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좀 답이 없는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그제 부산의 모 대학에서 취업관련 강의를 했습니다. 요즘 학생들답게 반쯤은 관심없이 핸드폰 화면만 보고 있고, 몇몇의 학생들은 고객를 끄덕이거나, 놀란 표정을 하거나, 강의에 관심을 보이면서 열심히 받아적고 강의자료 사진을 찍기도 하더군요. 모두가 강의에 집중해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마는 그건 제 욕심이죠. 몇몇이라도 제대로 방향을 잡기를 하는 마음에 진행자의 양해를 구하고 주어진 시간을 넘겨 강의를 했습니다.
안타까운 마음에 이 기사가 더 마음에 남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본 기사 중에 무인화라는 말이 있더군요. 많이 등장하는 말이죠.
무인화의 긍정적 효과는
요즘 무인화가 많이 진행되고 있죠. 특히 긴 줄을 서지 않고도 제가 원하는 메뉴를 빠른 시간에 받을 수 있습니다. 맥도널드에는 이미 자동주문기가 설치되어 있죠.(처음에 사용할 줄 몰라서 한참을 헤맸다죠..ㅠ.ㅠ) 마트에도 구매자가 물건 바코드로 직접 결제를 할 수 있는 계산대가 있습니다. 이번 여행을 갔던 프랑스에도 일부 설치가 되어 있더군요. 제가 자주 애용하는 스타벅스 앱에는 사일런오더라는 메뉴가 있습니다. 앱으로 주문을 해 놓고 제가 매장에 들어가면 음료를 만들기 시작합니다. ICT기술이 발전하면서 생활이 편리해지고 있다는 걸 직접 느끼고 있습니다.
나이키에서도 요즘 신발을 자동으로 생산하는 자동화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이미 아디다스에서는 독일에서 신발 자동생산을 했다고 기사도 났었구요. 천이나 고무같은, 형태가 고정되지 않는 자재로 자동생산을 한다는 건 참 어려운 일인데, IT기술과 로봇기술이 발전하면 멀지 않은 미래에 가능할겁니다. 그럼 대표적인 노동집약산업인 신발산업도 무인화에 한 걸음 다가가는 거네요. 아마도 신발공장 자동화가 더 진행되면 동남아보다 인건비가 비싼 한국에도 신발공장이 다시 들어올 수도 있을겁니다. 나이키신발생산을 위한 R&D센터는 한국과 대만에 있거든요. 일부 동남아 공장에도 있긴 합니다만, 기술이 좀 뒤떨어지는 건 사실이에요. R&D센터와 생산시설이 함께 있다는 건 그만큼 효율이 올라가는 일입니다.
무인화, 자동화는 전체적인 입장에서는 인간의 노동력 투입이 줄어드는 것이니 잘 된 것이라고 볼 수도 있겠군요. 대부분 기피하는 3D산업 종사자가 전체적으로 줄어드니 노동의 질 측면에서는 수준이 올라갔다고 볼 수 있을까요?
무인화로 인한 반대급부
그런데 반대로 생각해 보면요.. 그 일만을 할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은 어떻게 될까요? 그 일을 하지 못하면 그들은 수입을 얻을 수 없습니다.
경제가 발전할수록 더 많은 일자리가 만들어지는게 상식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물론 저도 그랬죠. 그런데 통계 결과는 반대입니다. 대통령직속일자리위원회의 통계지표를 보면 10억원당 일자리유발갯수는 점점 줄어 들어 95년에 34.2명에서 2014년에는 12.9명으로 20년만에 거의 1/3 수준이군요. 20년전의 10억원과 지금의 10억원은 실질금액은 차이가 나겠지만 그래도 일자리가 줄어든 건 사실이군요.
노동경제학에서 경제가 발전할수록 창출되는 일자리는 3차산업인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일자리의 질이 달라진다고 합니다. 초기 3차산업은 식음료 등 단순한 서비스업이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서비스산업이 발전하면 IT, 금융 등 전문 기술이 필요한 산업으로 넘어갑니다. 초기 서비스산업에서 일자리를 잃은 사람은 현재 새롭게 생기는 서비스산업에서 일자리를 찾을 수가 없습니다. 그런 이유로 정부에서 많은 돈을 들여가면서 IT기술을 실업자들에게 가르치는 이유이기도 하죠.
마트나 고속도로 톨게이트가 무인화되면서 그 곳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점점 보이지 않습니다. 톨게이트에서 속도를 줄이지 않아도 되니 고속도로 진입이 빨라져 좋기는 합니다. 하지만 점점 사람과 대면하는 일이 줄어듭니다. 단순한 일을 해 주던 사람들이 사라진 자리에 기계가 대신합니다. 기계에서 사람과 같은 온기를 정을 바라는 건 말도 안되는 일이죠. 앞으로 로봇기술이 아주 발전해서 사람과 같은 감정을 느끼고 표현하게 된다면 모르겠지만요. (하지만 인간과 로봇을 구분할 수 없는 AI나 블레이드 러너같은 사회를 바라지는 않습니다... 너무 겁나잖아요. 나와 마주보고 이야기하는 저 잘 생긴 남자가 사람일까 로봇일까.... 이런 고민을 한다면...에효..)
요즘 무인화로 가장 거시기 한 부분이 바로 고객센터 자동응답이에요. 콜센터 직원의 일을 줄이기 위해 자동화된 시스템이 응답을 하기는 하는데, 그 자동응답기는 말을 알아듣지는 못하죠. (AI기술이 더 발전하면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할까요??) 했던 말 또하고, 버튼하나 잘못 누르면 "입력을 잘못하셨습니다. OO는 1번, OO는 2번…" 그냥 끊고 싶습니다..
과연 편하게, 빠르게가 좋은 것일까?
어쩌면 우리는 너무나 "편리하게, 빠르게" 만이 최고의 "선"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닐까요? 그렇게 빠르게, 편리하게...로 발전해서 좋은 결과만 있는 것은 아닌 듯합니다. 편한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를 놔두고 건강을 유지하려면 계단을 이용하라고 합니다. 한두 정거장은 걸어다니라고 하네요. 편한 인스턴트식품보다 조금 성가셔도 신선한 제철 음식을 먹으라고 합니다. 대안학교, 먹거리운동이 벌어지고 있구요… 조금은 불편하고 조금은 성가셔도 그냥 함께 공존하는 세상을 만들어가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세상은 늘 한 쪽으로만 흘러가는 것은 아닙니다. 한 쪽으로 너무 기운다 싶으면 다른 쪽으로 다시 움직여가니까요. 요즘 우리나라의 취업 시장, 노동시장이 어떻게 흘러갈지 저도 궁금합니다. 그 일환으로 근무시간 52시간이 나오고 있는데 노동계, 재계 모두 반대하고 있죠..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첫 문장에 말씀드렸다시피 대안이 없는 넔두리만 했습니다.
어떤 대안이 있을지는 차차 생각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