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비명 - 바쁜게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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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요즘 새로운 업무가 주어져 정신없이 바쁜 일과를 보내고 있다. 업무 내용도 생소하고 그동안 손발을 맞쳐온 동료들도 아니기에 업무에, 사람에 적응하느라 하루가 정신없이 지나간다. 아침 출근해서 시계 볼 시간도 없이 일하다 보면 금방 점심 때가 되고, 이것 저것 확인한다고 뛰어다니다 보면 또 금방 퇴근할 시간이다.

그동안 점심도 항상 회사 외부로 나가서 먹느라 매일같이 무엇을 먹어야 하나 행복한 고민을 했었는데 이쪽 부서 사람들은 구내식당을 이용하는 분위기다. 밥먹는데 시간과 에너지를 쏟지 않아 좋고 점심을 신속하게 해결하면 혼자만의 여유를 부릴수 있는 여유시간이 생겨서 좋긴하지만 구내식당의 맛과 질이 조금 아쉽긴 하다. 워킹맘 일상에서 제대로 먹을 수 있는 밥은 딱 점심 한끼인데 말이다. 뭐든 내가 해주는 것보다 남이 해주는 것이 맛있지만 아무래도 구내식당은 메뉴가 다양하지 않으니 더 그렇다.

아무튼 그렇지 않아도 바빴던 워킹맘 일상에 더 바쁜 상황에 놓여졌지만 다른 생각할 틈도 없으니 또 나름대로 좋다. 매일같이 데드라인이 있는 일을 하다보니 또 뭔가 하는 것 같기도 하다. 지금까지 내 업무는 내가 스스로 기간을 설정하고 성과만 내면 되었지만 지금 새롭게 시작한 업무는 시간과의 싸움을 해야 하는 기한이 정해진 일들이 많다. 하루에도 몇건씩의 업무를 처리해야 하니 뭔가 많은 일을 하는 것 같아 하루 업무가 마무리 될 즈음엔 다소 피곤함을 느끼곤 하지만 희안하게 삶의 활력이 느껴진다.

어릴 때 아르바이트 할 때도 그랬다. 집에 손 벌리기가 싫어 꽤 어릴 때부터 아르바이트를 시작해 여러가지 일을 해 봤던 것 같다. 그때마다 난 최대한 바쁜 일을 찾아 다녔다. 식당에서 서빙을 해도 바쁜 가게가 좋았다. 손님없이 파리만 날리면 괜히 안봐도 될 주인 눈치만 봐야하고, 할 일이 많지 않으니 시간이 더디간다. 바쁜 일을 하면 몸은 조금 힘들지만 정신적으로 쓸데없는 데에 에너지를 소모할 필요도 없고 무엇보다도 시간이 엄청 빨리 간다.

내 나이 이제 마흔 초반..내가 이렇게 바쁘게 살수 있는 날이 얼마나 될까? 내 온 에너지를 쏟으며 기쁘게 일할 날이 그리 길지는 않을 것 같다. 물론 60대 이후에도 뭔가 일을 하겠지만 지금처럼 이렇게 긍정의 에너지와 열정을 뽑아내며 즐겁게 일할 수 있는 날이 그리 길지는 않을 것 같다. 그래서 오늘 내가 주어진 바쁜 일상이 정말 기분 좋게 느껴진다. 물론 아직은 사람과의 마찰이 없지만 사람에게 적응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 이 마음이 달라질 수 있겠지만 말이다.

이제 퇴근해서 아이들을 데리러 간다. 육아라는 제2의 회사로 출근해 더 바쁜 저녁 일과의 시작이 될 듯하다. 근데 왜 아직까지 육아는 바쁜게 적응이 안 되는지 모르겠다. 특히 이번 주말에는 신랑도 없고, 시부모님도 여행을 가셔서 애 셋을 나혼자 돌봐야 하는데 벌써부터 주말이 무서워 진다. 육아에서 바쁜 건 절대적으로 예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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