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고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나는 올바르게 가고 있는 걸까?
아니 과연 그 올바르다고 일컬어지는 길은 존재하는 걸까?라는 생각을 말이다.
전철 안에서 글을 쓴다는 것은 내가 생각했던 거 보다 어려웠다.
아무리 무엇을 잡고 글을 쓰려고 해봐도 한 손으로 손잡이를 잡고 한 손으로 쓰는 것은 내 작은 손가락으로는 불가능 했기 때문이다.
나는 나 나름대로의 삶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이렇듯 남들과는 다르게 쉽지 않은 20대를 보내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과연 그런 것일까?
어느샌가 나는 나 자신의 이러한 생각에 의심이 들기 시작한다.
나는 책을 읽고 책을 쓰는 삶을 살고 싶었다.
그래서 기껏 해도 지방대인 내 성적에 그나마 글 쓰는 것과 관련된 전공을 택해서 가려고 했다.
하지만 현실은 나에게 아이러니 하게 다가왔다.
그나마 어디서 들어본 서울에 있는 2년제에 우연히 붙어버렸고 가족들은 그와 동시에 나에게 그곳에 가기를 권유했다.
나는 이 순간 갈등하게 되었다.
나의 대학교 생활 이것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순간이라고 생각했다.
하나는 한 시간 남짓 걸리는 거리의 2년제 전문대였고 한 곳은 4시간 넘게 걸리는 4년제 지방대였다.
그리고 그 두 곳 모두 학자금 대출을 받아서 가는 것은 똑같았다.
즉 어디를 가든 내가 빚을 지는 것이었다.
나는 순간적으로 이것이 신이 주신 기회가 아닐까 생각했다.
아 그래도 가깝고 싼 거기다 그나마 이름이 좀 알려진 곳에 가는 게 낫겠지 이러한 생각을 했다.
나는 도대체 그 순간 왜 그러한 생각을 했는지 아직도 의문이다.
아마도 초조했던 게 가장 큰 원인이었을 것이다.
성적은 간당간당하지 대학교들은 전부 추가 합격을 기다려야 했다.
그러한 상황 속에서 하나둘 합격하는 다른 애들과 나의 처지가 대비되어 보였다.
그때 나는 처음으로 대학입시의 초조함을 느꼈다.
분명 원서를 쓸 때까지만 해도 수능을 치를 때까지만 해도 전혀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하나둘 합격하는 친구들을 보니 왠지 모를 불안감과 초조함이 밀려왔다.
나는 그것이 보통의 수험생의 일상이라는 것을 알게 된 후 그들을 동정하게 되었다.
물론 나처럼 아무런 생각 없이 사는 애들도 존재할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나는 그렇게 선택해버렸다.
나는 그 선택을 후회한다.
도저히 빈말이라도 후회하지 않는다고는 못하겠다.
내가 생각했던 대학생활과는 전혀 달랐고 나는 예상대로 그곳에서 적응하기 힘들어졌다.
마치 물 밖에 나온 물고기 마냥 퍼덕거리면서 그저 발버둥 치는 듯싶었다.
숨이 막혔고 항상 불안했다.
이도 저도 아닌 내 모습에 공허함과 막연함이 밀려왔다.
무엇을 하든 공허한 마음은 채워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저 책을 더욱 갈망하게 되었고 닥치는 대로 책을 읽어대기 시작했다.
그래봤자 판타지 소설이나 라이트노벨 같은 현실에서 회피하고자 하는 의미가 다분한 책들을 읽었다.
나는 그렇게 시간을 보냈다.
물론 나의 대학생활이 처음부터 이랬던 건 아니었다.
당시 어찌하다 알게 된 여자아이가 있었고 나는 그 아이와의 대학생활을 기대하며 한창 알바를 하면서 나의 대학 라이프를 꿈꿔왔다.
하지만 세상은 아니 나와 모든 것의 대부분은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
나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어려움을 느꼈다.
이상했다.
한 번도 그런 것에 불편함을 느낀 적이 없던 나는 어느샌가 겁쟁이가 되어버렸다.
아마 이것은 고등학교 생활 동안 스트레스로 인해 생긴 하나의 질병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된다.
그렇게 나는 흔히 말하는 병신 짓만 하다.
그녀와 아예 인사조차 안 하게 되는 상황을 만들었다.
그렇게 유일한 색이 사라졌고 나의 세상은 회색빛으로 물들었다.
어느샌가 나는 버스 대신 전철을 타기 시작했고 느긋하게 가는 것보다 빨리 가는 것을 선호했다.
현재는 결국 빨리 이 대학생활의 끝을 보고 싶어졌다.
그저 책을 읽고 책을 쓰고 싶어졌다.
알바나 하면서 그냥저냥 살면서 돈이 모이는 대로 해외로 여행이나 다니고 싶었다.
세상이 만만하지 않다는 건 수도 없이 들어서 알고 있지만 적어도 나 자신보다는 만만해 보였다.
나의 이러한 공허함을 채우는 것과 세상을 비교해보면 항상 공허함이 이겨버렸다.
그렇다 나는 공허했다.
이제 이 공허함은 더 이상 책을 읽는다고 줄어들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커질 뿐이다.
글을 쓰려고 해도 글을 써봐도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은 점점 커지고 있었다.
언제가 이 공허함이 나를 삼킬까 봐 두려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