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철학적 질문을 던지고 깊이 있는 생각을 하게 하는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작가의 "두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해본다.
이 작품은 관계(부부, 부모와 자녀, 친구, 동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다. 표지에서 보이는 남자와 여자 얼굴 풍선이 집을 들고 하늘을 날아오르는 모습과 책 내용 중 부부관계를 암시하는 듯한 글이 많아서 그런지 부부와 가족 관계에 집중하여 읽었다.
어떤 두 사람은 마치 두 개의 시계와 같아요.
나란히 서서 같은 시간을 견뎌 가지요.
시계 하나는 가끔은 빠르기도 하고 가끔은 늦기도 해요.
이 시계는 신경을 써 줘야 해요.
다른 하나는 절대로 시간이 틀리지 않지만 가끔은 배터리가 떨어진답니다.
두 사람 관계를 시계로 묘사한 부분인데 꼭 우리 이야기 같았다. 가끔 빠르기도, 늦기도 하는 시계는 나를 의미한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 빨리 혹은 늦게 퇴근하는 모습을 나타내는가 싶었는데 다시 한번 생각해보니 내 삶을 계획성이나 규칙성 없이 지내는 걸 의미하는 것 같았다. 예를 들면 이런 거다. 가정생활과 일을 잘하는 것처럼 보이기는 하는데 지속적으로 손이 가는 귀찮은 존재! 혹은 타인(주로 아내)이 신경 쓰지 않으면 위태로운 존재! 한 마디로 불안정한 상태를 표현하는 것 같다.
이에 반해 절대로 시간이 틀리지는 않지만 가끔은 배터리가 떨어지는 시계는 아내를 의미한다. 솔직히 이 문구에서 마음이 아주 아팠다. 사회 생활을 포기하고 온종일 집에서 나와 아이들 뒷바라지를 하면서 절대로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아내. 그러다 어느 순간 큰 병에 걸리거나 외로움과 우울증에 시달리는 나약한 존재인 아내. 함께 있어서, 그리고 매번 당연시 여겨서 소중함과 고마움을 잊고 있었던 아내를 표현하는 것 같아 몇 번을 곱씹어 보았다. 서로에게 힘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계 개선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두 사람이 함께한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답니다.
세 번째 사람을 만들어 낼 수도 있어요.
이 글귀가 표지와 함께 부부관계를 암시하는 가장 큰 부분이다. 두 사람이 함께한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정말 멋지고 신비로운 말이다. 나 역시도 아내와 함께하면서 자존감이 높아졌고 밝고 긍정적인 기운을 더 키웠다고 생각한다. 내가 할 수 없다고 자신을 제한했던 문제들도 함께하면서 극복해 낸 적도 많다. 고마운 일이다. 그리고 세 번째 사람, 즉 새로운 생명을 만들어 낸다는 건 이 세상에서 가장 큰 축복이 아닐까 싶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우리 모두는 새 생명을 창조해 낼 수 있는 신 같은 존재다. 신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 모두가 신성이다.
두 사람이 함께 사는 것은 함께여서 더 어렵고 함께여서 더 쉽습니다.
함께 사는 것이 마냥 좋기만 한 것이 아니다. 오죽하면 기혼자들이 습관적으로 하는 말이 "혼자였을 때가 좋았는데, (미혼자들에게) 절대 결혼하지 마라." 라고 한다. 그만큼 살아 온 기간, 가치관, 생활 습관,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종종 마찰이 생기기 마련이다. 내 생각을 바꾸기도 힘들지만 타인을 바꾸기는 더 힘들다. 그래서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 들여야 한다.
같은 곳을 바라보지만 다른 생각을 할 수밖에 없는 건, 우리는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다르다는 것은 참 어렵다. 때로는 오해와 갈등이 생겨 미워하고 단절되기도 한다. 하지만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고 포옹하며 사랑하는 순간 우리는 더 큰 행복을 느끼게 된다. 얼마 전 한상유님께서 "다르다는 건 축복"이라고 하셨다. 100% 공감한다. 혹시나 다르기 때문에 부부간 불화가 있다면 지금 바로 다름을 인정하고 관계를 개선하면 좋겠다. 물론 나부터... ^^
이 작가 그림체가 다소 생소하고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점도 있지만(아이들 같은 경우 무서워서 기피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동시에 상상력을 자극하는 심오함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그림 책을 통해 마음에 담아 두었던 고민을 나누고 반성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스스로는 바뀌지 않으면서 타인을 바꾸고 싶어 하는 욕심 내려놓기,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하기,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이 원하는 것을 주려고 노력하기와 같이 마음에 여유를 가지고 성숙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어른들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그림책인 만큼 다음에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작가 작품을 자주 소개할 듯한 예감이 된다. 많은 분들이 짧은 글과 그림에서도 큰 울림을 얻으시기를 바란다.
언제나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축복합니다. ^^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