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하늘이 참 맑았다. 참 좋았는데 오늘 창 밖을 내다보니 멀리까지 뿌옇다. 일본 기상청의 미세먼지 예보사이트에 들어가니 앞으로 48시간내에 대구 하늘이 맑을 일은 없을 것 같다. 내 몸이야 어떻게든 건사하겠지만 낮에 놀이터에서 실컷 놀지못한 아이가 집에서 잠을 이루지 못하고 징징거릴 일이 걱정이다.
어제, 간만에 실내활동으로 아이와 하루를 보냈더니 잠 잘 무렵에 잠을 잘 생각을 하지 않는 아이를 보며 아내와 함께 피식 피식 웃긴 했지만 은근히 시간을 끄는 아이를 보며 마음은 계속 초조했다. "아빠, 이 책 읽어줘." 잠들기 전에 항상 하는 독서, 잠들기 싫은 밤에는 '지하 100층짜리 책' 같은 이야깃거리가 많은 책을 갖고 온다. 주인공이 편지를 받고 찾아간 건물은 지하 100층까지 있는데 각 층마다 동물들이 무언가를 하고 있다. 글자는 적은편이지만 말은 많아야 했다.
"음, 두더지가 땅을 파고 있네" 식으로 얼버무리고 넘어가면 '아빠, 다시!'라며 짜증을 낸다. 그럼 어쩔 수 없이 "음, 지하4층에는 두더지가 땅을 파고 있네. 그런데 두더지 방에 있는 전등이 뾰족뾰족 해. 왜 그럴까? 얘들은 뾰족한 물건을 좋아하나보다. 전등도 뾰족하고 책도 뾰족하고 의자도 뾰족하네."라고 읽은 후에야 흡족한 표정으로 "아빠, 우리집에도 뾰족한 물건 있잖아. 칼도 뾰족하고.. 어쩌고 저쩌고"라고 응답한다. 이런식으로 지하 100층까지 도착하면 목이 쉴 지경이다.
겨우 지하 100층에 도달하면 아이는 다른 책을 갖고 온다. 평소에 잠이 들던 시간은 완전히 지났다. 그러나 아이는 잠들 생각이 없다. 아이의 컨디션에 따라 좀 지쳤다면 곰곰이가 등장하는 20페이지짜리 책이 등장하고, 아직 에너지가 많이 남았다면 "하늘 100층짜리 책"이 등장한다. 어젯밤에는 하늘100층도 가고 지하 100층도 가느라 많이 힘들었는데.. 과연 이번 주의 밤들은 쉽게 지날 수 있을지.
일본기상협회 미세먼지 분포예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