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때의 플랜A와 플랜B에는 모두 집에서 30~40분 거리에 있는 치킨만들기 체험관이 포함되어 있었다. 체험관 바로 옆에는 불로동 고분이 있다. 삼국시대 초기에 신라의 영향을 받은 대구의 토착왕조의 흔적이라고 하는데... 역사와 관계없이 그저 아이가 뛰어놀기 좋은 넓은 풀밭이라 선택한 곳이다.
우선 주차부터. 땅땅치킨 본점 겸 물류센터로 쓰이는 곳에 작은 건물을 하나 더 지어 홍보관 겸 체험관으로 쓰고 있는 것 같다.
입구에는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분위기의 조형물들이 서 있다. 요즘 스토리텔링이 유행이라 나름 땅땅랜드에 대한 이야기도 만들어 놨다. 주인공이자 땅땅치킨의 마스코트인 병아리 두마리가 악당에게 빼앗긴 궁극의 치킨레시피를 되찾으러 다니다가 최고의 요리사를 만나 레시피를 찾아낸다는 스토리다. 물론 여기서 나오는 최고의 요리사는 돈 내고 체험장에 들어온 손님들이겠지.
항상 그래왔지만, 이번에도 돈이 아까워 둘만 들어가고 하나는 밖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가위바위보에서 진 아내가 아이를 데리고 들어갔고 나는 대충 사진을 찍은 뒤 밖에서 스팀잇을 돌아다니며 보팅 버튼을 누르고 잇었던 것 같다.
약 90분 정도 소요되는 체험코스에서 첫 단계는 튀김가루를 물에 갠 다음 거기에 생닭을 넣어 반죽을 한 뒤 사각 스텐레스 망에 담는 것이다. 직원이 그 망을 들고 가서 튀긴 뒤에 돌려준다. 기다리는동안 체험객들은 종이 박스 포장지에 그림을 그리는 게 두 번째 단계다. 세 번째 단계는 주어진 햄버거 재료들을 조립하여 포장하는 것인데 3단계까지의 활동이 모두 끝나면 동영상을 보고 완성된 치킨버거와 치킨을 갖고 퇴장한다고 했다.
그 동안 나는 피드를 훑어보며 보팅파워의 70%를 소진했다.
퇴장하면서 기념품 샵을 통과하는데 집에 인형이 이미 많은 관계로 아이를 설득해서 구경만 하고 나왔다. 기념 티셔츠는 왠지 치킨집 알바생 분위기가...
오늘 체험의 결과물이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이 날 아내의 말로는 실제 활동은 닭반죽, 햄버거 조립, 포장 꾸미기 정도였고 안에서 갓 튀겨져 나온 닭은 상당히 맛있었다고 한다. 아내와 아이를 차에 태워 공원 부근에 주차를 한 뒤에 먹을만한 장소를 찾아 돗자리를 까는 동안 식어버린 닭과 버거는 별 맛이 없었다.
온 가족이 산책하며 둘러본 무덤과 산책로는 썩 괜찮았다. 1600년 전에 축조된 200기 이상의 무덤들은 저마다 그 시기, 무덤 주인들의 힘이 얼마나 강했는지 이야기하고 있었다. 이 지역에서 가장 힘센 사람을 자처하다가 어느날 갑자기 신라에 흡수, 병합되며 지배권을 잃었겠지만.
그리고 아이는 그 무덤 주인들보다 더 강력한 두더지와 그의 구멍에 더 관심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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