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우리는 그레이엄이 어떻게 ‘투자’ 와 ‘투기’를 정의했는지 살펴 보았습니다. 이번에는 그레이엄이 매우 중요하게 여겼던 컨셉인 ‘내재가치(Intrinsic Value)’ 에 대해 논의해 봅시다.
문제는 이 ‘내재가치’ 라는 것을 어떻게 특정하느냐는 겁니다.
벤자민 그레이엄도 곧바로 인정합니다. 주식의 ‘내재가치’ 는 정확히 측정할 수 없다는 것을! 그러나, 내재가치의 ‘레인지’ 는 어느 정도 계산할 수 있다고 합니다.
즉 A라는 주식의 내재가치가 1만원이다! 라고 확정할 방법은 없으나, 뭐 대충 6천원에서 1만 4,000원 사이 아닐까? 정도는 추정이 가능하다는 겁니다.
저런 애매모호한 추정을 가지고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어! 하시겠지만, 사실 할 수 있는게 꽤 많이 있습니다.
A 주식의 경우 가격이 8천원이나 1만 1,000원이면 굳이 살 필요가 없습니다. 내재가치 레인지 안에서 맴돌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가격이 4천원으로 떨어진다? 그럼 아무리 보수적으로 내재가치를 잡아도 6천원인데 이 주식이 그거보다도 훨씬 낮은 가격에 팔리니까 ‘안전마진’ 이 있습니다. 그럼 사면 되는 거죠. 이 놈이 1만 8,000원으로 오르면? 아무리 내재가치를 좋게 봐줘도 1만 4,000원이니 이때는 슬슬 팔아도 됩니다. 실제로 저렇게만 되면 우리는 4,000원에 사서 1만 8,000원에 파는 거니까 4,5배를 벌겠죠!
그럼 도대체 이 ‘내재가치’ 를 어떻게 매길까요?
물론 ‘옛날” 은 그레이엄 기준에서 옛날 옛적이라는 겁니다!! 그러니까 우리에게는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보다 더 옛날, 즉 담배 피던 호랑이의 할아버지들이 살았던 20세기 초반, 19세기 말을 의미하겠죠.
<이 시절에 살았던 조상님들도 내재가치에 대한 고민을 했습니다. 저 호랑이랑 같이 고민했을지도 모르죠>
조상님 전략 1: 그렇다면 조상님들의 말을 따르면, PBR가 1보다 낮으면, 즉 시가총액<자기자본일 경우 가격이 내재가치보다 낮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자기자본이 시가총액의 67% 이하인 기업 20개를 사고, 50% 오르면 팔고, 아니면 1년 후에 다른 주식으로 교체하는 방법의 수익을 분석해 보죠! 필터는 딱 하나 넣습니다. 전년 수익이 0 이상인 것! 왜냐면 기업이 적자를 내면 자기자본을 까먹게 되니까요.
<조상님 전략 1의 수익곡선, 2010.1-2018.4>
오호! 은근합니다.
매매종목 176개 중 승률은 64%이며, 72개는 목표가 (+50%)에 도달했네요.
조상님들의 방식으로 21세기에 투자하는 방법, 그리 나쁘지 않았네요!
조상님 전략 1은 20세기 초반에 조금 더 발전했나 봅니다. 전쟁 전에는 내재가치를 자기자본, 순이익, 배당을 통해 측정했다고 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베트남 전장이나 한국전쟁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1차 세계대전!! 을 논의하는 겁니다!!
이를 수치화하면
– 주식이 채권보다 훨씬 더 리스크가 높으니까!
이쯤 설명을 들으면 Kangcfa는 또 참을 수가 없습니다. 또 한번 전략을 돌려 봐야죠!
매수 룰
이 중 배당수익률이 가장 높은 주식 20개 매수
매도 룰
<조상님 전략 2, 2010.1-2018.4>
총 수익은 341.82%, 복리수익 19.6%, 최대 낙폭 24.5%.
매매종목 179개 중 승률은 67%이며, 88개가 목표가 (+50%)에 도달했네요.
게다가 여기 배당수익률도 포함이 안 되었으니 19.7%에서 한 3-4% 더하셔도 무난합니다.
오호! 20세기 초반 조상님들의 전략이 담배 먹던 호랑이들의 할아버지들 전략보다 좀 더 위력적이었습니다.
자세히 보시면 제가 몇일 전에 만든 피터 린치의 ‘느림보 전략’ 과 매우 비슷하다는 것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이 정도 조상님들의 전략을 설명한 후 벤자민 그레이엄은 한탄하기 시작합니다. “아니 이놈의 신세대 젊은이들은 완전 미쳤다” 며, “자산, 배당 따위는 신경 안 쓰고, 평균 순이익도 안보고, 오로지 ‘이익 성장’ 에만 신경 쓴다고! 이게 말이 되??” 라고 울부짖었습니다.
벤자민 그레이엄의 신세대는 1927-1929년 활약했던 “젊은” 주식투자자들을 말하는 거였습니다.
<당시 힙스터들 사이에서는 이런 패션이 유행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한번 이런 간단한 전략을 만들어 봤습니다.
아래 두개 조건을 만족하는 주식 매수
I. 순이익 전년대비 성장률 상위 10%,
II. 영업이익 전년대비 성장률 상위 10%
3개월 후 매도.
매매종목 176개 중 승률은 53%입니다.
이렇게 무식하게 이익성장률만 보고 투자하는 방법도 분명 하나의 투자 방법이기는 합니다.
그런데 확실히 전 전략들보다 좀 더 리스키한거 같습니다. 올라갈때는 미친듯이 올라가다가 2015년부터는 좀 모멘텀이 꺽여서 2년동안 주춤합니다.
그래도 결론적으로 ‘성장’ 만 보고 투자하는 방법도 그다지 나쁘지 않았습니다. 단, 그레이엄의 투자 철학에는 별로 맞지 않았던 거죠. 그래서 “아이고 요즘 젊은애들” 하고 한탄한 겁니다.
이 두 방법을 어떻게 좀 섞을 방법이 없을까요? 일단 오늘은 늦었으니 내일 분석해 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