탈취범이 피싱 댓글을 남겨서? 계정을 일시적으로 빼앗긴 것도 모자라 명성도 마이너스라는 철퇴를 맞고 놀란 마음에 서둘러 댓글을 지워 회복불능 상태에 빠진 피해자들이 도리어 가해자에게 사과를 하는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이것은 스패미네이터의 운영 주체들이 보여준 큰 힘에 굴복한 것과 다를 바 없다. 군부독재보다 더한 폭거에 누군들 머리를 조아리지 않겠는가. 보상을 주는 것도 빼앗는 것도 이들 마음인데. 스팀잇에서의 생존, 더 나아가 생사여탈권까지 쥐고 있는 이들에게 두들겨 맞아도 사과부터 해야 하는 이유다.

  바깥 세상의 권력자들은 언론과 여론의 비난에 어쨌든 머리를 숙이게 되는 일이 많다. 그러니 권력남용을 가급적 티 안 나게 하려고 갖은 애를 쓴다. 최소한 눈치를 보는 시늉은 하는 것이다. 반면 이곳 스팀잇에서의 권력자들에게는 그런 감시 장치가 없어 보인다. 그나마 kr 커뮤니티는 증인인 제리님clayop@clayop을 주축으로 대부분의 구성원이 스파이더맨의 금언을 따르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 이는 비단 거대 스파를 가진 유저에게만 해당되는 일이 아니다. 1차적으로 경고 메시지를 남기는 것에 불과한 가이드독을 부르는 것조차 우리는 신중을 기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스캐머에 의한 추가 피해를 막겠다는 이유로 120만 스파를 풀파워로 휘두르는 건 아무리 좋게 봐도 치기 어린 영웅놀이에 불과하다. 피해자는 계정을 빼앗긴 충격에 모자라 명성도 철퇴라는 이중고를 겪어야 한다. 응답도 없는 저들을 붙잡고 사정을 설명해야 한다. 이게 무슨 짓인가? 나는 저 두 사람이 증인의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다. 그들이 지금껏 스팀잇에 그 어떤 좋은 일을 했다 하더라도 이번 일 하나만으로 내게는 자격이 없어 보인다.

  그들이 7개월 전 소개글에 썼던 말을 끝으로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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