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em essay @jjy의 샘이 깊은 물 - 군대 간 남친 죽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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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간 남친 죽이기 jjy@jjy

서로에 대한 사랑 때문에
나머지 잠시도 떨어지고 싶지 않은 남녀에게
눈 깜빡 하는 사이도 너무 긴 시간이었다.

하루 종일 붙어 있다 저녁에 여친의 집 앞에서
헤어지는 데도 한나절이 가는 연인들이
정말 헤어져야 하는 순간이 왔다.
대한민국 남자들의 통과의례가 다가온 것이다.

입영열차에서 상반신을 내밀고 손을 흔들며
조금 오래 된 영화의 장면을 재현하며
남친을 보내기로 마음먹었지만
마음이 바뀌는데 하루 밤도 안 걸렸다.
일분일초라도 더 보아야 한다며
기어이 논산 훈련소까지 따라갔다.

둘이는 부모님이 보거나 말거나 포옹을 하고
집결 시간이 되어 겨우 울며불며 떨어졌다.
행사를 마치고 줄지어 들어가고
여자는 훈련소 앞에 심어진 키 작은 가로수를
차례로 부러뜨리며 슬픔을 삼켰다.
그래서 논산훈련소 앞에 있는 나무는
십년이 지나도 크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며칠 후 옷이 담긴 소포가 왔다는
남친 어머니의 울먹이는 전화를 받고
당장 문구점으로 달려갔다.
예쁜 편지지를 골라 쌓이고 쌓인 그리움을
깨알 글씨로 빽빽하게 적었다.

편지를 받아든 남친은
편지를 가슴에 대고 한참을 그대로 있다
펼쳐서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후 편지를 읽던 남친은
컥컥 음식을 잘못 넘긴 것 같은 소리와 함께
목을 잡고 옆으로 쓰러졌다.

주위에서 놀라고 응급실로 후송을 하려는 차에
호흡이 돌아오며 상반신을 일으켰다.

다음 날도 편지를 읽다 의식을 잃었다
한참 후에 깨어났고
그 다음 날도
또 그 다음날에도 같은 일이 있었다.
주위에서는 몇 번이나 반복되는 일에
그러려니 하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시간이 흘러도 깨어나지 않고
들여다보니 숨도 쉬지 않는 것 같았다.

모두들 놀라서 우왕좌왕하다
한 사람이 인공호흡을 하자 겨우 숨을 토하고
눈을 떴다.

그래도 병원으로 옮겨 진찰을 받았다.
몇 가지 검사에도 이상 소견을 발견하지 못하고
그동안 이런 증상이 한 번도 없었는데
증상이 반복해서 일어나자
의아하게 생각한 군의관이
무슨 원인이 될 만한 일이 있느냐고 물었다.

여친의 편지가 깨알만한 글씨라 읽기도 힘들지만
쉼표가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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