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엄마와 금도끼
@jjy
사랑하는 우리 아들 금도끼
지난 25일 대통령 취임식 날이었지
캄캄한 새벽 먼 길을 달려 연무읍에 도착 했을 땐 아홉시도 채 되지 않은 이른 아침이었다.
아들 떼어 놓기가 그렇게도 급했는지 잠에 취한 너를 태우고 너무나도 초라한 견훤 왕릉과
살풍경하기 그지없던 탑정호를 다녔다.
시간이 되자 모여드는 행렬에 끼어 너와 함께 기다리다 네가 지갑과 휴대폰을 건네주며
"나 죽으러 가는 거 아니야!" 하자 머쓱하게 웃었지.
그리고는 "연병장에 집합을 하면 추운데 괜히 서 있지 말고 바로 할머니와 집으로 가."라고 하던 너의 마음을 엄마는 안다.
입소식이 끝나 가족들에게 인사하는 순서에서 엄마 말대로 맨 앞줄에 서서 다른 방향을 보며 걸어가던 우리 금도끼, 엄마는 바보처럼 돌아섰다. 너를 두고 돌아오는 길은 먼지 같은 눈이 내렸지. 새 정부 출범을 축하하는 서설이라는 말도 소용이 없고 키 작은 나무에 아름다운 눈꽃이 피는 것도 기쁘지 않았다. 빨리 눈이 녹아 내일 네가 눈 치우는 일이 없기만 바랐다.
지루한 밤 내내 잠을 이루기 위해 뒤척였다. 내가 자야 너도 편한 잠을 이룰 것 같아서,
그러나 네가 돌려 준 휴대폰에서 울리는 모닝콜이 다시 바보 엄마의 마음을 흔들고 아빠 몰래 울다가 네 홈피에 "잠시만 안녕"이라며 머리 깎은 사진을 보는 순간 세상의 슬픔이 한꺼번에 몰려왔다. 하고 싶은 말, 하고 싶은 일도 많지만 시간이 없다는 너는 끝내 엄마에게 아무 말도 안했는데...
언제쯤이면 이 세상에 군대가 없어도 될까?
참 평화는 없는 것일까?
엄마 어릴 때 할머니께서 외삼촌 등에 업고 늘 하시던 말씀이 이제 바보 엄마에게 닥쳤다.
너와 같이 쓰던 컴퓨터, 엄마가 급할 때면 비켜 주고 다시 하던 네가 없으니 이제 이것도 시들해 진다. 컴퓨터를 켜면 화면이 들어오기 전에 네 얼굴이 먼저 떠오르니까
세상에 자식을 기르는 모든 부모의 마음이 다 이렇겠지. 이제 슬퍼하지 말기로 하자
엄마는 믿는다. 바르고 착한 우리 금도끼, 집에서 배우지 못한 것, 학교에서 미처 가르치지 못한 것 이제 그곳에서 배우게 될 것이다. 처음엔 모든 게 낯설기도 하고 적응하기 어렵겠지만 열심히 배우고 익히면서 새로 사귄 친구들과 잘 지내노라면 한 층 더 성숙한 어른이 된 네 모습을 발견 할 수 있을 것이다.
힘들어도 밥 잘 먹고, 절대 아프지 말고, 그리고 성당에 빠지지 않고 잘 가기로 한 약속 잊지 않았지?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결코 필요 없는 고통을 주시지 않으신다.
가시 없는 장미가 있을 수 없듯이...
한 줌의 흙도 수 없이 다져지고 불 속에서 단련을 받을 때 비로소 뛰어난 도자기가 되듯이 우리 금도끼도 고된 훈련을 통해서 씩씩한 군인으로 태어나겠지, 처음엔 네 친구들은 다 집 가까운 곳으로 가는데 너만 논산까지 가느냐고 했지만 누군가가 말하기를 우리나라 육군 중에 최고의 프리미엄이 논산 육군 훈련소 출신이라고, 우리 착한 아들을 정말 빛나는 금도끼로 완성시켜 줄 거푸집이라고 생각하기로 마음먹었다.
그 대신 엄마도 할머니와 같이 열심히 기도 해 줄께. 알았지?
사랑하는 우리 금도끼 다시 만나는 날까지 화이팅!!!
군 입 대
아들을 기르는 부모라면 대부분 군대와 무관할 수는 없습니다.어떻게 보면 군대는 남자에게 어른이 되는 관문이라고 말해도 좋을듯합니다.
그러나 부모 된 마음은 그리 편하지만은 안습니다.
그때 썼던 글을 올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