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을 생산자와 소비자로만 구분하는 패러다임은 이미 상당히 흐려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 곳 스팀잇의 체계를 이해하면 할 수록 그럼 느낌이 더욱 강한 확신으로 바뀐다. 소비자는 생산자에게 '생산동기'를 부여하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생산기여자' 라고 분류할 수 있다. 그렇다면 생산으로 인한 수익금을 기여자에게도 일정부분 분배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을까?
이를 확장하여 말한다면 실제 소비를 할 예정이 아니라도 '관심'만 표현해도 그것은 생산에 기여한다고 볼 수 있다. 우리는 사실 '관심이 돈이 되는 세상'에 한참 전에 진입해있었다. 우리가 가진 가장 대표적인 관심중 하나인 미디어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많은 생산을 발생시켰냐를 살펴보면 파악하기 쉽다. 당신의 관심이 스타를 만들었고, 드라마를 만들고, 광고를 만들었다. 당신의 관심은 그들의 생산활동에 기여했지만 그로인해 당신이 받은 금전적인 보상은 없다. 금전적 보상을 위해선 시스템이 필요했고, 비로소 그 시스템이 구축되었기 때문이다. 시스템이 생겨나고 철학이 발생했다.
소비활동으로 간주했던 것들이 수익활동이 되는 것은 혁명이다. 이 방식은 역설적이지만 소비자에게 생산기여를 가장 촉진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그리고 기업들은 이 것에 주목해야한다.
"옷을 사기 위해 인터넷쇼핑몰을 돌아다니면서 이것저것 검색했던 내 관심은 무료였다. 그 것은 생산활동이 아니라 명백한 소비활동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느 날 똑같이 검색을 하는데 그 관심을 돈으로 바꿔주겠다는 서비스가 나타난다. 내가 그 서비스에 남기는 것은 수많은 이미지로 진열된 옷들 중에 내가 보기에 괜찮아서 클릭하고 해당 페이지에 머문 시간일 뿐이다. 하지만 그들은 나의 관심을 소액으로 보상해준다. 나는 그 쇼핑몰에게서 아무 것도 사지 않았고, 결국 로그아웃을 했지만 오히려 돈을 벌었다. "
이 소설같은 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돈'을 벌었다는 것이다. 그 돈이 해당 쇼핑몰에서만 통용되는 쇼핑몰이용권, 할인쿠폰따위가 아니라 현실에서 재화와 교환가능한 화폐를 벌어야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래야만 소비자에게 동기부여가 된다.
그 유명한 @centering 님의 '스팀으로 소고기를 사먹었습니다.' 처럼 이 곳에선 위의 소설이 현실이 되고 있다. (글을 작성하면 콘텐츠의 생산자로도 볼 수 있지만, 실제 스팀달러는 글을 쓰지 않아도 취득할 수 있으므로 이 부분은 넘어가겠습니다.) 시장은 냉정하다. 누가 어떤 서비스가 승자가 될 것인지는 너무나 자명하다.
스팀잇을 만나고 나서 느낀 점을 정리하며, 다소 글을 시작한 의도와 다르게 스팀을 극찬한 부분이 있다...:D
나는 결국, 화폐를 트레이딩하게 될 것이므로 다년간 주식투자를 하며 정했던 몇 가지 원칙을 적어보고 글을 마치고자 한다.
1. 화폐의 평가가격은 위아래로 출렁인다. (이는 거의 완벽한 사실)
2. 화폐는 평가가능한 대상이며, 적정가격이라고 하는 것이 exact한 값이든 band 형태이든 존재한다. 즉, 아무리 가치있는 화폐라도 가격이 무한대로 발산할 수 없다.
3. 출렁이는 가격이 적정가격보다 떨어지면 저평가, 크게 오르면 고평가라고 보고 저평가인 화폐를 사서 적정가격에 수렴할 때 파는 것이 원칙이다.
4. 적정가격을 시장이 반영해주느냐의 문제는.. 막연한 믿음.. 불합리한 것은 합리적인 것으로 수렴한다..는 미련한 믿음이다.
5. 적정가격을 평가하는 방법이 투자의 열쇠다.
어쩌면 주식투자에서 기반한 이야기를 써놓은 것이라 화폐투자에서는 적용하기 힘들 수도 있다. 암호화폐시장은 계속 성장중이기 때문에 내 주변의 투자자들은 대부분 적정가격에 대한 판단없이 묻지마홀딩방식으로 투자를 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매도시점을 모른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몸소 느낀바가 있기 때문에.. 하나의 화폐에 대해 현재의 화폐입지와 "적정가격"을 계속 평가해가면서 매매를 하는 것을 잊지 않으려 한다.
(그러나 묻지마 장투가 답일수도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