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gazua]지금 전화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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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세요?
아... 나 오늘 다른 할 말이 있어서
나선결도 안 써져.
언니 들어봐, 오늘 무슨 일이 있었냐면!
나 요즘 금요일마다 쌍둥이 데리고 주민센터 가거든. 우리 애들 아직 어린이집을 안 다니니까, 어린이집 대기 넣어놔도 연락 안 오고...1년 전에 넣었는데.... 암튼 주민센터에서 일주일에 1번 선생님이랑 춤추고 뛰고 하는 수업을 무료로 해줘서 신청하고 다니게 됐어. 그것도 고작해야 5월 11일까지긴 해.
우리 애들은 수업 같은 걸 한 번도 안 들어봐서 그런지 처음 갔을 때는 선생님을 따라 한다기 보다 하고 싶으면 하고 수업보다는 옆에 있는 놀이터가 더 좋고 그런가 보더라고.
수업은 한 30분? 정도 하면 끝나는데 수업 끝나고 나서 바로 집에 안 오고 그 놀이터에서 한 한 시간 넘게 놀아. 놀이터에 집에 없는 장난감도 많고, 탈 수 있는 차 장난감도 있고 하니까 애들이 좋아해. 이거 가지고 놀다가, 저거 가지고 놀다가 하지.
우리 애들이 제일 좋아하는 게 있는데 소꿉놀이야. 주민센터에 원목으로 된 부엌놀이 장난감이 있는데 딱 한 개 있어.
어어. 나무로 만든건데 가스렌지, 오븐, 냉장고, 싱크대, 세탁기도 있는 그런 장난감이야. 옆에 수납장에 보면 또 원목으로 만든 식기세트랑 소금통, 접시 뭐 그런 것도 있어. 그럼 수납장에서 그 장난감이 담긴 통을 가지고 와서 부엌놀이 장난감 앞에서 놀아.
애들이 각자 하나씩 통을 가지고 가서 놀았어. 1호는 통에서 냄비랑 음식모양 같은 거 빼서 놀았고 2호는 오븐 인 거 같은데 거기 열어서 식기세트랑 숟가락, 칼, 포크, 소금통 이런 걸 진열을 해놓더라고.
난 애들이 어떻게 놀든 그냥 보고만 있는 스타일이야. 개입하지 않으려고 애쓰고 자기들이 알아서 놀았으면 하거든. 그래서 그냥 뒀어. 자기 스타일대로 놀게.
좀 놀더니 그냥 두고 다른 장난감 가지고 놀더라고. 부엌놀이 다 했나 싶었고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있었는데 이 부엌놀이에 다른 아이들이 붙기 시작했어. 식기세트랑 음식모형이랑 다 빼놨으니까 가지고 놀고 싶은 애들은 와서 놀 수도 있지. 근데 우리 애들은 갑자기 등장해가지고는 인제 자기들이 놀던 거라고 지키고 섰는거야.
음.... 몰라. 몇 명 정도 있었는지 모르겠는데 한 네다섯 명 있었어. 그리고 그 부엌놀이에 달라붙은 애가 세 명정도.
일단 나 같은 경우는 다른 애들이 달라 붙었다는 걸 인지만 하고 다가가지는 않아. 혹시나 싸우면 중재하려고 보고만 있어.
남자 아이가 왔는데 2호 옆에 붙었어. 그리고 2호가 진열해놓은 식기들을 건들기 시작했지.
이것도, 저것도 자기가 할 거라고 가져가더라고. 2호는 그냥 일단 보고만 서있었어. 울그락 불그락 하는 게 보이긴 했지만 내가 가만히 있었지.
왜냐고? 그 남자 아이 엄마가 같이 왔거든. 내가 굳이 나서지 않아도 먼저 나서고 있길래 보고 있었어.
그 남자 아이가 원하는 건 가스렌지 위에 올려져 있던 이것, 저것들이었는데 하나, 두개 가져가나 싶더니... 뭐 이것도 있어야 되고 저것도 있어야 된다고 엄마한테 울면서 이야기 하더라고.
하나, 두개 가져가도 2호가 가만히 있나 싶더니 그 남자 아이가 후라이팬을 드는 순간 2호가 안돼! 내꺼야! 안돼!하고 빼액 소리를 쳤어. 나도, 그 아이도, 걔 엄마도 깜짝 놀라서 2초 정도 정적이 흘렀지. 그 때서야 나는 그러면 안 된다고 나섰어.
그 남자 아이 엄마는 그냥 애기 하라고 주자 라고 말했고 2호는 후라이팬을 꼭 쥐고 울먹거리고 있었어. 그리고 그 남자 아이 엄마가 오븐을 열려고 문 반대쪽을 쥐고 힘을 주더라고.
설마 오븐 안에 있는 걸 빼서 주려고? 생각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2호한테 얘기 하는거야. 있어봐, 이모가 이것 좀 뺄게. 하고.
내가 얘기 할까 말까 하다가 그냥 안 했는데, 그거 2호가 먼저 진열을 해둔거라서 손 대지 않았으면 좋겠더라고. 근데 내가 그런 이야기를 하게 되면 왠지 우리 애만 장난감 가지고 놀라고 하는 것 같고 우리 애만 오냐오냐 하는 것 같고 그런거야? 그래서 말을 못 하겠더라고?
한참 반대쪽 문을 잡고 힘을 주더니만 결국 오븐을 열었어.
