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엔 지역마다 거점 과학기술원이 있는데, 대전엔 kist, 광주엔 gist, 그리고 대구에는 '대구경북과기원dgist'가 있다. 그 곳에서 연구하시는 '이상철 박사'님의 초청을 받아 세미나 에서 강연을 하러 다녀왔다.
현재 니마시니mnemosyne알고리즘은 서울대, (사)인공지능협회, 그리고 한국콘텐츠진흥원 등의 다양한 곳에서도 관심을 받고 있지만, 특히 dgist의 이상철 박사님이 적극적이셔서 앞으로 자주 들르면서 공동 연구를 진행할 수 있을 것 같다.
니마시니는 SI 현장 기술자들의 격무를 해결하기 위해 '코딩을 자동화'하겠다는 아이디어에서 2016년 인공지능 연구를 시작한 이래, 2017년 첫 성과물이 나왔고(주로 이론적 증명), 그 해 4월 부터 서울대, 중순부터는 인공지능협회, 그리고 추석 이후에는 dgist와 공동연구를 진행하게 되었다.
나는 원래 현장 기술자라 학문적인 영역엔 문외한이었지만, 니마시니 알고리즘이 학문적으로 인정을 받는 작업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석학급의 분들과 세미나, 토론을 전개한다는 그 부담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이론 작업에 참여하는 편이다.
사실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은 현장 기술자답게 코딩으로 알고리즘의 퍼포먼스를 높이는 것이다. 하지만, 세상 일이 뜻대로 풀리는 법이 없듯이, 나는 지난 일년 내내 '니마시니mnemosyne'가 아닌 '니마시니에 대한around mnemosyne' 이야기만 계속 떠들고 다녀야 할 운명이었다. 게다가 연말엔 출판사의 의뢰로 책까지 써야 했으니, 아...아마도 신이 존재한다면(그래서 어쩔 수 없이 이 사태를 그의 선의로 파악할 수 밖에 없다면), 본격적으로 연구를 하는 것보다는, 지금 단계에선 주변의 사람들을 설득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나에게 주고 있다고 볼 수 밖에는 없다(그게 아니라면, 신==bad).
나는 운명론을 믿지 않기 때문에, 내 이론이 2017년 초보다 훨씬 확장되었다는 긍정적 암시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언제 어디서 엎어질 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늘 가지고 있는 편이다. 나는 지금 생활인의 의무도 잠시 등한시한 채, 이 이론의 보급을 위해 매진하고 있기 때문에, 이것이 잘 못 되었을 때의 자기 보호 방법(재빨리 프로젝트에 투입되어 생활비를 벌어야 한다는 등의 비상 계획)을 늘 생각하고 있어야 한다(이론이 망했다고 내 인생을 망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어쩌면 내 이론의 운명은 암호화폐가 처한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아서, 아주 짧은 순간에 이것에 매료되었는지도 모르겠다: 누가 봐도 미래가 유망한 이 화폐의 현재는 온갖 저주와 냉소와 불길한 예언과 제재로 가득 차 있다.
3,4월 중에 책이 나올 것이고(이 걸 쓰느라 식도염에 걸리기도 했지만), 빠른 시간 내에 구체적인 연구 계획도 나올 것이다. 현재의 내 목표는 이 이론에 전념할 수 있는 현실적 여건을 만드는 일이다. 신생 이론인 만큼 투자의 기회도, 그리고 사람들의 이해도 적다(일단 누군가가 이걸 이해해야 투자도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하지만 뉴럴넷의 영웅 제프리 힌튼조차도 인공지능의 침체기winter에는 연구비가 없어 오랫동안 곤란한 지경에 있었다. 어쩌면 그 시기를 견뎌야 하는 것은 연구자의 숙명인지도 모른다.
그러다 스팀을 만났다. 나는 항상 전도 유망한 친구를 만나기를 좋아한다. 스스로도 다소(혹은 매우) 창의적인 창업에 몰두하는 경향이 있는데, 남이 만든 창의적 작품에도 관심이 많은 편이다. 창작의 어려움을 아는 사람만이 잘 만든 작품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스팀에게도 늘 꽃길만 있지는 않았을 것을 감안하면, 내가 오늘 이 곳에 글을 쓰는 즐거움의 뒤에는 겨울을 견딘 개발자들과 초기 이용자들의 노고가 있었을 것이다. 그 용기에 새삼 고개가 숙여진다.
시간의 대부분을 어둔 방에서 모니터를 보며 지내다 가끔씩 세미나 초청에 외부 나들이를 하고 오면 기분이 좋다. 오늘은 특별히 춥지도 않고, 햇살이 따뜻했다. 세미나가 끝나고도 이상철 박사님과의 토론은 끝없이 이어졌다. 새벽에 가서 저녁에나 돌아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