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 명 호 수

corn11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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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집에 없는 날
집안을 대충치우고 등산복을 챙겨 입었다.
보온병에 커피를 챙기고
생수도 두어병 챙기고
배낭을 메고 집을 나섰다.
오늘은 상천에 있는 호명산이나 등반 해볼까?


경춘선 전철
평일 낮이라 그런지 승객이 거의 없다
사람들이 몸을 지탱했을
손잡이 들이 좌우로 흔들린다.
흔들리는 손잡이를 한참동안 바라보니 눈이 피곤해졌다.


호명산에 오르는길
상천역에서 내려 농가가 산재되어 있는
길을 걸어 호명산 입구를 지나면
그 유명한 잦나무 숲길이 이어진다.
약 1 km로 주욱 이어지는 잦나무 숲길을
걸을 때 익숙한 향기
시원한 바람을 타고 코끗으로 전해지는 잦냄새
이길을 걸을때마다
나는 매번 코를 벌렁거린다.
빨리 통과 하고싶지 않은길
혼자 걸어도 실증나지 않은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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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나무 숲길을 통과 하니
등산로가 녹지 않고 얼어있다.
일부구간만 그런지 정상까지 다그런지
걱정이 된다.
아이젠을 가지고 오지 않아서......
계속 올라갈까? 되돌아갈까 한참 망설이다가
천천히 오르기로 결정하고
조심조심 천천히 얼어붙은 등산로를 향해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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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끄러운 등산로를 천천히 조심해서 걷는다.
끊이없는 얼음길이
호명호수에 다다를 때까지 계속되었다.
귀잖아서 챙기지 않은 아이젠이 자꾸 생각난다.
내려갈땐 어쩌지?
호명산 정상에 오르는 것을 포기하고
호명호수를 구경하고 하산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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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명호수를 바라보면서
보온병에 담아온 커피를 하잔 하며
가져온 음식을 흡입하듯 먹는다.
크림빵하나 단팥빵하나 토마토1개


잠깐의 방심
하산길에 친구와 전화 통화를 하다가
미끄러지고 넘어져 몇바퀴 굴렀다.
아찔한 순간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
산을 내려오는내내 공포가 떠나질 않았다.


준비없이 덜렁대는 내가 싫다.
집에 돌아와서 아이젠을 배낭속에 집어 넣었다.
사월이 될때 까지 꺼내지 않을 것이다.

호 명 호 수 | Ecency