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에 관한 이야기

godknows(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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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에게 언젠가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있었다. 네가 괜찮다고 말했다고 해서, 정말로 괜찮은 줄 알고 넘어가버린다면 네 마음 속에 억눌려 있던 상처와 울음이 큰 덩어리로 굳어서 남고, 그렇게 우리 사이에 생긴 부재는 처음엔 작은 빗금으로, 그 다음은 균열로, 결국엔 커다란 절벽이 되어 갈라져 다시는 메울 수 없게 될 거라고. 침묵과 그로 인한 부재에 대한 이야기였다. 아무리 많은 대화를 해봤자 그것은 자신이 처한 현실적 상황을 해결할 방법을 주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그 사람이 나의 상황에 대해 너무 많은 것을 알지 못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생겨난 그런 침묵이었다. 사람들은 그렇게 많은 이유로 침묵을 한다. 이것은 나의 이기이기도, 상대를 위한 이타이기도 하다.

하지만 침묵을 지켜보는 이는 말라죽을 수도 있다. 상대의 의중을 알지 못하기에 그것을 자신을 위한 이타인지는 도무지 알 수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침묵을 그만두게 하기엔 현실 도피의 방법으로 너무나 침묵에 익숙해져 있고, 그것은 결국 습관이 되어 버린 경우가 많다. 그것은 내 사랑에게 그걸 듣고 잠깐은 미안해했고, 잠깐은 마음이 무거웠던 내가 그러고도 결국은 내 침묵의 이유를 그 에게 들려주지 않았다는 점에서도 나타났다. 그 침묵의 이유는 결국 그 사람의 밑바닥과 관련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내가 이것을 보이면 결국 내 밑바닥까지, 잘못하면 나의 부서진 자존심에 대한 이야기까지 나와야 하기 때문에 부담감이 드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간혹 침묵을 지키다 그 것을 깨고 나오는 방법으로 말 돌리기를 택하기도 한다. 어떤 결론이 나오던 아무런 상관이 없는, 어떻게 되던 좋은 그런 편안한 얘기로 화제를 돌린다. 마치 의견충돌이 일어날 만한 이야기를 일부러 피하는 것처럼. 너무 깊지도 않게, 적당한 수위를 유지하며 나를 드러내지 않고 얘기할 수 있는 주제. 그것을 사람들은 좀 더 속 편히 생각한다.

우리는 늘 자신에 대해 비밀이 많은 것 같다. 세상이 복잡해질수록, 믿을 사람이 없어질수록 점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