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작가 소설 #1] 날아라 비둘기

epitt925(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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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았다. 내 아내를 죽인 그 놈...

사흘 전, 나는 아내를 잃었다. 아내는 차도 한복판에서 먹이를 찾고 있었다. 그것이 가장 큰 화근이었다. 얼마나 위험한 짓인지를 모르는 것은 아니었지만 사막 한가운데서 먹이를 찾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기에, 생존을 위한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다. 평소와 다름없는 하루였을 뿐이다.

끼이익! 쿵!!!

사고였다.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걸 본능적으로 직감할 수 있었다. 찰나의 순간. 신음 소리 조차 낼 수 없었다. 그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마지막 순간을 기억하기 위해 두 눈을 돌리지 않는 것뿐...

미약한 몸이나마 잠시 복수를 다짐했다가 이내 포기하고 만다. 애초부터 독수리보다 빠르게 달리는 자동차를 따라가는 것 조차 불가능한 일이다.

지쳤다. 태양을 피할 곳을 찾는 것도, 먹이를 찾아 헤매는 것도, 모든 것이 다 지쳤을 뿐이다. 아내의 옆에 나란히 누워 지쳐버린 심신을 놓아버리기로 했다.

쨍그랑...

얼마간 달리던 자동차가 갑자기 멈춰 섰다. 천천히 창문이 열리더니 동전 몇 개가 떨어졌다. 그리고 이내 다시 속도를 높여 시야에서 사라져간다.

'무...슨 짓이지? 이 동전들은...'

몇 차례의 사고를 목격했지만 달리던 자동차를 멈춰세우고 동전을 던지고가는 인간 따위 본적이 없었다. 갑자기 흥미가 생겼다.

'따라갈 수 있을까...?’

아이러니하게도 방금 전까지 모든 것을 놓아버리기로 한 내 의지와 상관없이 내 날개 짓은 점차 빨라지고 있었다. 멀어져가는 자동차를 시야에서 놓히지 않기 위해 모든 힘을 쏟아낸다. 숨이 가빠질수록 몸은 더 가벼워지는 것을 느낀다. 이상한 일이다.

끝이 없을 것만 같았던 사막을 지났다. 나무가 보이고 마을이 보인다. 세상은 내 생각보다 크고 넓었다. 그리고 아름다웠다. 모든 것들이 꿈만 같았다. 아내를 잃은 기억도, 숨이 멎을 정도로 날아오른 것도, 사막을 벗어난 것도, 세상이... 아름답다고 느낀 것도...

...

온 몸이 두둘겨 맞은 듯한 통증과 함께 정신을 차렸다. 며칠간 아무것도 먹지 못한 채 한계를 넘은 비행으로 수명이 다해가는 것을 느꼈다. 남아있는 수명에 대한 걱정보다 놈을 놓쳤다는 사실이 다시금 날아오르게 재촉했다.

'찾았다!'

이틀을 찾아헤맨 끝에서야 놈의 자동차를 찾았다. 어디로 이동하고 있는 듯했다. 더이상 비행하기가 힘들어 놈의 자동차 위에 걸쳐 앉아 대화를 엿들었다.

"그 있자나. 니 며칠 전에 현장에서 오는 길에 비둘기 박았자나. 그때 와 동전 막 던져줬노?"

"아... 그거요? 한국에서 춘천 현장에 있을때 로드킬 당한 동물들 많이 봤거든요. 걔네들 불쌍하게 죽었는데 노자돈도 없이 저승 갈 생각하면 조매 불쌍해가꼬... 그런 애들 볼 때마다 동전 있는 거 던져주던 습관이 들어삣어요. 제가 운전하다 박은 건 처음이라 어리둥절해가꼬 마이는 못던져줬는데... 그래도 좋은 곳으로 가라고 빌어줬으니까 다음 생에는 이런 사막같이 칙칙한데 말고 푸른 나무들 많은데 태어나서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네요.”

...

눈 앞이 뿌옇게 번져감을 느끼며 자리에 주저 앉았다. 나쁜놈은 아닌 것 같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놈이 던져줬던 노자돈이면 아내와 함께 충분한 여행이 될 것이라는 안도와 함께 밤하늘을 올려다 본다. 시리게만 느껴졌던 푸른 달이, 두렵게만 느껴졌던 밤하늘의 어둠이... 오늘따라 포근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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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모분야 : 소설
응모자 : epitt925@epitt925


어느날 사막에서 로드킬을 한 뒤 차량 위에 앉아 있던 비둘기를 보고 쓴 단편소설입니다. 지금도 가끔 길 위에 로드킬 당한 동물들을 볼 때면 동전을 던지며 명복을 빌어줍니다. 다음 생에는 길바닥에서 객사하지 말고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천수를 누리며 행복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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