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가격 움직임이 수상하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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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쓸까말까 망설이다, 이왕 시작한 거라 그냥 쓴다.
지난 한달간 관찰한 한국의 가상화폐 시장 가격 움직임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적어도 내 눈에는. 이 글을 쓰는 어제 오늘 정도는 별 문제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지난 한달간은 명백히 의심할 만한 가격 움직임을 보였다.
가상화폐의 가격이 비싸다거나, 싸다거나 하는 얘기가 아니다. 급등락을 해서 이상하다는 얘기도 아니다. 모든 금융자산은 오르고 또 내리고 하는 것이며, 상품의 종류에 따라 등락 속도가 다를 수 있다. 가상화폐 역시 하나의 금융상품으로 본다면, 급등락을 보인다고 해서 이상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그것이 가상화폐의 속성이라고 생각하면 그만이다.
난 가상화폐의 적정가격을 산출할 재주가 없다. 낙관론자의 주장처럼 비트코인이 1억원 혹은 그 이상으로 가격이 치솟을 수도 있고, 비관론자의 주장처럼 0원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어느 쪽이 맞는 지, 나도 궁금하다.
가격의 적정성을 떠나, 그동안의 한국 가상화폐 시장 움직임은 도무지 납득이 되질 않는다. 김치 프리미엄이 붙을 수는 있다. 시장에 따라 수요와 공급이 불일치한다면, 다른 시장보다 가격이 높거나 낮을 수 있다. 문제는 그 정도가 지나쳤다는 것이다. 지금은 프리미엄이 0에 수렴해 정상적인 모습이라 이 글이 재미가 없겠지만,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비정상적인 프리미엄이었다. 국내외 아비트리지 거래가 쉽지 않은 탓도 있었겠지만, 스프레드가 누가 봐도 지나쳤다.
더 이상한 건, 한국에서 거래되고 있는 거의 대부분의 가상화폐에 붙어 있는 프리미엄이 거의 같다는 것이다. 프리미엄이 붙을 수 있고, 백번을 양보해 그 정도가 30% 혹은 일시적으로 50%가 넘을 수도 있겠지만, 모든 가상화폐가 같은 비율의 프리미엄을 받는 건, 상식적이지 않다. 한국에서 유달리 인기가 있었던 리플과 선호도가 덜한 가상통화에 불어 있는 프리미엄 비율이 같다는 건 전혀 자연스럽지 않다.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로 프리미엄이 붙었다면, 더 많은 수요가 있는 가상화폐의 프리미엄이 월등히 높아야 하는 게 자연스럽다. 더구나 한국의 대표적인 거래소 3곳의 프리미엄이 거의 같다. 즉각적인 차익거래가 끊임없이 발생한다면 가능한 일이겠지만, 이런 가정은 상식적이지 않다.
프리미엄이 확장되거나 축소될 때 모든 가상화폐가 일제히 같은 비율로 움직이는데, 마치 국군의 날 행진 때, 군인들이 일사분란하게 팔을 올리고 내리고 하면서 그 각도까지 똑같이 맞추는 모습을 상상하면 된다. 그건 절대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모습이 아니다. 군 생활 해본 사람은 안다. 그렇게 하려면 몇달간 죽을똥 살똥 연습해야 한다. 한 보름쯤 전 어느날, 프리미엄이 15%수준에서 순식간에 일제히 5%수준으로 축소되더니, 다시 순식간에 일제히 15% 수준으로 되돌아가기도 했다. 어느 한 가상화폐가 아니라, 모든 종목이. . .
며칠전엔 약 10%정도의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발생하기도 했는데, 이때도 모든 종목이 같은 마이너스 비율을 보였다. 3곳의 거래소 모두에서. 이게 순전히 개인투자자들의 거래만으로 나타나는 현상일까. 이건 누군가가 시장을 메이킹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시장을 만들어가는 프로그램의 주인이 누구인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