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서풍 앞에서 잃을 것 없는 은사시나무 어깨를 포개고 렌즈를 응시한다
저물도록 빈들을 쪼던 멧새 아직 볼이 통통한 반달 뒤 어둠이 고인 둥지에 발자국을 씻으며
능선과 골짝의 경계를 흰 눈으로 그려내는 솜씨 좋은 겨울 산을 마음으론 신이라 불렀다
어둠의 기슭에 피어 해돋이에 애달피 지는 꽃답게 산 적 없는 꽃다운 죽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