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 전 딸기 농장을 다녀오면서 선물 받은 딸기 화분. 어여뿐 흰꽃이 세 개나 피었다. 수정을 시켜줄 벌이나 나비가 없었기에 '후우~ 후우~' 바람을 불어 주기도 했고, 아내님이 소중히 여기는 나름 고가의 붓으로 살살 문질러 주기도 했다. 이런 나의 정성을 알아주기라도 한 듯 열매가 맺혔고 무럭무럭 자라기 시작했다.
열심히 성장하는 딸기들 위로 세 개의 꽃이 추가로 더 피었고, 이번에는 하나만 열매를 맺은 채 꽃잎을 떨어뜨리고야 말았다. 자신의 흔적을 남겨 놓지 못한 채 떨어지는 꽃잎을 보니 서글픈 마음도 들었다. 더군다나 이미 자라고 있는 딸기들의 성장을 위해서 열매를 맺지 못한 줄기를 꺽어야 하는 마음은 몹시도 괴로웠다. 마치 최우선으로 두는 가치(목적, 목표)를 위해 부차적인 것들을 잘라내야 하는 약간은 이기적인 마음이라 더 미안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너는 너대로 소중하고 의미있는 존재였다는 것을 알아 줬으면 좋겠다.
가장 먼저 자라던 녀석은 붉으스름한 빛이 도는가 싶더니 이틀만에 빨간 옷으로 갈아 입었다. 아이들은 신이나 딸기에게 축복의 노래를 불러주었다. 뭐, 궁극적인 목적은 새콤달콤한 딸기를 먹는 것이겠지만...^^;;
이제 슬슬 겨울도 끝자락에 있고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 오고 있다. 겨우내 움츠려 있기만 한 줄 알았던 생명의 숨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그리고 성장하는 것들은 단연 식물들만이 아니었다. 매일 곁에 두고 있으면서도 언제 이렇게 자랐는지 모를 우리 아이들 역시 엄청난 성장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첫째는 대부분의 옷들이 작아져 더이상 입을 수 없게 된 것이 많았고, 표현력이 상당히 많이 늘어 있었다. 한 번씩 나에게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단순히 들었던 것을 기억해 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상상하는대로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나 또한 아이의 이야기를 통해 새로운 동화에 대한 영감을 받고 있기에 너할 나위 없이 긍정적인 관계가 되고 있다.
둘째는 둘째대로 많이 성장했다. 장인 어른댁에 다녀온 이후로 할 줄 아는 말들이 참으로 많이 늘었다. 말귀도 다 알아듣는 것을 보면 이제는 정말 사람됐다는 생각이 든다(이전에는 울고 악 쓰는 짐승이나 다름없었다 ㅋㅋㅋ). 여하튼 앞으로도 지금처럼 건강하게 자라길 바랄 뿐이다.
세상 모든 생명에게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축복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