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cheongpyeongyull
율화백님 대문 감사합니다^^
요즘은 육아관련 책을 주로 읽고 있다.
책을 읽고 있으면
‘그 시절의 엄마도 이런 마음이었겠구나’ 란
생각을 하게 된다.
엄마와 한 집에서 30년 가까이를 같이 살았음에도
이렇다 할 추억이 없는 것 같다.
아니면 바쁘게 지나가는
오늘의 시간에 묻혀 잊혀져 버렸는지도 모르겠다.
"사소하고 평범하지만
지나고 나면 가슴 사무치도록
그리울 그 순간,
엄마와의 일상은
내 인생 최고의 행복이었다"
이 책의 뒷면에 실린 문구다.
이 책은 동네 도서관 1분기 신간도서 목록에
올라와 있었다.
엄마라는 이름이 들어간 제목부터가
내 눈길을 끄잡았다.
가슴 사무치도록 그리울 그 순간에
언제든 꺼내볼 수 있도록..
그리고 기억들이 더 아련해지기 전에..
엄마에 대한 추억여행을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1 (p.13) <툭하면 사진첩을 꺼내는 여자>
엄마사진, 그러니까 아줌마들 사진에는
한 가지 특징이 있다.
과한 포즈를 취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아줌마들은 어린아이들처럼 괴상한 표정을
짓는다거나 하는 행동을 절대하지 않는다.
기껏해야 손으로 브이 자를 그리는 정도다.
그리고 대부분 아주 상냥한 웃음을 머금고
몸이 조금이라도 날씬해 보이도록
비스듬한 자세를 취한다.
내가 결혼하기 전
이모네가 엄마 집에 놀러왔었다.
이곳 저곳 돌아다니는 걸 좋아하는 이모부는
포천에 있는 아트밸리에 한번 가보자고 했고,
나는 귀찮은 몸을 이끌고 동행했다.
뜨거운 여름날의 땡볕 속에서도
생각보다 사람이 없어서
참 좋았었던 기억이 난다.
그 당시 사진찍는 걸 좋아하는 나는,
친척 여동생과도 엄마와도 사진을 찍었다.
아마 나들이 가서 엄마와 사진을 함께 찍은 건
처음이었던 것 같다.
며칠 후 이모부가 그날 찍었던 사진을
메일로 보내주셨고,
사진 속 엄마의 모습을 보며
엄마도 사진 찍는 걸 좋아하셨구나를
새삼 느꼈다.
사진 속 엄마는 은은하게 퍼지는 미소와 함께
멋진 포즈로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었다.
생각해보니 엄마는 결혼식 때에도,
두 녀석과 함께 사진을 찍을 때에도
항상 좋아하셨던 것 같다.
이 글을 쓰고 보니
엄마가 옆에 있을 때 사진이라도
많이 남겨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2 (p.35) <언제 어디서나 잘 웃는 여자>
글을 쓰면서 지금까지 몰랐던
사실 하나를 깨달았다.
엄마를 떠올리면 항상 웃는 얼굴이라는
사실 말이다. 지금 내 머릿속의 엄마는
당장이라도 웃음을 터뜨릴 듯한 표정을 짓고 있다.
누군가 나를 떠올렸을 때,
내 얼굴 또한 그랬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나를 보고 싶어 하는 사람도 많지 않을까?
지금 내가 엄마를 무척이나
보고싶어 하는 것처럼.
내가 기억하는 엄마는 항상 집안일로 바빴다.
희생의 아이콘이라는 단어가 떠오를 정도로,
가족들의 응석을 다 받아주며
꾹꾹 참아 내셨던 것 같다.
지금까지 우리들에게 키우기 힘들다고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낸 적도 없었다.
그당시에 당연하게만 생각했던 것들을
지금 내가 하고보니
마음이 더욱더 쓰라려 온다.
나는 두 녀석의 작은 투정도
잘 받아주지 못하는데
엄마는 어떻게 그게 가능했을까..
엄마라는 이름의 무게가 어느 정도였을지
조금은 짐작이 갈 것 같다.
엄마의 남은 나날은 좀 편하게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사셨으면 좋겠다..
“누군가 나를 떠올렸을 때,
내 얼굴 또한 그랬으면 좋겠다.”
이 문구를 보고, 우리 두 녀석이 나를 떠올렸을 때
내 얼굴 또한 화내고 짜증내는 얼굴이 아닌
웃는 얼굴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물론...많은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3 (p.60 - 61) <문자메시지로 식사메뉴 보고하는 여자>
엄마가 휴대전화를 장만했을 때도 놀랐던 나는
엄마로부터 문자메시지를 처음 받았을 때
그렇게 놀라울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때 엄마가 보낸 문자 내용을
똑똑히 기억한다.
