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주룩주룩 내리던 날 숲속 책방 새한서점에 다녀왔습니다.
단양읍내에서 이렇게 생긴 표지판을 찾아 가기까지..
남한강변을 즐겁게 드라이브 하고,
옹기종기 모여있는 마을 옆을 지난 후
네비가 친절하게 알려주는 대로
시골마을로 들어가는 개천 위 다리를 넘어서
구비구비 이어진 산길을 올라갔는데
길이 없어졌습니다.
아무리 둘러봐도 공사중으로 막혀있는 곳 말고는 길이 없었습니다.
다시 왔던 길로 내려가니 올라갈 때는 보이지 않던
새한서점을 가르키는 작은 표지판이 보였습니다.
표지판이 알려주는 방향으로 다시 산길을 올라가는데
차 한대 겨우 지나가는 꼬불꼬불 굽은 좁은 길을 따라..
바로 옆은 낭떠러지인 것만 같고...
느닷없이 나타나는 작은 마을로 내려가는 길은
어찌나 급경사인지..
차가 앞으로 고꾸라질까 무서워하며 덜덜 떨면서
차로 기다시피 내려갔습니다.
이런 숲 속 어딘가에 숨어있는
오래된 책방을 찾아 가는 길은
평생 처음하는 경험이었습니다.
책방 옆에 계곡물이 흐르는 모습 또한
평생 처음보는 풍경이었습니다.
계곡 위로 난 삐걱거리는 나무판자 위를 걸어 들어가면
책도 있고 책상도 있고 편해보이는 쇼파도 있고
오랜 된 것들과 새 것들이 같이 있는 이런 공간이 나옵니다.
새한 서점은 서울 고대 앞에서 40년동안 운영을 했던
오래된 책방이라고 합니다.
서점에 있는 책은 약 13만권 이상이고,
현재는 책방 아드님이 같이 꾸려나가고 있습니다.
13만여권 이상의 책들이 있으니 있을만한 오래 된 책들은 다 있습니다.
만화책부터 경제.경영, 역사, 영어, 프랑스어, 일어 원서도 많은 편이었습니다.
소백산 어느 숲 속에 있는 아주 오래 된 책방에서
20년쯤 전에 배우던 프랑스 작가의 원서를 찾았습니다.
있을거라고는 전혀 상상 못했던 곳에서
아주 오래 전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책을 발견한 기분은
그저 묘했습니다.
이분도 그런 기분이었나봅니다.
흙바닥에 앉은 채로 들고 있는 그림책을 오래 읽더니
' ....이 책이 여기에 있었네....'
라고 말하더군요.
누군가는 숲으로 난 창문에 빼곡히 적혀있는 메모들을 곰곰히 읽고 있었고
누군가는 기타를 치고 있었는데
어쿠스틱 기타 소리는 책방과 잘 어울렸고,
기타 치는 분도 원래 그 자리에 오래 있던 분처럼 잘 어울렸습니다.
알고보니 꽤 유명한 책방이었습니다.
영화 '내부자들'에도 나오고 여러 방송, 신문, 잡지, 책에도 실리는 곳이었습니다.
블로그를 보니 나름 유명한 책방이고
주말이나 연휴에 관광객들도 나름 오지만
책을 사서 읽는 사람들은 잘 없다보니 운영이 넉넉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책방 아드님이 여러 문화행사도 기획하고
아티스트 협업 기념품들과 새책도 판매하고,
단순히 오래된 책들이 잠들어 있는 곳이 아닌 곳으로 만들려고
애를 많이 쓰는 것이 보였습니다.
https://blog.naver.com/shbookcokr/220953430953
새로 만드는 마을 길이 어서 열려서
책방 가는 길이 지금보다 조금 더 나아지고,
책방 아드님이 꿈 꾸는 일들이 하나씩 이루어져서
숲 속으로 책을 사러 가는 즐거운 경험을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이 했으면 좋겠습니다.
오래 된 책방이 더 오래 그 곳에 있기를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