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주식시장과 가상화폐 시장은 분위기가 너무 다릅니다.
견원지간도 아닌데, 왜 이렇게 다른 방향으로 달리는 지 모르겠습니다.
먼저 주식시장 이야기부터 하겠습니다.
북미 정상회담이 합의됐다는 소식 이후 우리 시장은 대략 100포인트 정도 올랐습니다.
이런 와중에 며칠전 이례적인 보고서까지 나와 후끈 달아 오르게 했습니다.
외국계 CLSA(크레디요네)증권사가 코리아 데탕트가 현실화될 경우 한국 증시에 상승 리스크(업사이드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보고서를 냈습니다.
이 보고서는 “북미 정상회담에서 의미있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 거라는 회의론이 대부분이지만,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오히려 엄청난 호재가 나올 반전의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며, "북미정상회담의 결과로 북한이 개방한다면, 한국 증시에 '블랙 스완' 이벤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블랙스완(검은 백조)은 다 아시다시피, 발생 가능성이 매우 낮지만, 일단 발생하면 엄청난 충격과 파급효과를 가져오는 사건을 말합니다. 그러니까 엄청난 상승 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9년전 금융위기때의 블랙스완은 반대로 공포의 대폭락을 불러 왔었죠.
상승 리스크? 네, 시장엔 하방 리스크만 있는 것이 아니라, 상승 리스크도 있습니다. 실제 사례를 들려 드리겠습니다.
오래 전, 애널리스트로 10여년 활동하다, 투자자문사로 독립해 나간 친구가 있었습니다. 텔레비전에도 자주 나오고, 잘나가던 애널리스트 중 한 명이었습니다.
하루는 술 한 잔 하자고 연락이 왔습니다. 당시 시장이 활황이었습니다. ‘으~리는 있네. 오늘 무슨 술을 먹어줄까' 즐거운 상상을 하며 약속 장소에 나갔더니, 예상과 전혀 다르게 사색이 돼 있었습니다. 왜 그러냐고 했더니, 자초지종을 이야기합니다.
얼마 전 큰 손 고객 한명이 50억원을 맡겼답니다. 당시 지수가 1980정도였답니다. 그런데 이 친구는 2000을 살짝 넘긴 뒤, 조정을 받을 것 같아서, 조금이라도 더 싸게 사 수익을 더 내려고, 매수 시점을 늦췄답니다. 1900정도로 밀리면 사겠다고. 그런데 2000을 돌파하더니 순식간에 2050, 결국 2100을 터치하고 말았습니다.
그때 50억원을 맡긴 고객의 전화가 왔답니다. 수익이 많이 났을 거라고 생각한 그 고객은 기분이 좋아서, 술 한 잔 대접하겠다고 했답니다. 그래서 이 친구가 요즘 바빠서 나중에 연락드리겠다며 전화를 끊고는, 저에게 전화를 한 겁니다.
어떡하면 좋겠냐는 겁니다.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이름을 날렸던 사람이 저에게 무슨 조언을 기대했겠습니까. 그냥 편한 사이니까, 하소연한 거겠죠. 그런데 아이디어를 내보라고 계속 다그치는 겁니다. 참 딱한 노릇입니다. 무슨 신통한 방법이 있겠습니까?
그래서 제가 2가지 방법밖에 없다, 첫째는 솔직하게 주식을 살 타이밍을 놓쳤다고 말하고, 그냥 뺨 한 대 맞아라고 했습니다. 그 친구는 아무 말이 없었습니다. 받아 들이기 어려웠겠죠. 그랬다간 그 바닥에서 단번에 소문이 나고, 고객이 다 떨어져 나가겠죠.
두 번째 방법은 레버리지로 추격하는 방법이 있겠는데, 너무 리스크해서 하지 않는게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그 친구는 자꾸 괞찮겠냐, 괞찮겠냐는 말을 되풀이해서 물었습니다. 그 친구는 저보다 금융시장을 100배 더 잘 아는 친구입니다. 몰라서 묻는게 아니라, 답답하니까, 지푸라기라도 잡고 하소연하고 싶은 심정에서 하는 말이었겠죠.
두 번째 방법은 말하자면, 거북이처럼 움직이는 시장을 레버리지를 사용하여 토끼처럼 따라 잡자는 얘기인데, 문제는 토끼는 동쪽으로 갈 때도 빠르지만, 서쪽으로 갈 때도 빠르다는 겁니다.
당연히 매우 위험한 방법입니다. 계속 상승한다면, 단번에 따라 잡을 수 있겠지만, 만일 하락한다면, 고점에서 레버리지를 일으켰기 때문에 치명상을 입겠죠.
(이 얘기는 여기까지만 하고...그 뒤는 다음에 말씀드릴 기회가 있으면 하겠습니다.)
오늘 얘기는 상승 리스크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설명하기 위해 드린 말씀입니다.
사실 외국계 펀드들이 컨트리 리스크 때문에, 한국 비중을 다 채우고 있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만일 북미정상회담에서 획기적인 긴장 완화 국면이 도출된다면, 외국계 펀드들이 빈 곳간을 채우기 위해 한국주식을 강력하게 매수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CLSA증권 보고서는 그걸 지적한 겁니다.
그렇게 되면 당연히 우리시장은 폭등하겠죠. 하지만 저의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물론 그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그 증권사의 보고서처럼 폭등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회담 전개과정을 지켜봐야 하겠지만, 대략 10% 정도의 상승동력을 갖는 정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당시의 금융시장 환경도 큰 영향을 줄 겁니다.
(올해 주식시장에 대한 저의 개인적인 의견은 이전 두 번의 포스팅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참고로 그 증권사는 지난해, 문재인정부 임기 말에 한국 주식이 4000정도 갈 수 있다는 보고서를 낸 적이 있다는 걸 참고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어느 정도 상승은 가능하겠지만, 폭등이 나올 것이라는 견해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주식시장에 관심있는 분들은 너무 들뜰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북미회담의 전개 과정을 살펴보며 대응해도 늦지 않습니다.
절대 그래서는 안되겠지만, 만일 북미 정상회담이 성과없이 결렬된다면, 저는 그 결과를 상상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저는 가상화폐에 대해서는 문외한입니다. 그래서 가상화폐에 대한 분석을 기대하시는 분들은 지금부터의 글은 읽지 않는 게 좋겠습니다.
봄같은 주식시장과 달리 가상화폐시장은 엄동설한입니다. 특히, 알트코인 들고 계신 분들 심정..........저도 잘 압니다. 정말 힘든 시절입니다.
알트코인 입장에서는, 비트코인이 오를 땐 찔끔 따라가다가, 비트코인이 횡보하면 슬금슬금 내리고, 비트코인이 내리면 훨씬 더 하락해 버리니, 참 야속합니다.
알트코인과 비트코인의 스프레드가 갈수록 벌어진다면, 견디지 못하고 비트코인으로 옮겨 타는 투자자들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스프레드가 더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물론 스프레드가 이미 벌어질 만큼 벌어졌다고 보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누가 정답을 알겠습니까.
하지만, 주식시장에도 상승 리스크가 있듯이, 가상화폐 시장도 이제 상승 리스크에 노출될 때가 거의 다 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어느 분 말씀대로, 거래량이 확 줄어들어 더 이상 팔 사람이 사라진 거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모든 금융자산은 하락 리스크와 함께 상승 리스크도 있다는 걸 기억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스팀과 스팀달러를 잔뜩 들고 계신 분들에게 힘내라는 말씀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