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한 일
가사도 쓰고 게임도 하고 퍼즐도 맞추고... 뭔가 주말인데 평일보다 알찬 하루였다.
500피스짜리 고흐 <별이 빛나는 밤>이다. 머리털 나고 두번째로 완성한 직소 퍼즐이다. 첫번째는 뭐였지... 기억 안 난다.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500피스 퍼즐 평균 완성 시간이 3~4시간이라고 한다. 초반에 테두리를 맞추고 그 다음으로는 큰 별이라든가 첨탑같이 특징이 있는 곳 위주로 맞췄다. 생각보다 빨리 맞춰서 퍼즐에 재능이 있는 줄 알았다. 근데 절반이 지나고나서 특징이 있는 곳들을 다 맞추니 나머지 조각들은 다 비슷해 보였고 그래서 오히려 더 어려워졌다. 4시간은 훨씬 넘긴 것 같다.
가만히 앉아 맞추다 보니 자세가 <데스노트>에 나오는 니아처럼 됐다. 이 자세가 퍼즐을 맞추는데 제일 편했다. 역시 니아는 천재다. 이거 생각이 나서 그런가 뭔가 화이트 퍼즐도 맞춰보고 싶어졌다... 아마 난 다 맞추는데 평생 걸리겠지.
완성 사진. 고정해주는 액을 바를지 말지 고민이다. 바르고 어디 둘데도 없는데... 다 부수고 맞추고 하는 용도로 가지고 있을까. 아까우니 생각 좀 해봐야겠다.
음악
믹스테잎 진행 속도는 초반보다 더뎌졌다. 다행이 조급한 마음은 생기지 않는다.
1. Boom Bap Kid : 벌스 2 절반 썼다.
2. 향수 (가제) : 코드쿤스트 - 향수 (feat. 넉살)이란 곡에서 영감을 받았다. 어릴 때 이야기가 문득 생각나서 끄적이게 된 곡. 여섯마디 쓴 상태고 앞으로 어떻게 쓸지는 고민중이다. 그냥 평범하게 추억 회상만 하는 곡이 되고 싶진 않다.
3. 그만두고 폰 꺼 : 난 평소에 컴퓨터를 굉장히 많이 한다. 웹서핑, 게임, 음악, 디자인 작업 등 다 컴퓨터에 의존한다. 인터넷에 돌아다니다 보다 느낀 감정인데 사람들은 항상 화가 나있는 것 같다. 어딘가에선 항상 싸운다. 잠시만 폰 끄고 열 식히자 라는 식의 곡이다. 벌스하나는 완성됐고 두번째는 쓰고 있다. 네마디썼다. 후렴구가 가장 먼저 떠오른 곡이다.
4. 제목 미정 : 자책감, 자괴감 등 내 안 좋은 바이브를 써내린 곡이다. 열여덟마디가 완성 됐고 후렴구 없이 계속 랩으로만 쓸 곡이다.
5. 제목 미정 2 : 위에 곡은 믹테곡인데 이건 아니다. 동욱이형이랑 같이 하는 곡인데 벌스 하나는 썼고 두번째는 7마디 정도 썼다. 꽤 괜찮게 나온 것 같다. 왜 나는 내 음악을 못하는걸까.
비트가 마음에 안 들어서 그런지 요즘 쓰는 가사마다 별로다. 내가 생각하는 비트 찾기가 거의 불가능해서 '이정도면 분위기는 맞겠지' 이런식으로 약간 타협하는 느낌이다. 랩도 가사도 마음에 안 듦. 솔직히 말하면 동욱이형이랑 하는거 빼도 다 갈아엎고 싶지만 일단 써보고 녹음은 하려고 한다. we're going up도 쓸 때 느낌은 비슷했으니까.
잡담
작가들처럼 본격적으로 글을 써볼까 생각 중이다. 예전에 군대에서 쓴 판타지 소설이 있는데 좀 다듬어서 올려보고 싶기도 하다. 아니면 무라카미 하루키와 이토이 시게사토의 <소울 메이트>처럼 하루하루 단어 하나 골라서 작문을 해보고 싶다. 근데 자신감이 없다. 안 해본거 할려니 부담스럽다.
<도박묵시록 카이지>는 다 봤고 <히카루의 바둑>은 두권정도 남았다.
카이지는 비록 백수같이 빈둥대며 살다가 도박을 끊지 못 하는 구제불능이지만 타인을 믿어주고 의리가 있어서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이다. 흔히 어른들이 '그런 머리로 공부로 해라'라고 하는데 카이지한테 딱 맞는 말이다. 마작 룰은 몰라서 마지막은 그냥 대충대충 중요한 부분만 봤다. 늘 역전승이 멋있었지만 마지막 승부의 트릭은 정말... 최고 중에 최고였다.
<히카루의 바둑>은 단순히 바둑 만화인줄 알았는데 다시 보니 조금 달랐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바둑 성장 만화다. 초반에는 아키라에게 눈치없이 바둑 기사를 모욕하는 둥 히카루의 애같은 면모 때문에 눈쌀이 찌푸려졌는데, 후반으로 갈수록 성숙해졌다. 근데 꼭 사이를 없애야만 했나. 사이 사라졌을 때부터 히카루가 바둑을 안 두다가 다시 둘 때까지 계속 울면서 봤다.
어릴 때 <히카루의 바둑>을 보면 아키라가 되게 재수가 없었는데 다시보니 엄청 호감이다. 일단 귀엽고 잘생기고 심지어 예쁘다. 그렇다 난 외모 지상 주의에 찌들어 있다. 뿐만 아니라 자기가 하고싶은 일에 열정, 재능도 다 가지고 있다. 짱 좋음. 데스노트에서 니아 팬이 됐다면 히카루의 바둑에선 아키라 팬이 됐다.
<히카루의 바둑>에 도우야 명인과 사이가 인터넷으로 대국을 벌이는 장면이 있는데, 그걸 보며 얼마전 이세돌vs알파고 대국이 떠올랐다. 그저 바둑이라는 것 때문에 생각난게 아니라 구도가 굉장히 비슷해서 신기했다. 일단 옛시대 최고의 바둑기사였던 사람이 최신 바둑 기술을 익힌 '사이'는 모든 바둑 기보가 입력돼 있는 '알파고' 같았다. 그리고 그에게 도전하는, 현시대 최고의 바둑기사 '도우야 명인'은 '이세돌' 같았다. 그 대국에서 도우야 명인은 패배한다. 하지만 그 뒤로 두는 바둑이 더 세련된 스타일로 변하며 새로운 시도를 하는게 많아진다. 만화 안에서의 표현을 빌려쓰면 '바둑이 젊어'진다. 이세돌도 똑같았다. 비록 알파고에게는 졌지만 그 뒤에는 실험적이며 도전적인 수들이 많아졌다. 억지로 끼워 맞추는 걸수도 있지만 나는 그 장면을 보며 이렇게 떠올랐었다.
오늘은 왠지 평소보다 일찍 졸리다. 여기까지 쓰고 빗소리 들으며 게임 좀 하다 자야겠다.
오늘의 일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