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대문을 선물해 주신 영혼의 Artist @leesol님 감사드려요.
내 나이 벌써 마흔 하나.
옛날 같았으면, 아니 우스갯 소리로 첫사랑에 실패만 안 했으면 고등학생 아이를 두고 인생을 조금은 편하게 즐길 나이이다. 하지만 현실은 마흔맘인 나는, 오늘도 8개월을 갓 남긴 셋째까지 들쳐 없고 바쁜 주말을 보냈다.
피곤에 찌들어 산다는 말. 삭신이 쑤신다는 말. 정말 이제는 남의 말이 아니다. 젊은 시절엔 며칠밤을 꼬박새우고 일하고도 끄덕 없었고, 마라톤 하프 코스를 1시간 52분에 주파할 만큼 체력적으로도 절대 뒤지지 않았다. 그런데 요즘엔 만성 피로에, 아기띠로 아이를 메고 다니니 허리도 아프다. 그래서 가끔은 이 나이에 내가 뭐하고 있나 싶으면서 빨리 결혼해서 조금이라도 젊을 때 아이를 낳아 기를 걸 젊은 시절에 뭐했나 후회가 된다. 그리고 그 후회는 갓 대학을 졸업해 입사한 신입사원들이나 결혼 적령기가 넘어 시집갈 생각을 안 하는 후배들에게 잔소리가 되어 조기 결혼과 출산을 부축인다.
언젠가 신랑은 나이들어 아이를 키우는 게 나쁘지만은 않은것 같다고 했다. 젊은 시절엔 어린 객기로 술도 많이 마셨고, 가족보다는 친구가 더 좋았으며, 제 성질에 제가 못 이겨 성질부터 버럭내는 성질머리를 가지고 있었고, 철 없는 행동으로 부모님의 맘고생을 시킨 적도 있었다.
거기에 비하면 조금은 철도 들었고, 놀 만큼 놀아봐서 이제는 늦게까지 술 마시고 노는 친구들보다 가족이 더 소중함을 알았고, 아주 가끔은 잘 안 될 때도 있지만 내 성질은 내가 컨트롤 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더 잘 할 수 있는 것 같단다. 물론 여기에는 경제적으로 안정된 부분도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많은 부분 인정이다. 젊을 때 나였다면 잘 몰랐을 것들이 상당부분 육아에 도움이 된다. 젊은 시절에 지는 것도 무지 싫어했던 나였다면 그래서 그때 아이를 낳았다면 아이들에게 지금처럼 집중하지도, 애 셋을 낳을 생각을 못 했을 것 같다.
신랑의 누나는 나보다 두살이 많은데 아들 둘이 고2, 중3이다. 엄마 껌딱지에다 하나부터 열까지 엄마 손이 필요한 우리 아이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아이들만 집에 두고 온 형님한테 내가 한 마디 한다.
형님은 정말 좋으시겠어요. 아이들 다 키워놔서 애들이 성가시게 할 것도 없고.. 저는 언제 키우나 몰라요. 우리 애들도 빨리 컸으면 좋겠어요.
제 말에 아무말 없이 그냥 웃고만 있는 형님 대신 어머님이 한마디 하신다.
애들 다 크면, 너는 그만큼 더 늙는다는 거다. 지금이 좋은 줄 알아라.
반박을 할수가 없는 대꾸다. 나이들어 아이를 키우면서 삭신이 쑤신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이해가 가는 다이나믹 한 하루하루를 살고 있지만 지금 이 순간이 참으로 그리울 날이 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도 피곤함속에 아이들의 웃음과 애교로 행복함을 느끼는 중이다. 나이들어 아이를 키운다는 건 그리 나쁜 것 같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