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터면 열심히 살뻔했다.
내가 읽겠다고 책을 선정하는 기준 중에 큰 하나는 제목이다. 일단 이 책은 제목이 너무 특이하다. 하마터면 열심히 살뻔했다니.. 열심히 살라고만 다그치는 요즘 세상에서 마치 그러지 않은것이 특별한 행운인 것 마냥 말하는 저자가 궁금했다. 야매로 득도를 한 에세이라니.. 일단 궁금했다.
혹시나 야매로라도 득도를 할 수 있다면 하고싶으니 말이다.
글쓴이 하완이라는 사람은 놀고 먹는 것이 제일 행복하다니.. 특기 중 들어오는 일 거절하기라니.. 게다가 모아놓은 돈 까먹기, 이 일이 너무 적성이라 더욱 더 게으르게 살고 있다고 한다. 사실 저자소개를 보며 책을 읽어야 하나 말아야하나 크게 고민했다.
이직을 준비하며 약 한달정도 모아둔 돈만 가먹으며 생활했던 때에 최악의 기분을 만끽했기 대문이다. 쉬고 있어도 쉰다고 말할 수 없고, 어느순간부터 눈치를 보게 되고 불안하게 됐다.
왜 숨만 쉬어도 돈이 나가는것인지 죄책감도 들었으니 말이다.
더 크게는 내가 이렇게 생산성이 떨어지던 사람이었던건가 하며 자괴감마저 들었다.
그런 나에게 열심히 사는 것이 좋지 않은 일인 것 마냥 이야기 하는 책이라니..
웃기기도 했고 궁금하기도 했다.
책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큰 제목이 무언가 나를 때리는 느낌이었다.
이러려고 열심히 살았나
아마 나와 같은 또래들이라면 더욱 더 그렇게 느낄 것이다.
개천에서 용나는 시대는 물건너갔고, 갖은 노력을 해보아도 태어나면서부터 정해진
수저계급제도에 좌절하게 만드니 말이다.
노력이 나를 배신 할 때라는 글은 저자가 무슨 생각을 담고 있는지 한 번에 알 수 있었다.
원래 인생은 공평하지 않아. 노력으로 다 된다는 말도 거짓말이지.
알겠어? 네 노력이 부족한 탓이 아니라는 이야기야. 이런 말을 받으니 위로가 되었다.
저자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기 위해 회사를 그만두고 나와 1년 정도를 예상하며 자신이 원하는 일이 무엇인지 찾아 나서겠다고 했다.
하지만 3년이 될 때까지 그 일을 찾지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자신이 깨달은 것들을 집필한 이런 에세이.
사실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 일단 잘 읽었다라는 생각을 했다.
저자는 하마터면 열심히 살뻔했다고 하는데, 내가 생각했을 때에는 충분히 열심히 살고 있는 것 같다. 자신의 분야에 즐기며 일을 하고 있고 그냥 내려놓는 방법을 배운 사람인 것 같다.
사실 아직 나는 내려두지 못해서 모든 것에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나를 위한 지식보다 남들에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지식을 알고 싶어하기 바쁘고,
나를 채운다기보다 남들이 보는 나를 채우기 바쁜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요즘 에세이를 자주 읽게 되는데 아마 남의 생각을 읽으면서 나를 다시금 되돌아 볼 수 있는 사색의 시간을 즐기게 된 것 같다.
예전이라면 상상해 볼 수 없는 나의 모습 중 하나이다. 나도 조금씩 책으로 발전을 하고 있구나 느끼게 되는 시간을 갖게 되서 좋았다.
괜히 나에게 내가 뿌듯함을 가지게 됐다고나 할까?
에세이를 읽게 되며 느꼈는데 나도 이런 에세이를 쓸 수 있을만한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