2호가 소리치면서 울고 난리가 났어. 안된다고! 근데 그 남자 아이 엄마가 진열되있는 걸 빼더라고. 그 남자 아이가 엄마 소금통, 소금통! 하면서 달라고 하니까 휙휙 빼서 주는거야. 소금통 하나만 뺄게 이러면서. 우리 2호는 그걸 막고 섰지. 울면서.
내가 2호를 잡고 있었거든. 난동 안 부리게.
그리고 울고 있는 애한테 다른 친구들도 놀고 싶어 해. 라고 얘기해주고 2호야, 그냥 저기가서 양말 벗고 미끄럼틀 탈까? 하니까 2호가 고맙게도 미끄럼틀?하면서 그래! 하고 먼저 뛰어 나가더라고.
나는 그 상황에 별 말 못했어. 내가 뭐라고 했어야 했나...지금 자꾸 그런 생각이 들긴하는데... 솔직히 난 말이야. 남자 아이가 뺏는 것 까지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고 우리 애가 그런 충돌을 겪어 봐야한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좀 두고 보고 싶었는데 그 남자 아이 엄마가 우리 애가 해놓은 걸 아무 동의도 구하지 않고 빼가는 게 이해가 좀.... 아 그래. 근데 그 남자 아이 엄마는 그게 우리 애가 진열해놓은 걸 몰랐겠지? 모르니까 그런다 싶어서 더 내가 가만히 있었지 뭐.
만약에 나 였다면 일단 뺏으려고 하는 애한테 조금 있다가 놀자. 이 친구가 다 놀고나면 놀자. 이렇게 말했을 것 같아.
아....그 남자 아이 엄마도 그렇게 말했던가... 그냥 줘버려 라는 말은 들은 거 같은데... 그런 말을 했다면 아마 자기 아이에게 다 빼주지 않았겠지?
그리고 2호가 자기꺼라고 자기가 할 거라고 지키고 섰는게 욕심부리는 것 같이 보이긴 했는데 내가 그 남자 아이 엄마였다면 이모가 좀 가지고 가도 될까? 물어보고 가져 갔을 것 같아. 그렇게 막무가내로...
아, 아니야. 막무가내 아니야. 이모가 좀 뺄게 하고 뺐다. 그 남자 아이 엄마가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아...그냥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 그 사람도 한 아이의 엄마이니까. 어쩌면 그게 맞다 싶기도 해. 그 아이도 양보할 것이 아니라 자기가 가지고 놀고 싶은 장난감을 가지고 놀아야지. 우리 애는 안 놀 것 같이 갔으니까. 다시 돌아오면 반칙이지. 우리 애가 잘못했지.
참나. 나도 참 어쩔 수 없는 엄만가 보다.
아 오늘 있었던 일도 최대한 내가 객관적으로 말해주고 싶었는데 결국은 내 좋은 대로만 말 한 거 같네.
난 아기를 낳기 전에 말이야. 우리 동생. 응, 16살 차이 나는 남동생 말이야. 그 동생 따라 키즈 카페 따라 갔다가 다른 친구가 내 동생 장난감을 뺏으려고 하길래 양보 해야지. 친구도 놀고 싶데. 친구도 가지고 놀게 줘. 혼자 가지고 노는 거 아니야. 라고 말했었어. 양보를 당연히 가르쳐줘야 한다고 생각했고 다른 친구랑도 사이좋게 놀아야 한다고 생각했으니까.
근데 육아 공부를 해보니까 아이에게 무조건적으로 양보를 하게 하는 건 아이에게 안 좋은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게 됐어. 엄마가 다른 아이에게 장난감을 양보하라고 하는 건 4살짜리 아이가 생각하기에는 자신의 장난감을 뺏어서 남의 아이한테 주는 거라고 생각하는 거니까. 애 입장에서는 옆에 앉은 엄마가 엄마가 우리 엄만지 남의 엄만지 얼마나 기가 차겠어. 난 그 얘기 듣고 우리 동생 놀게 내버려 뒀어야 했는데... 장난감 양보하고 우는 우리 동생이 참 못됐다고 생각했었어. 내가 동생 속도 모르는 눈치 없는 누나였는데...
나 애를 잘 키우고 있는건지 모르겠어. 양보를 가르쳐주지 않는 엄마인가...난 애들이 양보를 자연스럽게 받아 들였으면 좋겠는데... 어떻게 가르쳐 줘야 할까? 집에서는 쌍둥이니까 거의 순간순간이 양보해야할 순간인데 1호와 2호 사이에 그런 충돌이 많아서 애초에 그냥 장난감 똑같은 걸로 각각 사줘버리고...
하나만 있는 장난감으로 싸우게 되는 순간에 나도 가지고 놀면 안될까? 나도 주면 안될까? 라는 말을 하도록 가르쳐주고 너도 해봐 라는 말을 할 수 있도록 칭찬도 해주고 하는데... 밖에 나가서는 그 노력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 게...나로서는... 나한테는 좌절이고 지금까지 한 것이 잘못 된 것인가...싶어.
나 다음주에도 가야되는데 또 그런 상황이 생기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그냥 그런 충돌이 생기면 오늘처럼 우리 애를 다른 놀이감으로 시선을 돌리는 게 낫겠지?... 내가 우리 애 마음을 더 공감해주고 대안을 제시 해줘야 됐지 않나 싶네...
언니 생각은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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