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범죄자의 영화를 볼 것이다

kiljunyoon(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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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취미가 생겼습니다. 스팀잇의 글을 읽는 것이죠. 그러는 가운데 간혹 댓글을 달기도 합니다.
댓글을 좀 길게 썼습니다. 제 답글을 제가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중복될 수도 있지만 포스트로서 남깁니다.

예술가의 사생활/범죄, 그들의 작품을 판단할 수 있는가요?(https://steemit.com/kr/@hansikhouse/4wz9ps)

위 포스트를 읽었습니다. 많은 부분이 공감되더군요.

저도 개인적으로 예술가와 그의 예술작품을 따로 떼어놀 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정치가의 활동을 그의 사생활과 따로 떼어놓을 수 없듯이 말입니다.

하지만 예술가의 행실이 바르지 못하다고 해서 그의 작품을 도매급으로 매도해서 아예 폐기처분해야 하느냐? 그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범죄자의 예술작품도 그 나름대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작품과 예술가를 분리할 수 없다는 것은 명백합니다.

프랑스에서는 사생활에서 문제가 되는 사람도 정치인으로 얼마 든지 활동이 가능하고, 그것이 용인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동의에 의한 사생활의 문란과 강제에 의한 범죄행위는 마땅히 달리 취급될 것입니다.
강제에 의한 범죄행위를 용인하기 시작하면 그것은 사회를 지탱할 수 없게 할 것입니다.
그래서 범죄자의 작품을 옹호한다는 것은 그의 범죄행위를 옹호하는 듯한 오해를 줄 수 있습니다. 그러한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범죄자의 작품을 옹호해서는 안 됩니다.
더 나아가서 범죄 행위를 비판한다면 그 행위를 한 사람의 인격 또한 비난할 수밖에 없고, 그 인격을 자라나는 젊은 세대가 모방하도록 방치해서도 안 될 것입니다.
사회가 공동체로서 존재하기 위해서는 그 존속에 도움되는 행위를 조장하고 도움되지 않는 행위를 반대하는 것은 어쩔 수 없이 행해져야 합니다. 사회가 붕괴되면 구성원 각자가 그 피해를 고스란히 받게 될 테니까요.

그런데 사회의 윤리기준이 언제나 동일하게 유지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 면에서 어떤 행위는 현재의 기준상으로는 범죄행위라고 하더라도 100% 철저하게 배격할 수도 없습니다. 윤리적이거나 도덕적인 판단에도 일정한 범위에서는 여유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범죄자가 작성한 영화를 보지 않느냐? 그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범죄자의 작품과 범죄자의 인격은 어차피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렇다고 우리는 작품을 감상하는 것은 훌륭한 인격에 감동되었기 때문은 아닙니다.
강간범도 올바른 말을 할 수도 있고, 그가 표현하려는 것이 나름 의미가 있을 수 있습니다. 어차피 인간은 범죄를 저지른다고 하더라도 인격의 핵심은 손상되지 않고 동일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가 인간성을 완전히 버리지 않은 이상은 인간으로서 표현하고자 하는 바는 있을 것이고, 나는 그의 범죄행위와 별개로 그가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감상할 것입니다. 물론 인격적으로 훌륭한 사람의 작품이 더욱 감동을 줄 것이지만, 범죄자의 작품이라고 해서 무조건 배척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김기덕의 작품 중에서 "나쁜 남자"를 보았습니다

저는 "나쁜 남자"를 보면서 남성의 폭력을 미화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폭력을 하면서도 사랑의 감정이 있었다는 식으로요.
그렇지만 저는 그러한 현실도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일부 공감을 했었거든요.
사실 저는 남자입니다. 아마도 여성들은 나쁜 남자라는 영화를 보고서 매우 기분이 나빴을 겁니다.
하지만 남자인 저는 감독이 말하는 폭력 가운데에서도 사랑이 싹틀 수도 있다는 것, 그렇다고 해서 그러한 폭력적 사랑이 결코 정당화될 수 없고, 그 결국은 불행으로 끝난다는 것 등 다양한 메시지를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개연성 있는 사실을 표현했다고까지 여겼지요.
그런데 그런 영화에 대해 지금 여성들이 느끼는 감정을 다시금 되돌아 보니 조금 부끄럽고 찔리는 감도 있더군요.
그래도 우리가 영화를 보는 것은 어떤 도덕적인 교훈을 얻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관객이 잘못된 메시지를 보고서도 나름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어느 정도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영화도 단순히 의사전달의 한 표현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악한 자도 악한 말을 할 자유가 있고, 우리는 그의 말을 완전히 무시할 것이 아니라 그 말에 귀를 기울이고 그런 사고의 위험성을 다시금 경계할 수 있다고 봅니다.
영화를 예술로 보는데, 사실 "예술"이라는 것은 영어로 art로서 그냥 무엇을 표현하는 "기교" 정도로 생각합니다. 자기가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얼마나 기교적으로 확실하게 표현했느냐.
저는 김기덕의 작품이 강력한 수법을 통해서 자신의 의사를 효과적으로 표현했다고 생각하고, 그런 의미에서 나름 감상할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다만 김기덕의 작품이 사회에 해악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합니다. 그래서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보기를 권장할 작품은 결코 아니라는 점에 동의합니다. 다 큰 성인이라면 그런 점을 감안해서라도 감상할 의미는 있다고 봅니다.

그가 작품을 통해서 성폭력에 관해서 말했던 것은 자기 변명일 겁니다. 그 변명은 용서받을 수 없는 것이지만, 그의 다른 작품 중 상당수는 사회에 숨겨진 내부적인 모순을 적나라하게 밝혀려고 했던 점은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의 인격적 결함 때문에 그의 모든 작품이 일말의 재고의 가치도 없이 사장되는 것은 사회적 표현의 자유라는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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