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초록 숲이 우거진 길을 따라 호명호수로 소풍을 갔다.
산 정상에 있는 호수는 바람의 발자국을 따라 한가롭게 구름이 떠다닌다.
그늘에 있는 테이블에 자리를 잡으려고 했지만 마음에 드는 자리는
어느 단체에서 온 많은 인원들이 차지하고 우리는 햇볕이 비치는 자리만 있어
잠시 망설이다 뜨거운 콘크리트 언덕을 올라 카페로 갔다.
카페는 커피그림으로 알려진 최달수 화백의 전시실이 함께 있는 곳이었다.
뜨겁게 달아오를 얼굴이 냉방이 된 카페로 들어가자 샤워를 하는 기분이었다.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창가에 자리를 잡고 팥빙수를 주문한다.
요즘 토핑이 화려한 팥빙수가 아닌 팥과 인절미가 들어간 순수 옛날 팥빙수는
한 입 넣는 순간 더위를 싹 씻어준다.준비 해 간 돈까스 도시락과 떡 샌드위치에
삶은 계란을 먹고 작품 발표의 시간으로 들어갔다.
병원에서 근무를 했던 회원 한 사람의 작품을 통해 죽음을 목전에 둔
급박했던 사태를 들으며 몸에서 소름이 돋는 전율을 느꼈다.
사정이 있어 먼저 자리를 뜬 회원이 떠나고 남아서 한참이나 서로의 작품을
낭송해 주며 자연 속에서 치유의 시간을 가졌다.
처음엔 더운 날 도시락을 준비하며 연락을 했지만 이런 저런 사정으로
도시락 숫자만큼도 모이지 않은 회원들에게 은근히 화도 났지만
오늘 저녁에 어떤 작품이 올라올지 달콤한 궁금증으로 채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