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어렸을때 대부분의 아이들이 그렇듯 매일 TV로 행복한결말의 만화, 동화를 즐겨보고 언제나 정의가 이기는 이야기의 권선징악을 보며 자라왔습니다. 그 중 재물의 탐욕은 여러 악의 재료 중 하나였으며 '돈'이라는 것이 결코 우리의 인생에서 중요한 것이 아님을 배워왔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돈에 욕심없는 사람이 오히려 부자가 되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흥부와 놀부' 이야기가 대표적이네요. 착하게만 살면 부자가 될 수 있다는 결론이었죠. 지금 생각해보면 참으로 순수(바보..)했지만 여튼 그렇게 7살까지 어린시절을 보내왔습니다.
다들 "내가 흙수저인지 금수저인지 은수저인지" 는 언제쯤 아셨는지요? 저는 초등학교때 자연스럽게 생각이 들었던것 같습니다. 흙수저로 태어난 대부분 아이들은 어른이 되가는 과정에서 부족한 '돈'으로 인한 집안의 갈등과 가정의 행복이 무너지는 아이러니한 현상을 보며, 어렸을때 자연스레 배워 온 과정들이 무너지기 시작하고 내적으로는 돈걱정없이 살 수 있는 행복한 생활을 하는 동화같은 일을 부정하기 시작하게 됩니다. 그렇죠 제 이야기입니다. 제 부모님과 주위 친구들의 가정을 보면 핵심이 '돈이 없어서 싸운다' 란 것이었습니다. 가정뿐만 아니었죠. 저는 학교에서 공납금을 내지 못하는 상황도 적지 않았고, 그럴때마다 저는 부모님을 원망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학교는 저를 원망했지요. 지금 떠올리면 너무나 억울한 상황이었죠. 저 뿐만 아니고 반에서 1/3이상이 그런 경험을 했으니깐요. 학교는 최소한 그러면 안되는것이었죠. 부모가 돈이 없으면 아이가 피해를 보게 하는 사회에서 저는 돈을 싫어하게 되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아이들은 가정을 제외한 최초의 사회생활을 학교에서 시작합니다. 학교에서 아이들은 드디어 우리집이 흙수저인지 금수저인지 판별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일종의 자연스런(?) 컬처 쇼크를 하게 됩니다. 최근에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까지도 경제관념이 빨리 생겨서 사회경험을 배운다고 하기도 하네요. 부자친구와 가난한 친구가 생기고 돈이 있어야 공부를 잘 할 기회가 많아지며, 좋은 가정환경이 유지되며 좋은 의식주가 바탕이 된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100% 는 아니지만 그러한 확률이 높다는 거니 오해는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저 어렸을때도 부자친구가 좋은옷을 입고, 좋은 장난감을 학교에 가지고 오면 저랑 다른 친구들은 부자 친구랑 친해졌습니다. 학교가는것은 좋아하고, 부자집 친구집에 자주 놀러가서 오히려 집에 가기 싫어했던적도 많았지요.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을 너무나도 많이 갖고 있었던것이 굉장히 부러웠습니다.
이윽고 행복과 힘겨움의 콜라보속에서 대학교를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대학교 신입생은 너무나도 좋은것이더군요. 밥사주는 선배들과 술사주는 선배들이 제 곁에는 늘 많았습니다. 학교만 가면 굶는일도없었고, 수업도 재미있고 동아리 생활도 너무 재밌게 했던 기억밖에 없었으며, 나중에 나도 선배가 되면 꼭 후배들한테 내리사랑을 다짐하며, 즐겼던 것 같습니다. 추후 알았지만 내리사랑은 쉬운게 아닌걸 깨닳게 되었고 더더욱 선배들이 대단하고 고마우신 분들인걸 깨닳은 순간 졸업을 하시더라구요. 이 시절에는 돈이 없어도 되는 기간을 만끽하며 어리석은 맘을 뒤로 하고 방학을 맞이하게 되었지요.
방학이 시작되고 2학기의 등록금을 마련하고자 일을 해야겠다란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방학기간중 대학등록금을 벌려고 아르바이트 2달을 공장에서 일을 했습니다. 일을 한곳은 작은 샤시 공장이었는데 같이 일을 하는 형은 경력이 8년이었고 사장님도 인정할만큼 일을 진짜 잘 하시더라구요. 샤시를 제작하고 배달을 하면서 같이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많이 친해졌습니다. 그당시 그 형은 결혼한지 만 2년이 됐고 아직 아이는 없었습니다. 반복된 일상을 지나 한번은 저녁쯔음 차를 타고 회사로 복귀를 하던중 그 형이 불현듯 질문을 하더라구요.
형 : 내가 일을 하면서 제일 힘든게 뭔지 아나?
나 : 글쎄요...아무래도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는거요?
형 : 아니.. 10년전 월급이랑 지금 월급이랑 똑같다는 거야
다음편에 계속 얘기 이어 나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