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잠을 아주 잘 잡니다. 한 번 잠이 들면 누가 엎어가도 모른다는 이야기는 저를 두고 하는 이야기입니다. 첫째를 낳고 2시간 간격으로 수유를 해야 하는 아이 때문에 아내님은 매번 잠에서 깨어 뒤치다꺼리를 도맡아 했었습니다. 바로 옆에서 우는 아이의 울음소리도 듣지 못한 채 세상 편하게 잠을 자는 내가 그렇게도 얄미웠다고 합니다(내가 수유를 할 수 있는 입장이라면 당연히 잠에서 깼을 것이라며 깐족거리다가 등짝에 손도장이 찍혔습니다^^;;).
깊이 잠을 자서 그런지 거의 꿈을 꾸지 않는 편입니다. 간혹 꿈을 꾸더라도 잠에서 깨면 꿈을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며칠 전 잠에서 깨어났는데도 아주 생생하게 기억나는 꿈을 꾸었습니다.
그 꿈은 너무나 슬펐습니다.
한참 동안이나 가슴이 메어와 마음을 진정시킬 수 없었습니다. 최근 들어 명상을 하면서 마음 관리를 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며칠 동안이나 트라우마에 시달렸을지도 모릅니다.
꿈에서 저는 어디론가 가고 있었는데 조금 서두르고 있었습니다. 잠시 후 어느 낯선 공간으로 들어 갔습니다. 엄숙한 분위기였는데 제가 알던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부모님, 형님 내외, 그리고 아내. 그런데 다들 눈물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검은 옷을 입고 있었습니다. 내가 도착하자 아내는 저에게 기대 오열하기 시작했습니다. 얼마나 심하게 오열하는지 모르는 사람이 옆에서 보았다면 자식이라도 잃을 줄 알 것 같았습니다.
아......
아니겠지... 아닐거야... 그런 일은 없을거야... 제발...
아내에게서 시선을 거두고 정면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 놓여있는 사진을 보고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소리 내어 울 수도, 눈물을 흘릴 수도 없었다. 그저 엎드려 쓰러진 채 속으로 오열하며 간간히 겨우 숨만 토해낼 뿐이었습니다.
잠에서 깨어난 후 주위를 둘러 보았습니다. 평소와 같이 아내와 아이들은 옆에서 곤히 자고 있었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검지 손가락을 아이의 코밑에다 조심스레 밀어 넣어 보았습니다. 따뜻한 콧바람이 손끝을 간지럽혔습니다.
다행이다...
얼마나 가슴 졸였는지 참았던 숨이 한 번에 터져 나왔습니다. 아이가 깨지 않도록 조심스레 옆에 누어 꼭 안아주었습니다. 한참동안이나 따뜻한 아이의 체온을 느꼈습니다. 이날은 평소보다 늦은 시간에 출근을 했습니다.
정말 며칠 동안이나 멘붕에 빠졌었습니다. 지금은 평소와 다름없이 지내고 있지만 신경이 쓰이지 않는다면 거짓말이겠지요. ㅠㅠ
그 꿈을 꾸고 나서 지금 이 순간 함께 있는 가족들에게 정말 고마웠습니다. 존재 자체만으로도 감사합니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만큼 사랑합니다. 지금 이 마음을 잊지말라고 그런 꿈을 꾼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꿈 해몽을 찾아보니 가족상을 당하는 꿈은 가정에 일이 잘 풀리는 길몽이라고 합니다. 길몽이라는 말에 마음이 조금 더 안정되기는 하네요. 꿈보다 해몽이라는 말이 맞긴 한가 봐요^^;;
얼마 전 나하님의 글에서 장애아의 부모님 소원이 “아이보다 하루 더 오래 사는 것”이라는 글을 보았습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식을 두고 먼저 강 생각을 하니 먼저 눈을 감기가 힘들다는 것이지요... 그 글을 보고 얼마나 가슴이 먹먹했는지... 문득 또 꿈이 생각나서 글을 남겨봅니다.
밋님들 가정에는 언제나 건강과 행복, 평온이 가득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그리고 곁에 계신 가족분들을 더 아끼고 사랑하는 하루가 되셨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지원부문 : 수필
아이디 : @epitt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