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아들이 계란 알러지가 생긴 이후로 음식을 조심하고 있다. 계란이 들어간 음식을 주지 않는 것은 물론 집에서 계란 요리 자체를 자제하고 있다. 며칠 전에 난류를 같이 조리하는 곳에서 만들어진 음식을 먹였더니 알러지 반응이 나와서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아이에게 노출이 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하지만 어린이집에서는 우리 아이만을 위해 별도로 음식을 따로 할 수가 없으니 간혹 씻길 때 보면 미미하게 알러지 반응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는 아이가 크게 가려워하지 않고 상태가 심각하지 않아 대수롭지 않게 넘긴다.
한 번은 아이가 하원을 하고 왔는데 가려움을 호소했다. 옷을 벗겨 확인해보니 군데군데 알러지 반응이 심하게 올라와 있었다. 혹시 계란이 들어간 음식을 먹었냐고 물어보니 아니라고 한다. 간접적으로 접촉이 되었나 싶어 계란음식이 나왔냐고 물어보니 그것도 아니라고 한다. 그런데 도대체 왜 그런가 한참을 궁금해 하다가 혹시 과자를 먹었었나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왜냐하면 시중에 유통되는 과자의 대부분이 계란이 들어가거나 난류를 취급하는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과자의 유혹을 잘 참고 대체 간식을 잘 먹고 있었던 터라 혹시나 싶어 물어봤다.
"윤아 과자 먹었어?"
"아빠~ 내가 있자나 오늘 어린이집에서 그림을 많이 그렸다."
"(왜 동문서답이지? 수상하다!)아니, 윤아, 혹시 과자 먹었어?"
"아빠~ 그림 그린 거 선생님한테 칭찬 받았다."
"윤아. 사실대로 말해봐 혼내는 거 아니야. 과자 먹었어?"
"(내 눈을 피하며)과자? 먹은 거 같기도 하고, 아닌 거 같기도 하고. 잘 기억이 안나."
"(아내와 나 동시에)먹었네. 먹었어. ㅋㅋㅋㅋ"
아이가 알러지 때문에 힘들어 하는 것을 보면서 안쓰럽지만, 안먹었다며 딱 잘라 거짓말 하지도 못하고 기억이 안난다고 하는 모습이 정말 귀여웠다. 과자는 줄 수 없지만 대신 아이가 좋아하는 과일과 유과를 주면서 다음에는 절대 과자 먹지 말자며 약속했다.
사실 어른들도 먹는 것을 절제하는 것이 어렵다. 나의 경우에도 음식을 간소하게 먹고 있지만 외부에서 사람들을 만날 때는 걸신이 들린 것 마냥 먹어댈 때가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경우 절제하는 것이 더 힘들다고 하는데 지금까지 잘 참아 준 것만으로도 고맙고 대견하다. 앞으로 아이가 과자를 찾지 않도록 대체할 수 있는 간식을 자주 챙겨주면서 달래줘야겠다.
오늘도 세상 모든 아이들이 건강하고 즐거운 하루를 보내길 바랍니다. 모든 가정에 사랑과 축복이 가득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