「오늘부터 나도 문자를 보낼 수 있다.
어제 보내준 생일 선물 고맙다. 엄마가」
엄마와의 문자 대화는 이제
내 일상에서 빠져선 안 될 일과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그 즐거움이 크고 소중하게 느껴질수록,
훗날 엄마로부터 문자를 받지 못하는 순간을
떠올리며 쓸쓸한 기분에 사로잡힌다.
점점 쌓여가는 엄마의 문자는
그래서 지금까지 하나도 지워지지 않은 채
내 휴대전화에 고스란히 저장되어 있다.
우리 엄마도 그랬다.
처음 핸드폰이 생기고 나서 퇴근하고 온 나에게
문자 보내는 방법을 알려 달라고 했었다.
나에게 여러 번 오타의 문자를 보내며
연습을 하셨던 기억이 난다.
남에게는 친절하면서 내 가족에게는
남보다 소홀하게 대할 때가 종종 있었다.
그때 좀 더 친절하게 알려드릴 걸..
후회의 감정이 밀려온다.
난 엄마와 문자를 하면서
‘고맙다, 감사하다’ 등 말로 하기 쑥스러운 것을
글로나마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참 좋았다.
요즘은 카톡으로 두 녀석이 성장해 가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많이 보내드리고 있다.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한번이라도
미소 지을 엄마를 생각하니
내 어깨가 으쓱해진다.
“즐거움이 크고 소중하게 느껴질수록,
훗날 엄마로부터 문자를 받지 못하는
순간을 떠올리며 쓸쓸한 기분에 사로잡힌다.”
지금부터라도 엄마의 문자를 잘 모아봐야겠다.
#4 (p.82) <튀김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여자>
나는 엄마가 튀긴 음식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어른이 될 때까지 알아차리지 못했다.
식탁에 튀김류가 올라와도 동생과 나를 위해
차린 것이라 여겼던 것 같다.
엄마가 튀김을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된 건
내가 튀김에 손을 대지 않는 나이가 된 후에도
정기적으로 튀김을 만드는 걸 발견했을 때였다.
이 글을 읽고..우리 엄마는 어떤 음식을
좋아하시는지 생각해봤다.
엄마가 샤브샤브를 좋아하신다는 건
첫째녀석이 4살이 되고 나서야
처음 알게 되었다.
결혼 전에는 가족끼리 외식을
자주 안해서 전혀 몰랐다.
그보다는 내 앞가림하기 바쁘다는 핑계로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는 게 더 맞을 것이다.
왜 엄마가 되고나서야 엄마의 마음을 알 것 같은지...
그 전에 알았다면
맛있는 것도 많이 사드리고
집안일도 불만없이
더 도와드렸을 텐데 말이다.
#5 (p.105) <한 평생 오롯이 내 편이 되어준 여자>
집안일 한번 돕지 않고, 이부자리 깔고 개는 일까지
엄마에게 맡기고, 애완동물 기르는 일도
엄마에게 떠맡긴 나. 심지어 여름방학 숙제였던
한자 연습장 채우기도 엄마가 대신 해주었다.
이런 추억을 떠올릴수록 내가 얼마나 응석받이로
커왔는지 여실이 깨닫는다.
꾸중을 들은 적도 많이 있었지만
나에게 엄마는 너그러운 부모로 남아있다.
그리고 한편, 한없이 어리광을 부리던
어린 날의 추억은 늘 내마음속 깊이
따스함으로 남아 있다.
충분히 사랑받았다는 안도감과
충분히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는
뿌리 깊은 자신감.
이건 아마 엄마가 나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일 것이다.
내가 엄마가 되고나서야 엄마가 나를
얼마나 잘 키워주셨는지 알게 되었다.
사회생활을 하며 속상할 때에도
엄마는 항상 내 편이 되어 주셨다.
내가 작은 일에도 웃을 수 있고,
따뜻한 마음을 가질 수 있었던 것도
엄마 덕분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엄마에 대해 생각하면 할수록
감사함만 더해간다.
“돌이켜보면 엄마는
우리 가족 모두의 응석을 받아주는 존재였다.
세상에서 가장 강인했던 엄마의 등은
그렇게 가족들의 무관심 속에서
서서히 굽어갔다."
- 본문 내용 중 -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가슴이 먹먹해져온다.
지난 날 엄마와 함께했던 기억들은
내가 엄마로 성장해갈수록
시간이 지날수록 더 애틋해질 것 같다.
‘엄마’라고 부르면 언제든 토닥여주고,
힘들면 달려와 줄 수 있는
그런 엄마가 지금 내 곁에 있어
참 다행이다.
By @gomsee
곰씨님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