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은 내내 날씨가 좋아서 육지에서도 눈을 볼 일이 많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니 우리나라 최남단에 있는 제주도는 오죽했을까...
겨우내 눈이 한번도 오지 않아서 올 겨울에는 눈 구경도 못하고 지나가는 줄 알았다.
보통 일기예보에서 한라산에 눈이 오는 걸을 예보하면서 제주도에 눈이 많이 왔다는 뉴스가 나오면 육지에 사는 지인들에게 전화가 온다.
"눈 많이 왔다는데, 괜찮아?"
하지만 제주도가 코딱지만한 섬도 아니고 제주도 안에서도 한라산을 중심으로 한 산간 지역과 제주도 해안을 빙둘러 해안 지역의 날씨는 확연히 다르다.
제주시와 서귀포시의 날씨도 현격히 차이가 난다.
그래도 육지 사는 지인들은 일기예보에서 '제주도에'라는 말이 나오면 꼭 안부 전화를 한다.
아무튼 한라산에는 눈이 많이 와서 눈세상이 몇번 됐었지만, 제주 시내나 서귀포에서는 올해 아직 눈을 한번도 구경을 못했었다.
그런데 며칠 마치 내일 당장 봄이 올 것처럼 영상 18도까지 올라가면서 따뜻하더니 어젯밤부터 갑자기 비가 오고 바람이 불더니 기온이 확 내려가 버렸다.
오늘 낮에는 마지막으로 눈도 내려 주었다.
그나마 이 눈도 잠시 내리고 곧 싸락눈으로 바뀌어 버렸지만...
제주에 몇년 살고 있으니 제주 날씨에 눈치가 빤해진다.
보나마나 잠시 흩날리고 말 눈이므로 이 순간을 카메라에 담았다.
제법 오는 눈처럼 보이지만, 길에는 하나도 쌓이지 않고 곧 녹아버렸다.
처음 제주도에 이사온 해에는 보기드물게 제주도에도 눈이 많이 내려서, 나는 제주도에도 겨울이면 눈이 꽤 오는구나 하고 생각했었다.
그 해를 빼고 거의 매해 겨울 쌓인 눈을 구경을 못한 것 같다.
올해는 이렇게 흩날리는 눈발로 만족해야할 듯 싶다.
눈 오는 것을 좋아해서 겨울에 눈이 거의 오지 않는 건 아쉽지만, 그래도 난 따뜻한 제주도가 좋다.
때늦은 첫눈을 보며 봄을 기다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